열심이라는 DNA
남들보다 조금 열심히 사는 사람들은 아마도 '열심'이라는 DNA가 몸 깊숙이 배어있는 건지도 모릅니다.
특히 이마 어딘가와 오른쪽 장딴지에 몰려 있는 것 같기도 하죠.
항상 생각이 앞서거나 몸이 먼저 움직이니까요.
이런 사람들은 대게 새벽형 인간이기도 합니다.
어릴 적부터 새벽에 일어나 하루를 꽉 채워 살고,
여행을 다닐 때도 기진맥진할 때까지 돌아본 뒤에야 숙소로 들어오고...
그것도 모자라 퉁퉁 부은 다리를 베개에 올리고 다음 일정을 점검합니다.
게다가 한 가지를 하라고 하면 두세 가지는 해봐야 하는 스타일입니다.
지금까지 배우고 경험한 걸 가지고 살아도 되련만 아직도 배우려는 의욕이 가라앉지 않습니다.
모르는 건 그냥 넘어가지 못 하고 꼭 배우거나 건드려는 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 탓이죠.
그러다 보니 열심히 살지 않는 사람들을 이해하기 힘듭니다.
물론 열심히 살지 않는다고 느끼는 건 전적으로 자신의 기준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기준을 낮추어도 열심이라는 게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왜 이 시간에 이것밖에 못하지?'
'왜 저렇게 매사에 느슨하지? 좀 더 열심히 하면 해낼 수 있을 것 같은데….'
사람들과 일을 하다가 혹은 옆에서 지켜보다 이런 의문을 품곤 합니다.
하루면 해치우는 일을 왜 그 사람이 하면 이틀, 일주일이 걸리는 걸까.
답답해하는 사람을 지켜보던 누군가가 말합니다.
"열심도 능력이고 재능이야. 열심을 안 내는 게 아니라 못 내는 거야.
열심이라는 재능이 없는 사람도 있어."
'열심'이 재능이라고? 열심히 사는 것도 능력이라고?
열심을 다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니!
한 번도 그런 식으로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그 말이 옳다고 생각하니 그동안 이해되지 않았던 상황들이 대부분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그동안 큰 착각 속에 빠져 살았을지도 모릅니다.
능력이 없으면 '열심히'라도 해야지, 하고 생각했는데
‘열심' 자체가 내재되어 있지 않을 수도 있다고는 미처 생각하기 어려웠죠.
사람을 대할 때 가졌던 기준 자체를 바꾸는 일이기에
고정관념에서 빠져나오는 데 조금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 '열심'이 없을 확률도 높을 수 있다는 데까지 생각이 미치자 많은 것이 이해되었죠.
그동안 당연하다 믿었던 것들, 그래서 인식조차 하지 못했던 것들을 깨닫는 순간이 있습니다.
이런 순간이 늘어날수록 타인에 대한 이해도 조금씩 더 깊어집니다.
좀 더 빨리 알았으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도 있죠.
그랬다면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적었을 텐데, 자신을 들볶는 것도 덜했을 텐데...
하지만 모든 것에는 때가 있습니다.
지금 알아야 할 때가 되어 알게 된 것이겠지.
아직도 모르는 것이 많지만 그것에도 열심을 내지 않기로 합니다.
열심이라는 재능을 덜어내고 그곳에 쉼표를 찍어놓습니다.
마음을 다해 대충 살기를 꿈꾸는 사람이 되어......
-행복한가에서 옮겨온 글
****************************************************************************************************************************
무슨 일이든지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하다보면 성공에 이른다고 믿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어떤 일을 성공하려면
적재적소가 필요하고 능력을 갖춘 인재와 빈틈없는 계획도 필요합니다
무심코 길을 가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서 노다지를 발견하는 경우는 없다고 봐야 합니다
우리의 짧은 민주정치 역사에서 준비된 지도자가 별로 많지 않았기에
오랜 역사를 가진 정당이 없고, 늘 국민 곁에 머무는 정치인이 드뭅니다
국회의원 한두번 했다고 내로라하면서 방송에 얼굴을 비치고 이름값만 챙기는 노추만 득실거립니다
어제 저녁 이제는 후배가 끊긴 고등학교 보통과 동문 송년모임이 열렸습니다
1기 졸업생은 80을 바라보고, 마지막 기수는 환갑을 지났으니
참가자 숫자는 해마다 줄어드는 게 당연하겠지만, 어제는 예상보다 참가자가 늘었더라구요^*^
그래도 이미 4년을 봉사한 임원단에게 1년 더 수고해주십사 부탁했고, 흔쾌한 승낙을 받아냈습니다
기별 대표들이 모두 마음을 다해 대충 살기로 했고 친구들이 마음을 모아주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올해 11월과 12월은 양력과 음력이 한달 차이 같은 날짜로 진행되네요
음력 시월 첫 휴일 하룻길도 천천히 걸으며 머신 가을 풍경에 눈길 돌리시고
자주 웃으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