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호형은 거의 술을 안 마시고, 평소 술을 참던 종필이와 영대도 조금 마시며 기분이 좋다.
모두 건강관리를 잘 한다.
내가 복수초가 피었을거라고 하니 영대가 봉래산에 가고 싶다고 했다.
6시에 출발하자고 해 술취한 난 5시 반에 알람을 해 두었다.
알람에 정신을 차렸지만 더 누워있다가 내려가니 2층에서 영대가 탄다.
희철이는 차에서 기다리고 있다. 대단한 체력이다.
어둠 속에 봉래산 오르는 길을 놓쳐 우주공원까지 가 되돌아온다.
통신소 주차장에 차를 두고 숲길로 접어드는데 아직 어둡다.
밝게 빛나던 조금 이즈러진 달은 가득 밀려온 구름에 갇혀 버렸다.
그래도 겨울 숲은 그리 어둡지 않다.
지그재그 숲길을 술기운을 뿜어내며 올라간다.
다행이 다리 힘은 버텨준다. 둘도 잘 따라온다.
능선 첫 바위에 서서 동쪽을 내려다 보니 동쪽 하늘이 구름사이로 붉어지고 있다.
조망처 몇 곳을 지나쳐 몇년 전 영대와 함께 일출보러 왔던 1봉 바위까지 간다.
영대는 일출을 기다리자 하지만 희철이는 더 가자 한다.
2봉지나 정상 가는 능선에 복수초 군락이 있는지라 나도 가보자 한다.
눈은 게으르지만 발은 항상 부지런하니.
어둠이 가시어 물상들이 보이지만 노란 복수초는 보이지 않는다. 조금 애가 단다.
군락으로 수북했던 지점도 맨 땅이다. 봉수대 돌무더기 올라 정상에 닿는다.
정상석은 맘에 들지 않는다. 돌모양도 글씨도 그렇다.
꼭두여 오른쪽 뒤로 소죽도 소거문도가 겨우 보이고 초도 원도는 보이지 않는다.
건너 통제된 산은 임도를 만드느라 허리께를 길게 잘랐다.
영대는 정구에게 영상편지를 한다.
시름재로 내려가 편백숲을 돌아오고도 싶지만 아침먹고 모두와 함께 올 것이니 왔던 길로 되돌아 간다.
나의 눈은 길 옆을 살피느라 바쁘다.
오목한 능선 사이 복수초 봉오리가 보인다.
숲응로 들어가 보니 개체수가 늘어난다.
꽃잎은 퇴색되어 노랑빛이 약하지만 안쪽 꽃술은 여전하다.
소사나무 사이를 돌며 몇 개를 더 보고 나오니 영대도 돌아다니고 있다.
부지런히 내려오고 있는데 태현한테서 영대한테 전화가 온다.
영대가 완도에서 공급해 온 컵쌀국수를 끓여주며 달걀도 조심스레 넣어준다.
사과 딸기까지 먹으니 아침이 든든하다.
차를 타고 다시 봉래산 입구로 간다.
편백숲에서 놀다 혹 시름재 입구에 복수초를 볼 수있을까 하고 이끈다.
길 가에서 인사해 주는 이를 보니 순천의 김창수님이다.
복수초가 보이지 않더라고 한다. 충호형은 스틱을 짚고 임도로 가고
난 숲길이 좋다고 산길로 이끈다.
돌아와 충호형은 발포에 들르자 하는데 영대가 1시간 5분이 걸려 한시에 점심 시간도 바쁘다고 한다.
안성장어나라에 전화를 한다.
난 발포와 충무사에 들러 도화면사무소 앞의 해동식당에서 장어탕을 먹자고 말하려다가 참고 따른다.
아리랑식당 등엔 사람이 줄을 서 있고 성실은 닫혀 있다.
안성식당도 붐비어 주인과 일꾼은 바쁘다.
희철이 소주를 가져와 장어탕에 마시니 또 잘 들어간다.
태현이 성수도 같이 마셔주고 충호형과 영대 종필이는 저쪽 다른 상에서 탕만 먹는다.
소록도로 들어가 한 바퀴 돈다. 날이 흐릿해 조망이 없다.
중앙공원을 돌고 새로 생겨 처음 들어간 박물관을 돌고 나오니 비가 내린다.
거금대교 지나 매생이 유자 호떡 집에 들러 사 먹는다. 장 보러 갈 팀과 거금도 일주팀을 나눈다.
태현이는 시장구경을 한다고 옮겨 탄다.
충호형이 금장해수욕장 위의 강당같은 찻집에 들른다.
운치가 많이 변해버린 몽돌해수욕장에 들러 파성재를 지나 숙소로 바다스파랜드 4층으로 올라간다.
팬션 투숙객은 공짜라 하여 씻고 올라와 영대가 차린 저녁을 먹는다.
희철이가 양주를 두 병 사 왔다.
그것도 모자라 한병 더 사온 듯한데 남은 걸 내거라고 큰 소리치다가 떨어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