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구백서른일곱 번째
Merry Christmas
요즘 흔히 듣는 인사말입니다. 종교에 상관없이 즐거운 성탄절이라는 뜻인 줄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겁니다. 우리는 누군가가 생일날을 맞으면 ‘생일 축하해!’ 합니다. 나에게도 그럽니다. 그러면 대개는 ‘고마워!’ 그러지요. 생일은 경사스러운 날이고 이를 기뻐하고 즐거워한다는 말일 겁니다. 정말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을 즐거워해 경사스럽게 생각하나요? 왜요? 84,000번의 윤회를 거쳐 ‘둘라밤’이 된 것이 자랑스럽고 대견해서 기뻐하나요? 무언가 할 일이 있고, 그 할 일을 할 수 있어서 기쁜 건가요? 목적이 있어서, 언제 어디서 태어나 그 일을 하겠다고 마음먹고 태어난 사람이 있나요? 생일을 축하해 주던 사람들이 죽은 뒤에도 축하해 주던가요? 자식들조차 ‘당신이 있어 지금 내가 여기 있는 겁니다’하며 돌아가신 부모님 생일을 축하해 주던가요? 그런데 석가모니나 공자, 예수님의 생일에는 많은 이들이 축하합니다. 왜요? 정작 예수님이 탄생하신 날 이를 축하해 준 사람은 몇 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 탄생일은 정확한 기록이 없고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로마인들이 태양신의 탄생일로 기념하던 날을 축일로 정한 것뿐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지역마다 다릅니다. 불가의 최대 명절인 ‘부처님 오신 날’도 불교 종주국인 인도에서는 음력 4월 8일이지만, 1998년 스리랑카에서 있었던 세계불교도회의에서는 양력 5월에 보름달이 뜬 날에 기념행사를 합니다. 탄생일이 아니라 ‘오신 날’이라 했습니다. 기독교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탄생한 날’이 아니라 ‘오신 목적’이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그 가르침을 되새기고 그 가르침, Good New를 기뻐하는 날입니다. 그냥 생일잔치가 아닙니다. 그게 기쁘고 즐거워서 “한 잔, 해야지?” 그러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