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흥도 세월 제주도 겨울일기 58. 선택의 딜레마에서 현명해지기, 멋진 동백동산!

[황순재]

햇수로 4년 넘게 거의 하루도 빼놓지 않고 이뇨제 포함 심부전 치료에 주로 처방되는 약물을 먹였으니 약물부작용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시기가 지나고도 깊어지는 때라고 보여집니다. 전반적으로 심부전약물들의 신장건강에 무리를 줄 수 밖에 없는 부작용은 불가피합니다.

오늘은 작정하고 심부전에 주로 처방되는 약물들, 특히 이뇨제와 요산형성 관련성 자료를 많이 찾아보았습니다. 태균이는 지금 영어로 표현하자면 hyperuricemia상태로 혈액 내 높아진 요산들이 급격히 신장에 쌓이는 듯 합니다. 이뇨제와 신장내 요산수치의 관계성은 역시 이뇨제나 심부전약물들이 신장에서 요산배출을 억제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순환기내과 주치의는 심부전이 정상으로 회복되었지만 약물은 그대로 하라고 합니다. 많은 경우에서 그렇겠지만 특정지병이 발병하면 치료를 위해 약물에 상당부분 의존하게 되는데 이 약물이라는 것이 결국 양날의 검이 됩니다. 분명 병치료에 도움도 크지만, 약물로 인해 발생하는 부작용은 생각보다 크게 오기 마련이지만 의사가 책임지지도 알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보니 하나의 지병 개선은 또다른 지병의 시작이기도 합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태균이 신장이 큰 탈이 날 것 같습니다. 이미 신장의 상태가 많이 안좋은 지경으로 갔고, 제주대 병원 의사도 서울대에서 뭐라 말하는지 물을 정도로 안 좋은 모양입니다. 제주대 의사는 신장 기형까지 언급할 정도로 요산이 급격히 생성되는 원인을 의아해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리고 자료를 보아도 심부전 약물들의 부작용이라고 보여집니다.

그 어려운 간질도 이겨냈고 심부전도 이겨냈으니 이제 신장으로 그 목표를 바꾸어가야 하는 싯점입니다. 지금 싯점에서는 심부전 약물을 줄이고 최대한 자연요법으로 하면서 신장에 급격히 축적되는 요산들을 어떻게하든 줄여가야 합니다. 이 요산들로 인해 신장도 망가지고 이번과 같이 떨어져나온 요산들이 요로를 막고있으니 2차적인 증상들도 최소화해야 합니다.

어차피 병원에서 자주 상태체크를 하는 검사들을 정기적으로 하고있으니, 병원 측의 판단을 넘어 저만이 판단할 수 있는 근거들과 조치들이 있어서 다행입니다. 지난 4년넘은 치료경험을 토대로 치명적인 부작용이 예상되는 약물들은 일단 줄여가는 것이 맞아 보입니다. 다음의 정기검진 때 결과가 나타나겠지요. 그 때 다시 작전을 바꾸더라도 지금은 끊어볼랍니다.

오전에 내내 물많이 먹이고 비타민C부터 시작해서 요산배출용 약을 물에 타서 퍼부었더니 오후부터는 좀 낫는지 운동하러 가자고 합니다. 대단한 태균이! 마침 준이 완이까지 덩달아 늦게 기상했으니 우리의 만보행은 시간이 좀 늦어졌습니다. 그 덕분이 보일러 기름도 채우고, 펌프가 고장나 한쪽편 건물에 나오지않던 수도하며 보일러 수리도 하고, 아이고 바쁜 시간이었습니다.

아름다운 동백동산을 걸어보았습니다. 온라인상에 알려준 주소가 차를 댈 수 없는 반대편이라 정문 쪽을 다시 찾아가느라 시간을 더 잡아먹어서 산책시작이 3시를 넘겨버렸습니다.

태균이 발걸음이 제법 빠르고 경쾌하니 돌이 한 두개는 빠져나왔나 싶습니다. 통증에서 벗어난 안도감이 묻어있는 발걸음입니다. 저를 앞서서 걸어가니 다행이다 싶긴한데 그래도 계속 지켜보아야 합니다. 한겨울 1월에도 나무들이 초록색을 잃지 않고 있는 것이 신기합니다.

동백동산을 다 돌려면 대략 5키로를 걸어야 하니 험하게 오르막 내리막은 없어도 산길이라 시간을 길게 잡고 다시한번 와야 되겠습니다. 제주도 특유의 곶자왈을 수놓은 원시림의 풍경들이 그대로 살아있는 멋진 곳입니다. 다시한번 제주도에 감사!

곶자왈이란 화산용암이 땅에 넓게 퍼져 수십만 년간 식물이 살지 못했으나 그 환경을 이겨내고 나무와 풀들이 무성해진 숲을 말합니다. 이런 곶자왈 숲은 제주도 여러군데 있어서 일반적인 산과 숲의 분위기와는 확연히 다릅니다. 빌레가 널린 숲이니 오르막 내리막이 거의 없어 우리가 등산하는데도 딱입니다.

몇 개 숲을 가보았지만 그나마 사람들을 가장 많이 만난 곳이기도 해서 아마 관광객들 사이에 꽤 이름있는 곳인가 봅니다. 아름다운 자연! 아름다운 제주! 6천보에 끝난 행군이었지만 아주 신선했습니다.

[여에]

태균씨 아픔이 멈춰 다행입니다. 돌들이 소변줄기를 따라 다 빠져버린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신장 문제가 깔끔하게 영구적으로 해결되길 바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