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현대사회에서 개인은 거대한 조직에 속해 있으면서 대부분이 익명의 존재로 방치되어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아래의 글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인과 개인 사이의 참다운 정서적 유대관계의 형성이 중요하다는 점을 암시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아래의
글을 읽으면서 우리는 세 가지 사항에 주목해 볼 수 있다.
첫째, 이 글에서 다루고 있는 문제는 어떠한 사회적 조건에서 비롯된 것일까?
현대인은
삶을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과 관계를 구축합니다. 어렸을적, 같은 유치원과
같은 동네에 사는 친구, 같은 학교에 다니던 친구 나이가 들어서는,
같은 직장에서 생활하는 동료, 같은 고향을 가진 모임, 같은 생각을
가진 자신이 가입한 집단, 등...
여기서
우리는 어떤 큰 동일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같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이 "같다"라는 것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일까요? 단순히 같은 목적, 같은 생각이거나 같은 무리에
속한 것 ... 아닙니다. 같다는 것은 일면으로는, 그러한 앞서말한,
무리적 동질을 의미하지만, 다른 한면으로는 비슷한 성향이지만, 다른
무리에 대한 강한 배척을 의미합니다.
어린왕자와
여우는 서로 다른 무리집단에 있습니다. 어린왕자는, 수많은 인간이고
왕자라는 객체들중 하나일뿐이고, 여우 역시 수많은 여우중 하나 일뿐입니다. 이들은,
수많은 무리에 속해있고 다른 수많은 객체들과 다양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우는 외로워합니다. 즉, 현대
사회는 무리와 집단이 강조되면서, 개인이 가지고 있는 특수성이 무시되거나,
개인이 속해있는 한 무리의 특성으로 간주되어 버리기 때문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개인은 항상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방황을 하게 됩니다. 즉,
"같다." 가 강요되는 사회적 환경이, 타인의 본질을 보기보다는,
타인의 능력과, 외모 등을 자신과 비교하여, 어울리는 대상이라고 판단될
때, "친해진다"라는 관계를 자연스럽게 형성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이제 무얼 알 시간조차 없어지고 말았어. 사람들은 다 만들어 놓은 물건을 가게에서 산단 말이야. 그렇지만 친구는
파는 데가 없으니까, 사람들은 이제 친구가 없게 되었단다. 친구가 필요하거든 나를 길들여.
위의
여우의 독백에서도, 넌지시 비춰집니다. 우리는 학교와, 자신이 속한
집단이라는 가게에서, 친구를 사려합니다. 자신과 비교해가며.., 저
아이는, 공부를 나보다 못해...., 저 아이는 패션 감각이 없어... 결국,
이런 이유로, 현대인이 속마음으로, 대하는 친구는 점점 줄어들 게 됩니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로부터 강요되고 사회로부터 학습 되어온,
"같다."
즉, 우리는 따뜻하게 가슴을 열고 다가오는 타인일지라도, 나와
같은 점이 없고,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강하게 배척하기에...
현대인들은 어린왕자가, 여우의 호의에 선뜻 수용하지 못하는 것처럼의
갈등을 겪게 되는것입니다.
둘째,
그러한 사회적 조건에 비추어 볼 때, 참다운 인간 관계를 형성하는 데에 이 글에서 암시하고 있는 개인적 차원의 노력이 어떠한 의의와
한계를 지니고 있을까?
어린왕자와
포수는 적대관계가 아닙니다. 어린왕자와 닭도 적대관계가 아닙니다.
여우와 포수는 서로 적대 관계에 있습니다. 여우와,
닭은 서로 적대관계에 있습니다.
그러나,
어린왕자와 여우는 서로에게 길들여져 있습니다.
개인은
여러 집단에 속할 수 있습니다. 개인간의 관계에서는 "길들여진다"라는
의미가 통하더라도, 그 집단들은, 서로 대립하여 개인을 갈라놓기도
합니다.
