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유럽을 통틀어 자국 리그에서 가장 독보적인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두 팀, 바르셀로나와 첼시가 다시 한번 만났습니다.
많은팬들에게 결승전만큼이나 큰 기대와 관심을 끌었던 이 경기는, 단순히 현재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두 클럽의 만남이라는 이유 뿐만 아니라 바로 작년 이맘때쯤 똑같은 무대에서 만났던 두 팀의 '1년만의 재대결'이라는 점에서 그 흥미를 높였구요.
또한 그 이상적인 대진은 1일차 경기 대진과 맞물려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냈죠. 어제 이 시각, 레알 마드리드는 영광스런 그들의 홈구장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런던에서 날아온 원정팀 아스날에게 유린당했습니다.
그리고 2일차인 오늘, 레알에겐 숙적과도 같은 엘 클라시코 더비의 라이벌 바르셀로나가 반대로 런던으로 날아가 아스날의 동연고지 라이벌 첼시와의 대결을 펼치게 되었죠.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위해, 덩달아 미운정도 어지간히 박힌 라이벌 팀의 명예를 위해, 더 나아가 스페인와 잉글랜드 양 클럽 리그의 자존심 싸움을 위해 두 팀은 세계가 지켜볼만한 빅매치를 기다렸습니다.
결과론적으로, 바르셀로나는 단순히 8강 진출을 위한 걸음마, 작년 챔피언스리그 16강에 대한 리벤지 매치에서의 소기의 성과를 달성함과 더불어 '라이벌의 복수를 라이벌에게 되갚은' 셈입니다.
◎ 최고 VS 최고
경기 시작 전부터 바르셀로나 첼시 양 팀 팬들의 기싸움은 대단했습니다. 스탬포드 브릿지의 잔디 문제를 비롯한 여러가지의 신경전들은 단지 한 국가에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잉글랜드와 스페인 현지 언론을 비롯하여 국내에까지 펼쳐졌죠. 역시나 빅매치다운 폭풍전야의 모습이었습니다.
두 팀 모두 올 시즌 자국 리그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왔고 챔피언스리그의 유력한 우승후보로 손꼽혀 왔으며 각팀의 주전 멤버들 역시 서로의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최고 수준들이었기에 팬들은 물론 도박사들까지 이번 경기는 쉽사리 예측할 수 없었습니다.
바르셀로나는 메시와 호나우딩요, 에투로 이어지는 명실상부 프리메라리가 최고의 공격라인을 보유 중이고 첼시는 람파드라는 공격의 에이스와 탄탄한 전력을 바탕으로 리그에서도 무링요 체제 이후 쭉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었으니까요.
이렇게 두 팀의 전력이 팽팽한 상황에서 고르지 못한 잔디 상태는 경기 내용을 좌우할만한 것이었습니다. 바르셀로나나 첼시 모두 미들라인에서부터 펼치는 숏패스 플레이를 자주 구사하는 팀이기 때문에 공이 연결되는 가장 중요한 곳, 그라운드의 상태가 좋지 못하다면 원활한 경기 진행에 큰 무리가 있었습니다.
결국 두 팀 모두 경기에서 빠른 시간 내에 스탬포드 브릿지의 잔디에 적응해 나갈 필요성이 있었죠.
챔피언스리그라는 의외성 많은 대회에서, 비등비등한 전력을 가진 두 팀이 만나 가뜩이나 승부의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인데 이런 예측 불허의 환경까지 주어졌으니. 이야말로 '알 수 없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상황이겠지요.
◎ 원정 팀의 준비가 만만치 않았다.
아무래도 스탬포드 브릿지는 첼시의 홈구장이기에 첼시 쪽이 더 유리하지 않겠느냐 하는 몇몇 팬분의 생각은 완전히 빗나간 전반전이었습니다.
전반 초반은 두 팀 모두 긴장이 덜 풀린 탓인지 플레이 자체가 느슨한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점점 흐르면 흐를수록, 이 경기도 원정팀의 준비가 제대로 되어 있었구나 라는 생각이 갈수록 들었습니다.
역시나 예상대로 두 팀의 공격활로를 찾는 가장 중요한 숏패스 플레이를 가로막는 저해 요소, 고르지 못한 잔디 상태에 관한 적응 문제였죠.
첼시 선수들이 잔디에 적응을 하지 못해 쩔쩔매고 있을 동안 바르셀로나의 경우 첼시에 비해 잔디에 대한 적응력이 돋보였습니다.
