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 붐을 ‘위기의 불씨’로 바꾼 한국 금융 당국의 후회 / 7월 15일(수) / 김현(저널리스트)
생성 AI용 반도체 수요가 급격히 확대되는 것을 순풍으로 삼아,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례 없는 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양사의 주가 상승을 더욱 가속화할 금융 상품을 연이어 인정한 한국 금융 당국은 지금 그 판단을 공개적으로 후회하고 있다.
기업 성장이라는 ‘호재’가 한국 주식시장 전체를 뒤흔든다 ‘위기의 불씨’로 변할 수도 있는 상황을 스스로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금융감독원 이찬진 원장은 6월 22일 기자회견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에 연동되는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장투자신탁(ETF) 승인을 ‘서둘러 준비했다’고 인정했다.
게다가 “바닥에 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을지도 모른다. 개인적으로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감독 기관의 최고 책임자로서는 이례적인 자기 비판이었다.
한국 당국이 도입을 서두른 배경에는 미국 주식으로 향하는 개인 투자자 자금을 국내 시장으로 되돌려 원화 약세를 억제하고자 하는 정책적 의도가 있었다. 하지만 이씨는 환율에 미친 효과는 제한적이었다고 인정하고 있다.
한편, 국내 주식시장에는 부작용이 남았다.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일일 주가 변동에 대해 원칙적으로 2배 수익을 목표로 하는 상품이다. 주가가 10% 상승하면 약 20%의 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반면, 10% 하락하면 약 20%의 손실을 입게 된다.
문제는 손실이 상품을 구매한 개인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운용사와 증권사는 일일 가격 변동을 두 배로 맞추기 위해 선물 시장에서 대량 매매를 진행한다. 주가가 상승할 때는 매수를 늘리고, 하락할 때는 매도를 늘리기 때문에, 시장 움직임을 뒤에서 추적하면서 증폭시키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선물 가격이 움직이면 기관 투자자와 해외 투자자의 차익거래를 통해 현물 주식에도 매매가 확산된다. 하락 국면에서는 레버리지 ETF의 기계적 선물 매도가 현물 주식 매도를 촉발하고, 이어서 ETF 매도를 늘리는 부정적인 연쇄가 발생할 수 있다.
조선일보 계열의 ‘조선비즈’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연동되는 레버리지 ETF 14종의 운용 자산이 6월 말 기준 15조 9,349억 원에서 7월 13일에는 9조 3,386억 원으로 약 41% 감소했다. 주요 4개 상품의 누적 평가 손실은 7월 1일부터 13일까지 9거래일 동안 약 8조 8,337억 원에 달했다. 시장이 하락하는 가운데서도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는 계속돼 손실이 커졌다고 전한다.
한국 종합주가지수(KOSPI)는 6월 하순에 사상 처음으로 9,100대까지 상승했지만, 그 이후 급락했다. 6월 23일에는 약 10% 하락해 거래가 일시 중단되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모두 12% 이상 하락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개인 신용거래와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가 ‘불에 기름을 부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7월 8일 KOSPI는 6월 최고치 대비 20% 이상 하락하며 약세장으로 전환했다. 14일 현재 하락률은 약 25%까지 확대되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이 KOSPI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되면서, 양사의 가격 변동이 한국 시장 전체를 좌우하는 구조가 뚜렷해졌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사업 기반이 무너진 것은 아니다. AI 서버에 사용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DRAM에 대한 수요가 강해 공급 부족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7월 15일에는 SK하이닉스 주가가 한때 약 13% 상승했고, 삼성전자도 약 8% 상승했다.
이번 혼란이 반도체 기업의 성장이 허구였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문제는, 실체를 갖춘 기업 성장을 금융 당국이 레버리지 상품으로 여러 배로 확대하고, 한국 주식시장 전체를 두 개의 반도체 주식과 개인 투자자의 부채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로 이끌었다는 점이다.
한국 금융 당국은 국내 주식을 활성화하고 해외로 빠져나가는 개인 자금을 되돌리려 했다. 그 결과, 세계적인 AI 반도체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는 한국 경제의 강점을 시장 전체를 뒤흔드는 약점으로 바꿔버렸을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