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나의 도시
정이현 장편소설 / 문학과 지성사 / 2006년 7월 24일
나는 최강희를 정말 좋아한다. 최강희가 나온 드라마나 영화는 하나도 빠짐없이 다 보고 나온다는 기사가 뜨면 검색하고 찾아보기도 한다. 그래서 먼저 드라마로 ‘달콤한 나의 도시’를 보게 되었다. 드라마를 보기 전엔 책이 있는지도 몰랐다. 하지만 드라마의 인기가 많아지면서 이것저것 듣다 보니 원작이 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것도 베스트 셀러….
30대 싱글 여성들의 이야기인 ‘달콤한 나의 도시’의 주인공은 서른 한 살의 직장생활 7년 차인 미혼 여성 오은수이다. 헤어진 지 6개월이 된 옛 애인으로부터 청첩장을 받고 결혼식에 갔는데 분노의 눈물은 커녕 평소와 다름없이 회사를 다니며 생활한다. 하지만 15년 지기 친구인 하재인이 갑자기 깜짝 결혼 발표를 하고, 또 다른 친구 남유희는 뮤지컬 배우가 하고 싶다며 회사를 그만 둬버린다. 그리고 아는 남자의 회식 자리에서 만나 원나잇 스탠드까지 하게 된 연하의 남자 윤태오, 안 이사의 주선으로 한 소개팅에서 만난 남자 김영수, 아주 오래된 친구지만 자신에게 프로포즈를 한 남유준, 영화관에서 다른 남자와 같이 있었던 엄마까지, 진짜인지 아닌지 모를 사랑에 고민하며 윤태오와 김영수 사이에서 갈등하지만 결국엔 어느 누구와도 잘되지 못하고 그렇게 31살의 사랑은 끝이 난다. 그리고 자신을 찾고 자신만의 일을 하며 새롭게 시작하는 은수... 30대 은수의 사랑과 우정, 그리고 가족과 일에 관한 20대 후반에서 30대라면 누구나 공감할 법한 이야기이다.
18살이었던 나에게 ‘달콤한 나의 도시’는 좀 충격적 이였다고 할까? 원나잇 스탠드와 동시에 여러 남자들과 연락하며 갈팡질팡하는 은수를 보면서 과연 나도 30대 싱글 여성이 되면 저럴까 살짝 겁이 나기도 했다. 유사한 작품인 ‘브리짓 존스의 일기’와 ‘섹스 앤 더 시티’ 까지 생각해 보면 정말 그렇게 되는구나 싶다. 나이를 먹은 만큼 오픈 마인드가 되는 것일까...? 아무래도 역시 나이는 먹으면 먹을수록 차이가 엄청난 것 같다. 1년 아니 어쩌면 한 달 만에 좀 더 성숙해지기도 하고 좀 더 철이 없어지기도 하니까… 그리고 사랑과 우정, 가족과 일까지 어느 쪽에서도 욕심 부리지 않고 이기적이지도 않는 은수를 보며 나이 드는 것이 그렇게 슬픈 일만은 아니구나 싶었다. 오히려 나도 오은수처럼 살고 싶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또 드라마와 책이 이렇게 똑같을 수도 있구나 하고 책을 읽는 내내 감탄을 했었다. 드라마를 정말 재미있게 봐서 그런지 책을 보면서 드라마를 다시 보는 듯 했다. 보통 영화나 드라마나 책이 더 재밌는 경우가 많은데 아마도 드라마작가가 책과 최대한 유사하도록 노력을 한 것 같았다. 배우 캐스팅이 최고란 말이 나온 것처럼…
내가 30대가 되고 이 책을 다시 읽게 되면 그 땐 지금과 다르게 무슨 생각이 할까? 지금 이 책을 읽은 30대처럼 공감하면서 지금보다 더 재밌게 읽지 않을까…
솔직히 나도 가끔씩 내가 ‘오은수’ 를 흉내 내며 사는 건 아닐까 궁금해요.
내 이름이 오은수가 맞는지, 내 이름과 진짜 나 사이에 뭐가 있는지……
-김영수에게 보내는 오은수의 편지에서-
첫댓글 한번 읽기시작하면 쓩쓩 읽게되는 마법같이 재미있는책이죠^^ 저도 이 서평에 공감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