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있을 때 혼자가 아님을 알아
ㅡ광릉 숲길을 찾던 날
혼자 있을 때 혼자가 아님을 알아
ㅡ광릉 숲길을 찾던 날
혼자 있을 때 혼자가 아님을 알아
혼자 걷는 광릉내 길에서는
알 수 없는 글씨, 간판, 거무잡잡한 사람들
어릴 적 너무 무서워 도망갔던
질겅질겅 껌을 씹던 하얀 이
난생 처음 보았던 그 새까만 얼굴을 만난다
내천 물가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분비지만
오히려 자리를 내주고 멀리 떨어져 서있는
외로운 왜가리가 더 가깝고 선명하게 보인다
홀로 숲길을 걸으면
여기저기서 숨어 핀 꽃들을 만나고
손을 흔들며 반기니 절로 기쁘고
그냥 지나치지 못해 한참을 유하며 놀게된다
희한한 새들의 노랫소리에 위를 쳐다보면
헬 수 없이 많은 나무 가지, 잎들이 춤을 추고
바람과 함께 은은한 교향곡이
멀리서 가까이서 들려와 쌓인다
시간이 멈췄나 싶었는데 허기는 찾아오고
가져간 음식 입에 넣으면
글쎄, 배불리 자시고나 걸으실까?
허연 옷 아르신들 옛 얼굴들을 뵈오니
목이 메어 넘어가지가 않고
홀로 나무숲 사이로 뚫린 허공을 우러르면
하늘은 더 멀고 높아만 보이고
뭐 특별한 게 있겠는가?
예가 바로 허공이요 본향이란 믿음밖에.....
분명
혼자 있을 때 혼자가 아님을 알아
무한허공도 만나고............
글, 사진 / 최운향 2024. 6. 6.
■ 왜가리
내천에 모인 많은 사람들을 피해 홀로 멀리 떨어져
날개를 편 독특한 자세로 한낮의 더위를 달래고 있다.
■ 꽃과의 만남
광릉골무꽃
산골무꽃
매우 작은 모습으로 외로이 홀로 핀 지칭개.
선갈퀴
뱀무
두루미천남성
이미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있다.
노루오줌
털개구리미나리
사랑초
뜰보리수 열매
수양회화나무
십자가나무
공조팝나무
■ 아름다운 수목원 길
봉선사. 연꽃은 아직 피지 않았다.
글, 사진 / 최운향 2024. 6.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