어렸을적,
명화극장에서 "태양의 제국"이라는 영화를 본적이 있습니다.
영국인 남자아이와, 카미가제 일본인 소년 학도병... 영화 종반부에,
추락한 '제로전' 비행기에서, 내린 일본인 소년과, 주인공 남자아이가
조우하는 순간, 총성이 울려퍼지고, 일본 소년은 목숨을 잃게 됩니다.
언젠가는
여우도, 이와 같은 결말을 맡을지도 모릅니다. 어린왕자와 조우하는
여우를 어린왕자를 해치려는, 야수로 판단하고 포수는 언제든지 방아쇠를
당길 수 있는 것입니다. 비단 어린 왕자와 여우의 일화뿐
아니라 우리는 일상에서, 개인적 차원의 노력이 큰 한계를 지니고 있음을
몸으로 깨닳을 수 있습니다. 어제까지,
세명이 무척이나 친했다고 합시다. 그중 둘이 싸웠습니다. 나머지
한명은, 계속 화해를 유도하지만 결국에 서로 싸운 두친구는, 반목하고
절교하게 됩니다. 남은 한명은 이제, 두명을 저울질해서 한명을
선택 하던지, 아니면, 둘사이에 끼어서, 두쪽에게, 다 겉마음으로 대하든지...
아니면, 둘다 버리고, 혼자 남든지...
이렇게,
저는, 인간 관계의 개인적 차원의 노력이, 때로는 일방향성에 의해서,
혹은 다른 관계에 의한 상호작용성에 의해서,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그 한계로 잡았습니다.
셋째,
그리고 이를 토대로 하여, 그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은 도대체
어떤 것이 될 것인가?
화이부동(和而不同) (和 친할 화, 而 접속사 이, 不 아닐 불, 同 같을 동) (사람들과) 화합하지만 (똑) 같지는
않다.
"군자는 사람들과 잘 어울리기는 하되 그들과 패거리를 만들면 안되며 중용을 지켜야 한다"
왠
뜬구름 잡는 소리냐구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세번째 질문에 대한
답을 이렇게 적어놓습니다. "일방적인
한쪽이나 혹은 서로가 계속 마음을 열고, 진심으로 대하면, 그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틀린말은 아니지만,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하지 않았다고 봅니다. 문제에서 주어졌듯이 문제점은
사회적 구조에 있었지... 개인에게 있지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정말로, 개인적
차원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면, 저는 위의 화이부동(和而不同)의
내용처럼, 과감한 무리 집단의
탈피를 주장하고 싶습니다. 꼭 일정한 무리에, 속해야만, 관계를
더 긴밀이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처음부터 타인에게
너무 깊이 다가서지 말고 여우의 말처럼, 멀리서 지켜보다가 조금씩
가까이 다가서는.... 모습이 유일한 대안이 아닐까요?
가령 특정한 무리집단과
교류할지라도, 자신의 중용은 지켜, 그들과, 무리를 이루지는 않되,
어떤 무리집단에 속한 누구이든, 따듯한 마음으로 수용할수 있는 자세가
주어진다면, 어린왕자와 여우사이에 있던 문제는 해소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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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폭주햏이 올려준 트릭 ost 중독성이 심하구랴..^-^;;
"화이부동"이라는 소재로 이 논재를 헤쳐 나오셨군요 적절한 예시와 그 비교 표현 아주 좋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20]
짜임새 있게 잘쓰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19)
적절한 예시와 영화와 화이부동이란 말과 잘 연관지어 깔끔하게 잘 쓰셨습니다.수고하셨어요^^(19)
멀리서 지켜보다가 조금씩 가까이 다가서는.. 그것이 실로 정답일수도 있겠군요,,(19)
외려 패시브를 적용하게 되는 셈인데... 그렇게 흠잡을 데가 없는 듯 해보이네... 다만, 조직적인 문제가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그 조직은 인적 구성으로 지탱된다는 점.... 잊지 말기를[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