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만드는 내일은
_불평등과 기후정의에 대한 아프리카의 목소리
바네사 나카테 │ 소슬기 옮김
출간 2023년 12월 29일│판형 133*200mm│무선제본│276쪽 │15,000원
분야│사회과학> 환경 생태> 기후변화, 사회>사회에세이
ISBN 978-89-6372-425-6 (03300)
“기후변화는 아이들의 삶을 훔칩니다.
미래가 아닙니다. 이미 현재를 훔치고 있습니다.
모두에게 닥칠 것이라 경고하는 내일이 아프리카의 오늘입니다.”
기후정의에 관한 선언이고, 행동에 나선 한 소녀의 이야기다.
2020년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 다섯 명의 청소년 기후 활동가가 참석했다. 그러나 <AP통신> 기사에는 네 명의 백인 활동가만 실렸다. 함께 찍은 흑인 활동가 나카테는 사진에서 잘려 나간 것이다. 기후 위기에서조차 설 자리를 잃어버린, 흑인과 유색 인종에 대한 차별을 그대로 드러낸 사건이었다. 기후 위기는 그 자체로 심각한 위협이다. 그래서 미처 그 안에 숨어 있는, 또는 그 결과로 인한 고통의 불평등에는 누구도 주목하지 못했다. 바네사 나카테는 기후 위기가 아프리카의 고난과 성적, 인종적 불평등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보여 준다.
흑인 소녀가 잘려 나간 것은 우연한 실수가 아니다. 차별과 불평등이 엄연한 현실임을 보여 주는 한 장면일 뿐이다. 그러나 그래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가장 적은 영향을 끼치고도 기후변화의 가장 큰 피해를 감당하고 있는 아프리카 대륙과 사람들에게. 이 책은 수줍음 많은 소녀가 세계적인 기후 활동가가 되는 여정과 그 과정에서 보고 알고 깨닫게 된 것을 담았다. 기후변화가 가난한 아프리카에 얼마나 더 가혹한 현실이 되었는지, 기후 재난이 가장 약한 어린아이와 여성을 어떻게 고통 속으로 내모는지.
가뭄, 홍수, 산사태, 메말라 가는 호수, 메뚜기와 해충의 습격 그리고 기후 난민.
우간다, 아프리카 그리고 남반구 전역에 사는 사람들은 지금 이 순간, 그들의 집과 수확물과 수입을 잃어 가고 있다. 지금 당장의 삶과 미래를 위한 희망조차 잃어 가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기후 위기는 미래의 일이 아니다. 지금 현실이다. 그리고 우리의 내일이기도 하다. 우리가 아프리카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는 까닭이다.
▒저자 소개
글쓴이_바네사 나카테 Vanessa Nakate
“당신들은 내 사진을 지운 게 아니라, 아프리카 대륙을 삭제한 것이다.”
2020년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 참가한 다섯 명의 기후 활동가 소식을 전하며, <AP 통신>은 흑인 활동가 사진을 빼고 백인 네 명의 사진만 실어 논란이 일었다. 그 흑인 활동가가 바네사 나카테다. 스웨덴의 그레타 툰베리에게 영감을 받아 2019년 우간다에서 처음으로 미래를 위한 금요일 시위를 했고, 한 사람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으며 자기 안의 목소리를 당당히 내기 시작했다. 글로벌한 기후 활동가가 되어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으며 우간다 캄팔라에 산다.
2020년 유엔에서는 그녀를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를 위한 젊은 리더로 선정했고, 〈타임〉은 2021년 ‘타임100 넥스트’ 목록에 그녀의 이름을 올렸다. 〈뉴욕 타임스〉, 〈가디언〉, 〈보그〉, 〈허핑턴 포스트〉, 국제여성포럼, 글로벌풍경포럼과 globalcitizen.org, greenpeace.org, CNN, BBC, PBS 그리고 유엔 미디어에 소개되었다.
