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홍이 죽자 혜성대왕(惠成大王)이라는 시호를 추증하였다. 이후로 임금은 젊은 미남 두세 명을 몰래 불러들여 음란하게 지내고, 그들에게 요직을 주어 나라의 정사를 맡겼다. 이 때문에 아첨하고 총애를 받는 자들이 방자하였고, 뇌물을 주는 일이 공공연하게 행해졌으며, 상과 벌이 공정하지 못하고 기강이 문란해졌다.
이때 이름 없는 누군가가 정치를 비방하는 말을 지어 관청 거리에 방을 붙였다. 왕이 수색하게 하였으나 잡을 수 없었다. 어떤 사람이 왕에게 말하였다.
"이것은 반드시 문인으로서 뜻을 펴지 못한 자의 소행이니, 아마도 대야주(大耶州)에 숨어 사는 거인(巨仁)이란 자가 아닌가 합니다."
임금이 명령을 내려 거인을 붙잡아 감옥에 가두고 그를 벌주려 하였다.
거인이 분하고 원망스러워, 감옥 벽에 다음과 같은 글을 썼다.
'우공(于公)이 통곡하니 3년이나 가물었고,
추연(鄒衍)이 슬퍼하니 5월에도 서리 내리네.
지금 나의 깊은 시름은 돌이켜 옛일과 같지만
하늘은 말없이 푸르기만 하네.'
그날 저녁에 갑자기 구름과 안개가 덮이고 번개가 치며 우박이 떨어졌다. 임금이 두려워하여 거인을 풀어주고 돌려보냈다.
진성여왕 시대:
무능력한 왕 + 나라 재정 파탄 + 부정부패 + 자연재해 + 도적들의 창궐 + 기이한 징조들 + 견훤과 궁예의 독립 = 총체적 노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