庚금의 식상 壬수, 癸수의 금생수에 대한 고찰
庚금이 사주에서 壬수를 보면 식신이 되고, 癸수를 보면 상관이 되는데
일단 壬수이건, 癸수이건 식상을 보면 기분이 좋다. 자기가 하고싶은 것을 하기 때문이다.
아이가 게임을 하건, 책을 읽건, 부루마블을 하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한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壬수는 수운동속에서 양간이고, 癸수는 음간이니 비슷한 듯 다른 모습이 나올 것이다.
壬수가 밖에서 하강, 응축, 수렴의 수운동을 시작하고, 癸수가 안에서 상승, 발산, 전파의 수운동을 마무리
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이게 된다.
먼저, 庚금이 壬수를 만났을때, 궁통보감을 비롯한 많은 고서에서 좋다고 한다.
이것은 마치 甲목이 丙화를 봤을때의 모습과 같다. 양운동(봄, 여름)에서 甲목이 丙화를 만나
자신의 목표점, 지향점을 인식하고 달려가는 모습이나, 음운동(가을, 겨울)에서 庚금이 壬수를 만나
달려가는 것과 같은 논리가 적용된다. 차이점이 있다면 속도의 문제일 것이다.
목화는 난(暖)하니 빠르고, 금수는 한(寒)하니 느리다.
庚금은 물상으로 쇠, 바위, 돌의 자연미를 상징하는데, 개울가의 돌이 물에 깎기고 매끈하게 다듬어지는것
그것이 금생수의 물상이 된다. 얼마나 오랜 세월과 시간이 필요할까? 아마도 예측하기 힘든 오랜 세월일 것이다.
그만큼 속도가 느리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에 원국에 庚금을 제련해줄 丁화, 丙화가 없다면(지지에서는 午화, 巳화)
대운에서 丙화, 丁화가 들어오지 않는다면, 일생을 금생수만 하다가 빛을 못보고 끝날수 있다.
壬수는 수운동을 시작하니 금생수를 한다고 바로 쓰기가 어렵다.
누군가가 명리학을 공부하는데 이렇게 庚금이 壬수를 보는 금생수의 모습이라면 좋을 것이다.
보이지 않는 기운을 느끼고 읽어가는 음의 공부인 명리학을 깊게 공부할수 있기 때문이다.
庚금도 양간이고, 壬수도 양간이니 하강. 응축, 수렴의 모습이 어우러져 깊은 경지로 파고드니
도사가 될수도 있을 것이다. 옛날 사람들이 이러한 관계를 좋게 보는것은 잡생각없이 학문에 일로매진하는
모습을 좋게 본것이다.
그렇다면 癸수는 어떨까? 음간이니 수운동을 마무리한다.
마무리한다는 것은 수를 써먹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점에서 같은 음간인 乙목, 丁화, 己토, 辛금도 마찬가지다.
각자의 위치에서 목운동, 화운동, 토운동, 금운동을 현실에 적용하여 써먹으니 우리가 음간들을 현실적, 실속파라고
하는 이유일 것이다.
亥수의 모습에서 하강하며 흐르고 흘러와 子수에서 모이게 되고, 응축과 수렴을 통해서
불순물과 잡다한 것을 골라내야만 비로서 쓸수 있게 된다. 그것이 癸수의 모습이 된다.
庚금이 癸수를 만난다면 바로 바로 쓸수 있을 것이다.
壬수가 10년을 종합적으로 공부하면서 자신을 채운다면, 癸수는 짧게 부분적으로 공부를 하면서 이를 활용한다.
고서에서 庚금이 癸수를 보면 녹슨다고 말한 것은 이러한 짧고 얕은 지식으로 공부를 마무리한 것에 대한
당대의 사람들의 경계를 나타낸것이다. 지속적인 금생수가 이루어지는 壬수에 비해(식신), 간헐적이고 불규칙하게
금생수가 이루어지는 癸수(상관)을 안 좋게 본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甲목의 식상, 丙화와 丁화의 고찰에서처럼 여기에도 옵션이 따른다.
庚금이 壬수없이 癸수만을 보더라도, 지지에 亥수와 子수가 있다면 지지옵션에 따라 금생수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
천간의 壬수보다는 격이 좀 떨어지더라도 유용하고 지속적으로 쓸수 있다. 사주에 丁화나 午화가 있어서
속도감을 붙인다면 더 좋을 것이다. 오래 종합적, 지속적으로 공부하지 않아도 자신이 필요한 부분만을 발췌, 공부하여
순발력과 응용력, 재치, 입담을 통해서 사주상담가로 잘 활약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庚금이 壬수를 만나고 癸수를 같이 만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멀티플레이를 통해서 깊게도 배우면서, 빠르게 써먹을 수 있는 재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멀티플레이어가 되기전에 혼잡(混雜)이라는 통과의례를 잘 거쳐야 할 것이다.
甲목의 목생화와 庚금의 금생수를 통해서 우리는 양간(甲, 丙, 戊, 庚, 壬)과 음간(乙, 丁, 己, 辛, 癸)의 차이점을
느꼈을 것이다. 양간은 사이즈가 크고 이상과 명분을 추구한다면, 음간은 사이즈는 크지 않지만 세밀함과 디테일이
좋고, 현실감과 실속을 추구하니 서로의 쓰임이 다를 것이다.
양간은 각 오행의 운동을 시작하고, 음간은 각 오행을 마무리하여 사용하니
서로의 역할이 다를 뿐이다. 어느 것이 좋고 나쁨이 아닌 각자의 기능을 잘 활용하느냐 못하느냐에
좋고 나쁨이 달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