옮긴이_소슬기
서강대학교에서 물리학을 공부하고 전공을 바꾸어 경제학 석사를 땄다. 연구소에 들어가 보고서를 번역해 본 일을 계기로 진로를 바꾸어 전문 번역가가 되었다. 경제, 역사, 과학, 문학 다양한 분야를 얕게 파고들기를 좋아하며, 최근 가장 큰 관심사는 환경이다. 분야를 가리지 않는 번역가가 되는 것이 꿈이다.
▒추천사
이 위기가 교차하는 순간에 바네사 나카테는 소름 돋는 일깨움을 주고 있습니다. 그녀는 우리는 모두 같은 폭풍 속에 있지만, 우리가 모두 같은 배를 타고 있지는 않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줍니다.
— 그레타 툰베리
동아프리카 사람들이 맞는 기후변화의 위협이 모두에게 들릴 때까지 목소리를 내어 싸우는 한 활동가의 끈질긴 용기를 보여 줍니다. 바네사는 영감 그 이상입니다. 그녀는 우리의 미래를 위해 없어서는 안 될 목소리입니다.
— 말랄라 유사프자이, 노벨평화상 수상자, UN 평화대사
이보다 더 긴급한 메시지는 없습니다. 이보다 더 절실한 목소리는 없습니다. 이 책은 기후변화 전체를 아우르면서도 친절합니다. 미래를 걱정하는 모두가 읽어야 할 책입니다.
— 엘리자베스 콜버트, 《여섯 번째 대멸종》의 저자
멋진 이야기를 멋지게 썼습니다. 바네사 나카테는 지구온난화의 철칙 가운데 하나를 우리에게 상기시켜 주는 중요한 기후 지도자입니다. “그렇게 하지 않을수록, 여러분은 더 빨리 그리고 더 세게 맞을 겁니다.” 하늘에 감사합니다. 그녀의 목소리는 해를 거듭할수록 계속해서 더 멀리 더 널리 울려 퍼질 것이니.
— 빌 맥키번, 국제 환경 운동가, 《폴터》의 저자
바네사 나카테의 목소리는 세계적이고 힘이 있습니다. 결코 포기하지 않을, 오직 강하게 성장하기만 할 굳은 정신입니다.
— 안젤리나 졸리
바네사의 이야기, 그녀의 목소리 그리고 두려움 없는 정신은 우리 모두에게 영감을 줍니다. 이 책은 기후변화에 영향을 가장 덜 끼친 사람들이 기후변화로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 줍니다. 인종적 정의와 평등이 없다면, 기후정의는 결코 현실이 될 수 없습니다.
— 메리 로빈슨, 아일랜드의 전 대통령, 《기후정의》의 저자
▒출판사 서평
시작은 단순했다
바네사 나카테는 우간다 캄팔라에 사는 평범한 대학생이었다. 졸업을 앞두고 잠깐이라도 사회에 도움이 될 만한 봉사 일을 찾고 있었다. 둘러보니, 멀리 있지 않았다.
2018년 아프리카 대륙은 예사롭지 않았다. 봄부터 가을까지 길게 이어진 홍수로 동아프리카 지역은 농작물과 가축, 사람이 죽어 나갔다. 5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피해를 입은 이 홍수를 유엔에서는 최악의 홍수라고 말했다. 대학생이 될 때까지 환경 교육을 받아 본 적도 없고, 기후 위기라는 말도 몰랐던 바네사는 온 나라가 쑥대밭이 된 상황에서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
지구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면 알수록 놀라웠다. 세계 정부에 묻고 싶었다. 도대체, 당신들은 무엇을 하고 있냐고.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많은 약속을 했지만, 아무것도 지켜지지 않았다. 걱정, 슬픔, 두려움, 화, 어리둥절함, 좌절, 역겨움… 이 혼란과 좌절 속에서 한 사람을 발견했다. ‘미래를 위한 금요일’ 운동을 시작한 10대 스웨덴 청소년, 그레타 툰베리였다. 자신보다 어리지만 진실을 알리기 위해 용감하게 나선 그레타에게서 감명을 받았다. 그리고 바네사는 동생들과 함께 처음으로 캄팔라 시내에서 기후 파업 피켓을 들었다. 집회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고, 여성은 조용히 지내야 하고, 학교 졸업하면 시집가야 한다고 여기는 우간다에서는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그러나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멈출 수 없었다.
