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보아 아는 신앙
함경남도 함주에서 태어난 임길순 씨는 6.25전쟁 1.4후퇴 때 가족을
데리고 흥남부두에서 마지막 배를 겨우 얻어 타고 성탄절날 거제도에
도착했습니다. 냉면을 팔아 생계를 잇던 그는 1955년 대전으로 이사를
하고 밀가루 두 포대를 가지고 찐빵장사를 시작했습니다. 모두가 어려운
시절이었지만 그는 찐빵 300개를 만들면 200개는 팔고 나머지는 가난
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그로부터 60년이 지난 지금은 그의 아들 임영진 씨가 부모님의 뜻을
이어받아 매달 3천만원어치의 빵을 기부하고 수익의 15%를 직원들에게
돌려주며 회사를 잘 운영하여 빵집 세 곳, 식당 여섯 곳에 직원을 400명
이나 거느린 회사로 번창했습니다.
이것은 대전역 대합실에 튀김소보로빵을 사려는 손님들이 줄을 서게
만들고 재작년 교황이 우리나라를 방문했을 때 식사용 빵을 제공한
것으로 인해 더 유명해진 성심당 빵집 이야기입니다.
천주교 신자인 아버지가 눈이 펑펑 오는 날도 새벽미사에 데리고 가고
남에게 나눠주느라 가족은 오히려 배를 곯아서 그 때는 싫어했으면서도
아버지를 닮아있더라는 임영진 대표는 2005년 화재로 빵집이 타버렸을
때 사업을 접으려고 했지만 직원들이 잿더미에서 빵 굽는 기계를 꺼내
수리하고 화재 6일 만에 빵을 만들어 내는 것을 보고 인생의 답안지를
찾았는데 답을 한번 본 사람은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말을 했습니다.
지금은 많이 바뀌었지만 우리 아이들이 어릴 적에 시험 끝나면 데리고
가서 빵을 사 멱이던 추억이 있는 곳이기도 한데 어제 아침 조간신문에
실린 성심당에 대한 기사를 읽으면서 이런 사업가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가난한 사람에게 베푸는 것은 하나님께 꾸어드리는 것이라고 성경에
기록되어 있는데 하나님은 이자를 복리로 계산하여 원금보다 더 크게
갚아주시는 분이라는 것을 저도 여러 번 경험했습니다.
물론 그런 것을 기대하지 않더라도 나를 구원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생각하면 섬기고 나누는 것이 당연한 것이지만 주는 자가 받는 자보다
복이 있다고 했습니다. 예배와 기도의 맛을 본 사람은 자녀들을 몸으로
가르치고 주님 한 분만으로 감사하며 살아갑니다.
여호와의 선하심을 맛보아 알지어다.(시편 3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