에드밀손과 모타의 중원은 그리 눈부신 활약은 없었으나 첼시의 중앙 공세를 차단했고 결국 람파드를 비롯한 첼시의 공격자원들은 어쩔 수 없이 사이드 위주의 플레이를 보여주었죠.
하지만 바르셀로나의 사이드 수비도 마찬가지로 견고했습니다. 특히 지오의 경우, 무리한 오버래핑을 스스로 삼가하며 왼쪽 라인을 굳게 지켰습니다. 그 결과 조 콜이 전반 내내 보이지 않는 일이 발생하기도 하였습니다.
첼시의 중원 역시 두텁긴 마찬가지였습니다. 마케렐레는 최근 한참 이야기되고 있는 '첼시에서의 마케렐레'에 관해 자신은 이정도이다 라고 뽐내는 듯한 플레이를 선보였구요. 포백 역시 유기적인 팀플레이로 상대 공격을 차단했죠.
조콜이 보이지 않는 사이에 첼시에서는 로벤과 람파드, 딩요를 비롯한 공격진이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는 바르셀로나에서는 메시와 데코는 양 팀의 전반 공격 키플레이어로써 위협적인 찬스를 몇차례 만들어내기도 하였습니다. 로벤과 메시 두 윙어는 모두 나이를 잊은 듯한 플레이를 보여주면서 상대 수비진을 계속적으로 위협했는데요.
그런 도중에 메시가 전반전 최고 화두를 만들어내죠. 코너 플래그 부근에서 로벤과 매치업 상황에, 그를 마크하던 델 오르노의 위험한 반칙으로 그의 퇴장을 얻어낸 것입니다.
분명 그의 다리는 공보다는 메시를 향해 있었지만, 전속력으로 달려오던 도중이었기 때문에 속도를 줄일 수 없었던 탓이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미 그는 메시의 무릎에 대한 반칙을 범한 바 있고, 비록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긴 해도 그런 식의 반칙으로 퇴장당한 선수들의 전례를 생각해본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 지만 그 곳은 첼시의 홈이었고, 경고를 줄 수도 있을 애매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여러모로 논란의 여지가 조금은 남아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그 이후 바르셀로나의 명백한 페널티킥 찬스를 그대로 진행시킨 것은 심판이 완전히 홈 어드벤티지를 주지 않았다고 보기에도 어렵구요.
어쨌든간, 어정쩡한 델 오르노의 퇴장 속에 공격수를 하나 뺌과 동시에 분위기가 묘해진 첼시와 상대의 수를 하나 줄이는데 성공한 바르셀로나.
후반 바르셀로나의 공세를 예상해보며 그렇게 전반전은 끝이 났습니다.
◎ 잔디 상태만큼이나 좋지 못한 상태에서 임한 후반전
첼시는 한명이 빠진 매우 좋지 않은 상태에서 후반전을 맞이했고, 전반전에 활약한 메시가 후반전에서도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첼시는 그대로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왼쪽으로 포지션을 옮긴 페레이라는 낯선 포지션에서 플레이했음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오버래핑 능력과 위협적인 슈팅을 선사했습니다. 그와 동시에 바르셀로나 오른쪽 수비 라인이 흔들리는 계기를 마련했죠.
비록 첼시 선수들에게 공간을 많이 내주었던 올레게르와 오른쪽 수비 라인이었습니다만 위협적인 찬스로 만들어주진 않았는데 메시의 활약에 지지 않겠다는듯 무지막지한 돌파에 성공한 로벤을 막다가 결국 실점의 빌미를 마련해준 것이죠.
프랭크 램파드의 프리킥은 발데스에게 처리될 수도 있는 종류의 것이었지만, 모타와 사인이 어긋나면서 어정쩡하게도 모타를 맞고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가고 맙니다. 첼시는 선수 1명이 부족한 상황에서 천금의 자살골로 리드를 얻게 된 것이죠.
빅경기에 있어서 이런 실책 하나는 팀 분위기를 떨어뜨리고 최악의 경우 팀의 경기력에 급격한 저하를 나타낼 수 있는 것이지만 레이카르트와 선수단이 크게 동요하지 않은 점은 높이 사줄만 합니다.
하지만 그같은 상황에서 바르셀로나는, 어느 정도의 전술적 변화가 필요했죠. 경기 시작 전 첼시를 놀라게 할 준비가 되어 있다라고 밝힌 레이카르트는 예상치 못한 실점에 준비한 카드를 뽑아듭니다.
