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장 레지오 마리애의 정신
교본에서는 레지오 마리애의 정신에 대해 간략하게 요점만 서술하고 있다. 본문을 발췌해 보면 다음과 같다. 레지오 마리애의 정신은 성모 마리아의 정신이다. 레지오는 성모님의 깊은 겸손과 온전한 순명, 천사 같은 부드러움, 끊임없는 기도, 갖가지 고행과 영웅적인 인내심, 티 없는 순결, 천상적 지혜, 용기와 희생으로 바치는 하느님께 대한 사랑을 갖추고자 열망하며, 무엇보다도 성모님이 지니신 그 높은 믿음의 덕을 따르고자 갈망한다. 성모님의 이와 같은 사랑과 믿음에 감화된 레지오는 어떤 일이든지 모두 해보려고 하고, 할 만하다고 여기기 때문에 할 수 없다는 불평은 결코 하지 않는다(준주성범 3:5).
레지오 마리애의 정신은 세 가지로 말할 수 있다. 첫째는 성모 마리아의 정신이고, 둘째는 창설자 프랭크 더프의 정신이며, 셋째는 고대 로마군단의 정신이다.
먼저 성모 마리아의 정신에 대해서 알아보자. 교본에서는 성모님의 정신으로서 10가지 덕목을 나열하고 있다. 즉 겸손, 순명, 온유, 기도, 고행, 인내심, 순결, 지혜, 사랑, 믿음이다. 이러한 덕목은 다음과 같이 몽포르의 성 루도비코 마리아가 지은 「참된 성모 신심」 108항에서 따온 것이다. 동정녀 마리아께 대한 참된 신심은 거룩하다. 이는 죄를 피하게 하고 동정녀의 덕행들을 본받도록 이끌어 준다. 특히 깊은 겸손, 살아 있는 신앙, 온전한 순명, 끊임없는 기도, 갖가지 고행, 티 없는 순결, 열렬한 사랑, 영웅적인 인내, 천사 같은 온유, 천상적인 지혜는 성모님의 주요한 열 가지 덕행이다. 그러면 성모님의 주요한 열 가지 덕행을 간단히 알아보자.
1) 깊은 겸손
겸손이란 자신의 처지를 알아 스스로 높이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드러내면서 남을 존중하고 모든 것이 하느님 덕분이라고 여기는 마음 자세이다. 겸손은 마리아가 구세주의 모친이 될 수 있었던 비결이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루카 1,38)라고 대답한 마리아의 겸손 덕분에 주님의 강생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마리아의 생애는 겸손으로 일관되어 있다. 레지오 단원은 성모님의 겸손을 본받아야 할 의무가 있다.
2) 온전한 순명
순명은 겸손과 결부되어 있다. 겸손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순명이다. 성모님의 순명은 하느님의 말씀을 잘 듣고 실천하는 것이다. 실천이 따르지 않는 겸손은 참된 겸손이 아니다. 교본은 레지오 단원의 충성이란 항목에서 순명은 마음에 들지 않는 상황이나 결정도 기꺼이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하면서 단원의 순명 정신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제29장, 257-258쪽 참조).
3) 천사 같은 온유
온유는 성령의 열매이다. 레지오 단원의 활동에는 천사 같은 온유가 필수이다. 온유는 레지오 사도직의 특성으로서 성공의 동기가 되는 덕행이다. 교본은 단원들이 활동을 할 때 반드시 온유와 친절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제39장 2항, 421-424쪽 참조).
4) 끊임없는 기도
기도란 성령 안에서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 아버지와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성모님의 생애는 기도로 일관되어 있다. 교본에 레지오 단원은 활동과 더불어 기도를 바쳐야 한다(제33장 12항, 306쪽 참조)는 제목도 있듯이 단원들은 끊임없이 기도하는 성모님을 본받아야 한다.
