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함 돌리며 보령제약 新藥 홍보
국산 신약 첫 처방액 1천억 도전
내달 2일 카나브 8주년 행사
4월엔 생산규모 3배 이상 호가대
'5년내 시장 점유율 30% 목표'
'안녕하세요.
보령제약 '카나브' 프로덕트 매니저(PM)입니다'
지난달 제약업계 관계자들이 모인 신년회 자리.
최연장자 어르신이 일일이 명함을 돌리며 인사하자 웃음이 터졌다.
이 노신사는 '카나브에 대해 궁금한 점은 제게 문의해달라'며
'앞으로 잘 부탁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명함에는 '세계적인 대표 고혈압 신약 카나브 PM 김승호'라고 적혀있었다.
카나브 홍보대사 자처한 김승호 회장
김승호 보령제약그룹 회장(87)이 PM으로 변신했다.
제약사의 꽃 이 필 수 있도록 영양분을 공급하는 뿌리에 비유할 수 있다.
제품 개발.기획 단계에서 시장조사는 물론 출시 이후에는 마케팅, 홍보, 영업 등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까지 책임지기 때문이다.
PM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액이라도 시장에서 성공하기 힘들다.
김 회장이 직책 강등을 자처하면서 카나브 구언투수로 나선 이유다.
김 회장은 올 1월 카나브 총괄 PM(Executive PM)으로 임명됐다.
명함도 새로 팠다.
'얼굴이 명함'이었던 김 회장이 만나는 사람마다 새 명함을 주며 카나브를 알리니 웬만한 영업사원들보다
홍보 효과가 뛰어나다는 게 보령제약 관계자의 말이다.
해외에서는 주력 제품의 PM을 최고 경영자(CEO)가 맡기도 하지만 국내 제약사 중에서 김 회장이 처음이다.
국내 제약사 PM의 평균 나이는 40대다.
글로벌회사들이 대부분 전문경영인 체제ㅔ인 것을 고려하면 국내외를 통틀어 최고령 PM인 셈이다.
김 회장이 직접 PM으로 나선 것은 올해 카나브패밀리(카나브, 듀카브, 투베로)의 연간 처방액 60억원을 넘어섰고
연간 668억원의 처방 실적을 기록했다.
김 회장은 '국산 신약 중 최초로 연처방액 1000억원에 도전한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며
'올해는 목표 달성에 성공해 국산 신약의 위상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겠다'고 말했다.
지구 12바퀴 돌며 해외 개척
김 회장은 올해 카나브패밀리의 해외 진출을 위해 윗선에서 고공 지원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김 회장은 2010년 9월 카나브가 허가를 받은 이후 전 세계 각국으로 50만km를 비행했다.
지구 12바퀴를 돌고도 남는 거리다.
브라질, 멕시코, 중동, 러시아 등 카나브 수출 계약이 있는 곳이면 24시간 비행도 마다하지 않고 날아갔다.
김 회장의 열정 덕분에 회사 분위기도 바뀌었다.
이한웅 카나브 마케팅 팀장은 '회장님이 PM으로 온 뒤로 직원들의 마음가짐도 달라지고 시야가 넓어졌다'며
'결단력이 있고 추진력이 강해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졌다'고 말했다.
다음달 2일 카나브 발매 8주년 행사도 김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준비할 수 있다는 후문이다.
김 회장은 오는 4월 준공하는 예산 신공장을 통해 카나브 생산 규모를 세 배 이상 확대하고
글로벌 신약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김 회장은 '2023년 특허 만료 이후를 대비해 염 변경 약물을 개발하고 적응증을 추가해 차별화할 계획'이라며
'현재 4개인 복합체에 더해 3종을 추가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복제약이 나와도 카나브패밀리의 처방 데이터가 쌓여있어 오리지널 약물로서
경쟁 우위를 뺴앗기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회장의 목표는 카나브패밀리를 연 매출 3000억원 규모의 블랙버스터로 키우는 것이다.
그는 '해외 시장은 3년이 지나야 자리를 잡고 본퀘도에 오르기 때문에 지금도 제일 힘든 시기'라며
'9개사가 경쟁하는 1조5000억원 규모의 시장에서 5년내 시장점유율 30% 달성한겠다'고 말했다. 전예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