라르손의 투입. 첼시의 선수가 한명 적은 것은 레이카르트의 이 용병술이 더욱 더 성공적일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모타를 빼고 라르손을 투입시킨 뒤로 바르셀로나는 공격 전술의 변화를 꾀했죠. 에투를 윙포워드로 빼내 메시와 양사이드를 맞게 하고 라르손을 중앙에 배치, 부진중인 호나우딩요를 프리롤로 풀어 좀 더 활동적인 플레이를 주문했던 것입니다.
레이카르트의 생각은 정확하게 맞아떨어졌습니다. 공격수의 추가로 분산된 수비진 속에서 딩요는 드디어 자신의 '매직쇼'를 스탬포드 브릿지에 선보이기 시작합니다.
메시는 지금까지 해온더대로 오른쪽 사이드를 마구 흔들어놨고 정신 차린 딩요 역시 쉴새없이 첼시의 수비진을 조여왔습니다.
그 결과 바르셀로나는 프리킥 찬스를 통해, 모타의 실수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보고 희열을 느끼던 존 테리의 헤딩 자살골을 만들어냈습니다. 실책에 전혀 흔들리지 않고, 오히려 전술 변화를 통해 공격의 활로를 찾은 레이카르트의 용병술이 성공한 순간이었죠.
이후 호나우딩요는 신들린듯 그때까지 보여주지 못했던 플레이들을 마음껏 선보였습니다. 메시의 괴롭힘은 계속됐고 공격진의 추가로 인한 바르셀로나의 공격은 더욱 더 활기차졌으며 첼시는 모타가 빠진 바르셀로나 진영을 공격할 틈도 없었죠.
결과적으로 마르퀘즈의 크로스를 받은, 그 때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던 에투의 헤딩골은 바르셀로나의 승리를 안겨주는 결승골이 됐습니다.
단 한명의 선수 투입으로 큰 효과를 본 바르셀로나와는 달리 후반 투입된 첼시의 드록바는 과연 움직임은 좋았지만 바르셀로나 수비진을 뚫을 수 없었죠. 그와 반면에 완연히 살아난 바르셀로나의 공격진은 쉴새없이 첼시의 골문을 두드렸습니다. 하지만 자살골을 넣은 테리가 득점과도 다름없는 찬스들을 걷어내며 그 이상의 추가골은 막았죠.
한명이 빠진 불안한 상황에서 맞이해야 했던 첼시의 후반전. 한명이 빠진 상대팀을 상대로 먼저 점수를 내준 바르셀로나의 후반전.
레이카르트의 용병술에서 좌우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후반전이었습니다.
◎ 어정쩡한 홈팀, 준비된 원정팀
첼시의 오늘 경기는 대체적으로 나쁘지 않았습니다. 마켈렐레는 자신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했고 람파드 역시 의외의 드리블 돌파를 선보이면서 공격진의 찬스를 열어주었구요. 로벤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사이드에서 뛰어난 돌파력을 뽐냈죠.
하지만 메시를 단지 포백의 수비망으로 막으려 했던 무링요의 판단미스는 델 오르노 퇴장의 계기가 되었고 나아가 홈에서의 패배로 이어졌습니다.
메시는 전후반 모든 시간 동안 종횡무진 첼시의 오른쪽 라인을 누볐고 비록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여러차례 위협적인 찬스로 첼시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습니다.
그의 스타일은 프리미어리그의 여느 윙어가 아닙니다. 메시는 오늘 중앙, 사이드를 가리지 않았으며 데코와의 연계 플레이로 좀 더 창의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었습니다.
무링요는 단순히 그를 막기 위해 윙백을 배치했지만, 결코 메시를 막을 수 없었죠. 맨마크로 90분 내내 그를 막기란 무리입니다.
상대의 보급로를 차단하면 그만큼 승리에 가까워지는 옛 역사 전쟁의 공식만큼 메시를 막기 위해선 다분히 그에 대한 철저한 맨마크보다 그에게 양질의 패스를 제공하는 패서를 차단하는 것이 더 빨랐겠죠. 하지만 첼시는 오늘 경기에서 그러지 못했고, 결국 메시에게 무차별적으로 난사당하는 불운을 겪었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메시는 여러모로 바르셀로나에게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고 기민한 움직임으로 역할을 완벽히 수행해주었습니다.
