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탓에 아침부터 빗방울이 뚜덕뚜덕 떨어졌다.
식탁 위에다 노트북을 펴 놓고 작업을 하다가
약속이 있어서 해운대 장산역으로 버스를 타고 나갔다.
시간이 일러서 주변을 돌아보다가 해운대 우체국 앞에 보니
"홍콩반점"이란 자그만한 중국집이 있는데
사람들이 식사하려고 줄을 서 있었다.
시계를 보니 한 시가 조금 넘었다.
마침 허기도 약간 느껴지기도 했고
그 보다 웬 사람들이 줄까지 서 있는걸까 의구심이 들었다.
안으로 들어서자 홀은 그리 넓지 않았지만
많은 손님들로 빈 자리가 없어 입구에는 대기 손님들이 몇명 기다리고 있었다.
마침 자리가 나서 얼른 가서 앉았다.
40대정도로 보이는 주인장이 뭘 드시겠느냐고 물어서 "짜장면 한그릇"
했더니 선불이란다.
장사가 제법 잘 되는 모양이라 싶었다.
카드로 먼저 계산하고 조금 앉아 있으니 짜장면이 나왔다.
먹어보니 학교에서 먹던 것보다 맛이 있었다(양은 조금 작았지만).
약속한 곳에 가서 일을 보고 난 후 곧 바로 집으로 가려고 1001년 급행버스 정류장으로 갔다.
1001번은 하단 동아대와 송정을 오가는 버스로 조금 기다리니 버스가 왔다.
나는 해운대에서 돌아 나가기에 반환해서 도로 시내로 가는 줄로 착각하고 버스에 올라탔다.
한참가다 보니 이 버스가 달맞이 고개로 올라가는게 아닌가.
그제서야 " 어 허 이넘 봐라!, 어디를 간단 말인고?"
그래서 운전기사에게 시내로 도로 안 가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송정으로 간다면서 다음 정류장에서 내려 반대편으로 가서 1003번으로 환승하라고 일러 주었다.
한 두 방울씩 떨어지는 빗방울을 맞으면서 반대편 버스정류장으로 가서 버슥 오기를 기다렸다.
제법 기다려도 1003번 버스가 오지 않고, 구덕 운동장(우리집) 가는 40번 일반버스가 반갑게 나타나는게 아닌가.
더 기다리는 것 보다 일반버스라도 타고 먼저 가는게 좋겠다 싶어 40번 버스에 올라탔다.
타고 보니 손님은 서너명 밖에 없었다. 곧 시내 안으로 돌아나가겠지 하고 기다렸으나 이 넘 역시
달맞이 고개 터널을 넘어가지 않겠나.
할 수 없이 송정 해수욕장까지 가서 하차하여 반대편 정류소에서 차를 기다렸더니 아까 내렸던 그 버스가 돌아나오는게 아닌가.
환승은 3번 가능한데 이미 두번을 사용해 버렸고 단 한번으로 송정에서 구덕 운동장까지 가는 편은 없었으므로
할 수 없이 40번 버스에 올랐다. 카드를 카드 단말기에 대니 "감사합니다"라는 음성이 흘러나왔다.
해운대구에는 좌동 우동이 따로 있다.
예전 생각으로 대충 버스를 탔다간 좌충우돌하기 쉽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