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덕분에 고전무용으로 오해받은 아이 <일무>
사실 고전무용이던 현대무용이던 보는이에게 무언가를 줄수 있는것이 중요한거니 그건 각설하자
*일무 : 종묘.문묘 제향 때 열을 맞추어 추는 춤
*고전,현대 통틀어 춤공연은 5회 관람이 전부인 문외한임을 밝히고 후기를 쓴다
일단 의상을 보는 순간
의상디자이너를 갈아넣었구나 싶어서 피식 웃고 시작했다
(패턴짜다가 사표 두어번 던졌을것같고
재단하다가 많이 빡쳤을것같다ㅎㅎㅎ)
조명...오! simple is best!!!
색상은 배제한 빛만의 조명
그것도 위에서만 때리네(더 좋아!)
1막 일무연구
문관의 춤 문무와 무관의 춤 무무(문관과 무관의 춤이 따로 있구나)를 재해석했단다
*문관의 춤 문무
(의상만 봐도 문관이네ㅋㅋㅋㅋ)
관객쪽 무대끝에서 무대뒤쪽으로 2열로 늘어서며
문무가 일무의 시작을 알린다
뒤쪽은 조명이 옅어 잘 보이지 않아서 궁금증을 유발하며 관객을 집중시킨다
(뒤에 거울이 있었다면 재미났겠다 싶었다)
왼손의 봉(?)이 올라가는 각도와
돌리는 고개짓의 각도로 맞추는 군무라니!
*무관의 춤 무무
칼이 등장하니 역동적이고 큰 동작이 나올까 싶었지만
무무의 매력은 개인의 작고 정적인 동작들이 모여 단체의 큰 덩어리를 만든다는것에 있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2번째 마음에 든 동작이다)
2막 궁중무연구
*춘앵전
개인적으로 원픽을 꼽으라면 춘앵전을 꼽을것이다
옷깃의 흐름으로 추는 춤이라니....
분명 이 춤은 다른 옷을 입었을때는 나의 원픽 느낌이 하나도 안살아날것이다
펴진 옷깃의 각,옷깃의 움직임,되돌아갈때의 흐름...
이 모든것이 합쳐져 춘앵전이 뇌리에 박힌것이니
옷깃마저 춤을 춘다고 말하고 싶다
영상과 미디어로 표현하는걸 싫어하는 1인이지만
이 장면만큼은 영상을 절실히 그리워했다
무용수가 녹색옷을 입고 돌고 있는데 팔을 움직일때마다 하얀깃이 나풀대고
무대의 진영안에서 붉은천(?)이 돌고 있는 상황이니
위에서 보는 시점이였으면 꽃이 피고 있게 보이지 않았을까?
무용수들이 춤을 추고 실시간영상을 무대뒤편에 나온다면...
옷깃의 각조차 춤인 일무의 다른 각을 볼수 있었을텐데...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2막에 뭐하나 더 있었는데...기억이ㅡㅡ^)
3막 신일무연구
음악도 빨라지고 떼거지(?)들의 동작도 커지며
움직임이 많아지는 가장 역동적이며 활동적인 무대라 많은 이들의 피를 뜨겁게 만들었을것이다
연출가는 인체의 움직임 + 옷(원단)의 흐드리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의상디자이너가 한번더 안쓰러워지는 순간이였다ㅎㅎㅎ)
떼거지의 칼군무에 다리근육의 움직임까지 춤인 멋진 공연이지만
자주 틀리시는 두어분(군무에서는 틀리면 바로 보인다ㅋ)이 자꾸 눈에 밟히는건 어쩔수 없다
여기서 원론적 질문 하나 해볼까 한다
군무가 매력적인 이유가 뭘까?
(사실 후기를 쓰기전까지는 고민해본적 없다)
솔로에서는 개인의 기량과 재주에 맞춰 연출을 하게 될것이다
근데 50여명이 다 같이 추는 춤이라면?
50여명이 다 할수 있는 동작만이 가능할것이다
(이렇게 생각이 연결되자
안무가....머리 많이 쥐어 뜯었을것 같다)
ㅡ다시 질문으로 돌아가서ㅡ
핸드폰을 5분정도 째려보고 얻은 결론이...
자신의 개성을 조금 죽이고
손끝의 각도를 맞추는 단체로
<하나>를 보여줌으로
모두가 <주인공>이라는....
그게 군무의 매력이라고 느껴졌다
그 하나의 주인공이
보는 인간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일무> 너 좀 멋졌다!
좀 긴 덧글...
3년전 쯤 20여분정도의 <승무>를 본적이 있다
그때는 와~,오!,대박 등의 감탄사는 나오지 않았으나...
그 정적이며 작고 소박한 움직임이 아직도 뇌리에 박혀있다
제례때의 일무를 찾아보고 같은 일무라는 생각은 들지않았다
전통과 현대의 간극 때문일까?
물론,
<일무>자체가 좋은 공연임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조선때 중국에서 넘어온거라 온전한 전통이 아니라고 할수도 있으니...고전이라고 단어를 바꿔보자)
다만...
여기저기서 자주 나오는 대사
'시대의 흐름에 발 마추어 어쩌구~저쩌구~'를
고전에도 적용해야 하는것인가?
이 질문에 답을 내릴수 있는 시간이 올지 않올지는 모르겠네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