또한 선수 하나가 퇴장당해 있는 상황에서 가까스로 얻은 선제골에 레이카르트가 보여준 반격 역시 훌륭했습니다. 반면 무링요는 퇴장의 여파로 다양한 전술 운용에까지 차질을 빚으며 경기를 자신의 페이스로 끌어올리지 못했습니다.
에투와 딩요는 경기 내내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라르손의 투입 이후 전반적으로 살아나는 팀 공격진의 분위기에 가담했구요.
모타는 비록 자살골을 집어넣긴 했지만 특별히 눈에 띄는 점 없이 에드밀손과 함께 첼시와의 중원 싸움에서 결코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데코의 경우 언급했다시피 볼키핑 능력과 메시와의 호흡 등에서 모두 빼어난 활약을 보여주었고 바르셀로나가 승리하는데 크게 일조했고, 푸욜과 마르퀘즈에 센터백 라인 역시 무난하고 안정감있게 수비를 보여줌과 동시에 두번째 골을 어시스트하면서 활약을 펼쳐주었습니다.
오늘은 특히 반 브롱호스트가 공격보다는 수비에 치중해 전반부터 첼시의 사이드 공격을 차단했고, 교체된 실빙요 역시 무난한 활약을 펼쳐주었습니다.
첼시의 수비진 역시 견고했습니다. 테리는 비록 자책골의 주인공이라곤 하지만 수비력을 바탕으로 숱한 공중볼과 골과 다름 없는 찬스들을 걷어내는데 일조했습니다. 그 것은 매우 칭찬해줄 점이죠.
이제 첼시는 누 캄프 원정을 위해 바르셀로나로 떠냐아 합니다. 누 캄프에서의 경기는, 무링요에게 있어서 첼시 커리어 사상 가장 어려운 경기가 될 가능성도 농후합니다.
첼시와 보스 무링요는 2차전이 열리는 날까지, 너무나도 위협적인 그들의 공격 라인을 막아낼 방법과 동시에 다량득점을 노리는 '매우' 효율적인 전술을 찾기 위해 고심해야 할 것이고, 바르셀로나 역시 원정에서의 승리에 자만하지 말고 다가올 2차전 준비를 위해 고생해야 할 것입니다. 누 캄프 원정이 힘들지만 그만큼 만반의 준비를 갖출 첼시니까요.
윗분말에 공감 ㅋ 근데 노란걸로는 약간?부족하단생각.. 빨간건 좀 심하단생각.. 심판 나름이죠 모 ㅎㅎ 핸드링..흠 명확한 기준없이 심판 재량에 의해서 결정되는거니 흠.. 경기가 좀.. 다른팀들이랑할때보다 두팀다 조금은 어설펏던거 같은데 저만그런가요 잔디는 진짜 무슨 한국vs시리아 잔디가 더 좋게 보였다는 ㅡㅡ^
첫댓글 2차전에 작년처럼 4:2로 이겨줄껍니다 첼시가 ㅋㅋ
반대로 갚아드리죠 ㄳ
반대로 될 일은 절대 없습니다 ㄳ
풉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멋진경기 멋진관전평 이었어용~~ 심판이 문제긴 했어요 먼저 델오르노의 메시무릎공격을 옐로주고 나중태클을 또 예로줘서 내보냈으면 햇구 패널티킥도 줬어야하죠 명백한 핸드링인데..
윗분말에 공감 ㅋ 근데 노란걸로는 약간?부족하단생각.. 빨간건 좀 심하단생각.. 심판 나름이죠 모 ㅎㅎ 핸드링..흠 명확한 기준없이 심판 재량에 의해서 결정되는거니 흠.. 경기가 좀.. 다른팀들이랑할때보다 두팀다 조금은 어설펏던거 같은데 저만그런가요 잔디는 진짜 무슨 한국vs시리아 잔디가 더 좋게 보였다는 ㅡㅡ^
후반전에 푸욜이 로벤한테 뚤리는거였는데 반칙으로 끈었는데 경고 줄것 같앗는데 안 주더군요 푸욜 퇴장시킬수 있었는데 전반에 경고받아서
골들어가는거 손으로 막았는데 그거 원칙대로라면 퇴장에 페널티킥 줘야하는데
글은 너무 잘쓰셨는데 눈이 살짜쿵 아프네요 ^^ 검정색이나 녹색 추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