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성, 가족 21-6, 내일 보성이 치과 가지요?
“내일 보성이 치과 가지요? 근무가 맞아서 같이 갈 수 있겠네요.”
구강진료센터 첫 예약일 전날, 아버지에게서 반가운 전화가 왔다.
시간 내어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드렸다.
예약한 진료 시간에 맞춰 치과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아버지 전화를 받았을 때는 퇴근한 후라 아직 이보성 씨는 이 소식을 모른다.
아침에 만나자마자 아버지 이야기를 전한다.
“보성 씨, 보성 씨!”
“네? 왜요?”
“오늘 치과 다녀오는 거 알죠? 아버지도 오신대요. 대구로 바로 오신다네요.”
치과 이야기에 표정이 살짝 굳었다가 다시 눈을 맞춘다.
반가운 기색이 역력하다.
“아버지? 아버지 와요? 가야지. 몇 시 차 타고 가요?”
‘갸야지’ 말 앞에 ‘그럼’이 숨어있는 것 같다.
아버지가 오신다니, 아버지가 오신다면 ‘그럼 가야지!’.
창원에서 오는 길이 막혀 아버지 도착이 조금 늦는다.
시간이 되어 동행한 박현진 선생님과 함께 이보성 씨를 따라 진료실에 들어간다.
치과 의자를 보고 바로 나가려 한다.
간호사와 직원이 재차 설득한다.
먼저 의자에 앉아 이보성 씨를 다독인다.
간호사가 강경하게 설명한다.
처음에는 관여하다 점차 구석 끝자리로, 나중에는 진료실 문밖으로 나온다.
치과에서는 의료진 생각에 따르는 게 맞는 것 같다.
이보성 씨와 간호사가 대치하는 소리가 진료실 밖까지 들린다.
‘치료를 하는 것도 아니고 치과 의자에 누워 칫솔질만 하면 되는데…’ 싶어 답답한 마음,
눈물까지 보이는 이보성 씨 마음을 모르는 게 아니라 속상한 마음이 교차한다.
뒤이어 도착한 아버지에게 상황을 설명한다.
“보성이 이 녀석, 드디어 임자 만났네.”
농담처럼 웃으며 말하지만 아버지 마음이 편하지 않아 보인다.
나중에는 진료실 안으로 아버지가 들어가 이보성 씨 곁을 지켰다.
아버지가 함께해서일까?
마지막 시도에 간호사가 양치하는 동안 치과 의자에 누워 10초 정도 기다리는 데 성공했다.
익숙해지려면 일주일에 한 번은 오는 게 좋다고 한다.
상황을 살펴 일주일에 한 번, 적어도 이 주에 한 번은 오겠다고 의논한다.
다음 예약은 4월 12일, 정확히 이 주 뒤다.
기다리는 동안 아버지가 챙겨 주신 커피를 마시며 거창으로 돌아왔다.
2021년 3월 31일 수요일, 정진호
이보성 씨 치과 진료가 계획한 대로 순조롭기 바랍니다. 때마다 아버지께서 챙기고, 연락 주고받으니 함께하지 못하더라도 마음이 편안합니다. 박현진
아버지께서 휴가 내서 오셨겠죠. 감사합니다. 아들 일에 상관하시니 고맙습니다. 이 주일에 한 번, 만만치 않겠지만, 궁리해 봐요. 월평
이보성, 가족 21-1, 모임도 계속하면 좋겠고
이보성, 가족 21-2, 한 시에 오죠?
이보성, 가족 21-3, 잘 있어요 잘 보냈어요
이보성, 가족 21-4, 치과를 알아보면 좋겠네요
이보성, 가족 21-5, 아버지 손을 잡고
첫댓글 고맙습니다.
아버지 마음이 이런 마음일 겁니다.
네, 선생님! 때마다 아버지께서 함께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오가는 길, 이보성 씨 발걸음이 조금이나마 가벼워지기 바랍니다.
아직 갈 길이 머네요. 그래도 아버지와 응원하는 분들이 곁에 있으니 정진호 선생님 어깨가 조금은 가볍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