잘려 나가다
‘보고도 믿을 수가 없었다. 내가 어떻게 없을 수 있지?’
2020년 스위스 다보스 경제포럼에 맞춰 인터뷰한 기후 활동가 다섯 명 가운데, 유일한 흑인이었던 바네사는 <AP통신> 사진에서도 기사와 명단에서도 없었다. 잘려 나간 것이다.
기후 위기를 대하는 언론과 세계의 태도에 만연한 불평등이 드러난 사건이었다. 바네사는 실망과 분노를 견딜 수 없었고, 생방송으로 10분짜리 동영상을 만들어 게시했다.
“그들은 나만 잘라 낸 것이 아닙니다. 대륙 전체를 잘라 낸 것입니다.”
“우리는 이런 대우를 받으면 안 돼요. 아프리카는 탄소를 가장 적게 배출하는 대륙인데도, 우리는 기후 위기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고 있으니까요.”
이 일은 일파만파 퍼져나가 기후정의에 대한 목소리와 함께 전 세계가 바네사를 주목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 일은 기후 위기가 인종과 성적 불평등, 정의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알아 가도록 바네사의 활동과 삶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기후변화의 첫 번째 희생자, 아프리카와 여성과 아이들
바네사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후 재난들을 알리기 위해 애썼다.
건기와 우기 흐름이 바뀌었으며 가뭄과 홍수로 집이 침수되고 사망자가 발생하고, 메뚜기 떼가 창궐하여 에티오피아, 에리트레아, 소말리아로 퍼져 갔으며, 해충의 출몰로 작물을 파괴하면서 그렇지 않아도 식량난에 허덕이는 수백만 명을 기아로 몰고 갔다. 콩고 숲은 파괴되고, 차드호는 마르고 아프리카 대륙 전체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후 비상사태로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은 기후 난민이 되어 떠돌고 있다.
특히 여성과 아이는 가장 열악한 상태에서 더 심각하게 삶의 뿌리가 흔들리고 있다. 옥수수 한 자루를 받고 어린 나이에 결혼할 수밖에 없는 여성들이 늘고, 아이들도 학교가 아니라 거리에서 구걸을 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유엔의 추정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집을 잃은 사람 가운데 80퍼센트가 여성이라 한다. 여성은 자기 삶을 지배하는 구조적인 성 불평등 때문에 더 극심하게 고통받고 있다. 무책임하고 무분별한 석유산업으로 서구 사회는 그 문명의 이기를 누렸지만 그에 따른 막대한 온실가스로 고통받고 삶을 잃은 사람들은 아프리카를 비롯한 남반구 저개발 국가들이다.
아프리카 대륙에는 세계 인구의 15퍼센트가 살지만, 이산화탄소 배출량 가운데 오직 2, 3퍼센트만 아프리카 사람 책임이다. 미국, 유럽, 중국, 아랍에미리트, 호주를 비롯한 여러 나라 보다 적은 양을 배출하며, 영국에 사람이 2020년 첫 2주 동안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양이 아프리카 여섯 나라 사람이 한 해 동안 배출할 양보다 더 많을 것이라는데, 말이다.
우리는 아프리카의 기후 재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우리가 풍요로워지고 부유해지는 과정에서 만들어 낸 탄소의 대가를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고스란히 떠넘긴 것은 아닐까? 기후 재난으로 삶이 파괴당하고 고단한 일상을 이어 가는 그들을 모른 체하며 살아가도 괜찮은 걸까? 책은 기후 위기를 말하고 있지만, 읽는 우리는 기후정의를 생각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