5) 갖가지 고행
고행은 희생, 보속, 금욕, 극기와 비슷한 뜻이다. 고행도 성모님의 정신이다. 성모님은 시메온에게서 예수님으로 인해 당신의 영혼이 칼에 꿰찔리는(루카 2,35) 아픔을 겪을 것이라는 예언을 들으셨다. 장차 예수님이 당하게 될 수난과 죽음, 그로 인해 당신이 겪어야 할 고통에 대한 예언이다. 성모님은 아들 예수님과 함께 갖가지 고행의 길, 십자가의 길을 걸으신 분이다.
6) 영웅적인 인내심
성모님은 아들 예수님으로 인해 갖가지 고통을 받으실 때, 특히 십자가 곁에 서서 아드님의 임종을 지켜보실 때 영웅적인 인내심을 발휘하셨다. 인내심은 끈기를 요구한다. 예수님도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마태 10,22)라고 말씀하셨다. 단원들은 대인관계나 레지오 활동에서 성모님처럼 영웅적인 인내심을 발휘해야 한다.
7) 티 없는 순결
성모님이 지닌 성덕의 출발점은 티 없는 순결이다. 순결의 덕에는 육신뿐만 아니라 심적, 영적인 순결도 내포되어 있다. 순결하려면 먼저 마음부터 깨끗해야 한다. 단원들은 성모님의 티 없는 순결을 본받아야 한다.
8) 천상적 지혜
천상적인 지혜는 하느님을 아는 것에 맛들임을 뜻한다. 마음속에 간직한 하느님의 말씀을 묵상하는(루카 2,19. 51 참조) 성모님은 천상적 지혜의 모델이다.
9) 하느님께 대한 사랑
성모님은 용기와 희생으로 바치는 하느님께 대한 사랑을 지니셨다. 사랑은 레지오 마리애 체계의 핵심이다. 레지오 사도직은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에서 우러나온 것이다.
10) 하느님께 대한 믿음
믿음은 하느님께서 주시는 진리의 말씀에 자신을 온전히 의탁하는 것이다. 이는 주님 탄생 예고의 순간에 보여주신 성모님의 태도였다. 단원들은 성모님이 지니신 그 높은 믿음의 덕을 따르고자 갈망해야 한다.
두 번째 레지오 마리애의 정신은 성모님의 정신을 본받은 창설자 프랭크 더프의 정신이다. 레지오 마리애의 창설자가 지닌 덕성은 특히 겸손, 인내, 절제, 투지, 믿음, 사랑, 순결, 청빈이었다. 그는 겸손하여 레지오의 놀라운 발전이나 업적을 결코 자신의 공로로 돌리지 않았고, 한평생 이웃을 그리스도로 여겨 사랑을 실천하였다. 그는 옳다고 판단한 일에는 불굴의 투지와 인내심과 추진력을 발휘했다. 개인 성화와 완덕을 위한 그의 노력은 영웅적이었다. 그의 정신은 전투에 임하는 군인 정신이었다. 그는 교본에 수록된 준주성범의 말대로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일이라도 성모님의 정신으로 모두 해보려고 하였고, 할 만하다고 여겼기 때문에 할 수 없다는 불평은 결코 하지 않았다.
끝으로, 레지오 마리애의 정신은 고대 로마군단의 정신이다. 교본 부록 4항은 로마군단에 대한 내용인데, 다음과 같이 로마군단의 정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로마군단은 세계 역사상 최고의 전투 부대였다. 그런데 그 무적의 힘을 지니게 된 비결은 바로 병사들의 놀라운 정신력에 있었다. … 로마군단의 정신은 권위에 대한 복종심, 변치 않는 의무감, 장애에 부딪쳤을 때의 인내심, 난관을 이겨내는 지구력, 사소한 의무 하나라도 소홀히 하지 않는 충성심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레지오 마리애도 반드시 이와 같은 굳센 정신을 지녀야 한다(511-512쪽) .
성모 마리아의 영적 군인인 레지오 단원들은 창설자 프랭크 더프처럼 성모님의 정신을 닮아야겠고 고대 로마군단의 군인정신을 본받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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