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장맛비
개울물도 꽤 불어났을텐데
아직 우당탕탕소리 베갯머리 맡까지 달려들지는 않는다
새벽 5시가 조금 넘어서야 장지문살 창호지가 희미해지기 시작한다
밝아오는구나
조금 더 뒹굴거리다 뜰앞에 나선다
너 참 이 빗줄기 속에서도 도리를 다 하는 것이냐
잠시이기는 하지만 얼굴 한편이 화끈거렸다
저 열정이라니
해당의 붉고 고운 향기는 다르지 않았다
오스트리아 빈에 갔을 때
아주 오래된 카페에 간 적이 있다
커피를 시켰는데 메뉴판을 보니 ㅎㅎ
빈, 그러니까 비엔나에는 비엔나 커피가 없다는,
맥주도 시켜서 맛보다가
그 카페의 명물을 둘러 보는데 지배인이 친절하게도 설명을 해주신다
베르디도 왔었다
누구누구 유명한 예술가들을 이야기 했는데...
사실 내가 최근에 본 영화 생각이 나서
그때 찍은 사진들을 찾아봤다
영화 <에곤쉴레, 욕망이 그린 그림>을 보며
그림을 그리기 위해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다른 사람과 결혼을 하는
그러면서까지 그림을 그리는
열정과 욕망과
예술혼에 대하여
몸을 파는 가난에 대하여
빗줄기가 더 굵어지네
장대 비를 아랑곳하지 않고 탓하지 않고 피어 향기를 날리는
사투와 같은 해당화의 치열한 열기를 보며
나의 현재를 물어본다
나는 과연 그와같이 시를 쓰고 있는가
나 또한 몸을 팔고 저당잡히며 시를 쓰고 있는가
아니 그런 열정까지는 아니더라도
시마에 사로잡힌 영혼까지는 아니더라도
백지 앞에 불면으로 뒤척이던 기억 남아있기는 하는 것이냐
밤을 새워 시를 쓰며 탈진을 하던 몸과 영혼의 지도를 아예 잃어버린 것이냐
화석처럼 점점 굳어가는 것 아니냐
첫댓글 해~당화 피고지는~
동~메에
총각 선~생~님!
편안한 밤 되소서^^~~
엊그제 그곳에 있었는데
커피도 쉴레도 못보고
합스뭐시기 궁정 한 쪽에
빈 공원길만 쳐다보다 왔네요.
엥 쉔부른궁전말이지 보리수나무 길이 인상적인 ^^
@동쪽매화(박남준) 확실히 사람은 배워야혀
그게 보리수였나요. ㅎ
@두진애비(박헌경) 이렇게 꽃이 피는데 아주 향기롭던걸
@두진애비(박헌경) 이렇게 열매를 맺는데 이 보리수 열매를 꿰어
염주나 묵주같은 목걸이를 만든다고
@동쪽매화(박남준) 옙 ! 그나저나 수명이 길어진다는 데,
이게 복인지 저주인지 지도 자꾸만 조급해집니다.
물론 성님한테 비빌 그런정도는 아니지만 ㅋ
애곤쉴레가
그림을 그리든 실례를 하든 내 알 바 아니다.
그저
비에 젖은 붉은 입술만 보면
내 영혼에는 폭우가 쏟아지든디~^^
이청준 '선학동 나그네'와
김동인 '광염 소나타'를
급 소환하게 되는 아침...
젓가락 같은 나무는 설명하는 봉인건가요?^^
찌찌뽕이 아니라 지시봉 ^^
해당화 향기는 지금도 킁킁 맡을 수 있지만
치자꽃은 피었는지? 피었다 저문건 아닐런지
작년에도 치자꽃 피는 시기를 놓쳤는데, 그 향기 삼삼하다 ^^
치자꽃 피었다가 졌어요^^
@박외숙
아직도 치자꽃향기 그윽하다 치자~^^
한양도 치자꽃 안폈죠?
울집 치자양 내년에는 피워줄련지...
악양 치자꽃향 맡으러 다음주쯤 가볼까요?^♡^
@깻잎(이현주) 1층에서 냉해로 부실했던 치자도 건강해졌어요!
@깻잎(이현주) 새잎 내고 튼튼하게 살아있는 치자!^^
@플로라(徐喜淑) 감자 캐서 쪄먹는 사람
좋아 죽겠다 치자^^
우리집은 아직 치자꽃향기 그윽하다네 ^^
해당화와 이인성 사이
그리고 만해 사이
당신은 해당화 피기 전에 오신다고 하였습니다.
봄은 벌써 늦었습니다.
봄이 오기 전에는 어서 오기를 바랐더니,
봄이 오고 보니 너무 일찍 왔나 두려워합니다.
철모르는 아이들은 뒷동산에 해당화가 피었다고,
다투어 말하기로 듣고도 못 들은 체하였더니
야속한 봄바람은 나는 꽃을 불어서
경대 위에 놓입니다 그려.
시름없이 꽃을 주워서 입술을 대고
"너는 언제 피었니?"하고 물었습니다.
꽃은 말도 없이 나의 눈물에 비쳐서
둘도 되고 셋도 됩니다.
*** *** *** **
제겐 해당화는 언제나 이인성이고
만해입니다
이인성의 <해당화>는 향토적 풍경과 함께 조선여인의 애수가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이인성은 해방을 앞두고 1944년 작고한 한용운을 기리는 마음에서 이 작품을 그렸다고 합니다. 작품 제목은 한용운의 시 <해당화>에서 따온 것입니다.
@자미원(송미경)
천재들끼리의 교유가 인상적이네요!
대전 아닌 대구 사람들이긴 하지만
이인성과 이쾌대 2인전을 기획해보는 건 어떨까요?
언젠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이인성 그림 보구 완전 반했었는데 이 그림도 너무 좋아요^^
친절한 설명 고맙습니다
사진은 업어가요 !
여인과 해당화에 끌려 눈을 뗄수가 없네요.
덕분에 이인성작가 찾아보니 국전 수상작인가 가을풍경만 익숙하여 왜 몰랐을까 억울하기까지...
저도 한 장 업어갈랍니다.
찾았어요.
.. 둘도 되고 셋도...
해당화는 왜 피어가지구 여러사람 아프게.ㅠㅠ
시인님글을 보니 빈에
가보고 싶네요.
주말에 후딱 갔다 와야지~~^^
그리고,,,
혹시,,,,
영감을 불어넣어줄 뮤즈가
필요하시다면~~~
주말에 후딱 갔다오는 빈에 무너집니다 ㅠㅠ
후기 남겨주세요
주말에 후딱 갔다오는 빈에 쓰러집니다 ㅠㅠ
후기 부탁드려요
주말에 후딱 갔다오는 빈에 넘어집니다 ㅠㅠ
후기 쓰고계시죠
주말에 후딱 갔다오는 빈에 자빠지려다가
'아 여유있게 잘 사는구나' 생각하며 빙그레~^^
@혜안(成鶴壽) 여유가 눈꼽만큼도 없지만...
마음을 비우며 사는 연습중입니다^^
클림트와 싈레가 함께 영국에
오네요. 11월을 기다렸다가 이 전시회를
보는걸로.. ㅎㅎ
ㄷ ㄷ 주말에 후딱 갔다오는 빈에.. 빈에..ㅋ
@이미란
쓰나미급 염장에 다시 쓰러집니다~ ㅠㅠ
@이미란 클림트는 그렇다치고라도 어떻게 딱 맞춰 쉴레까지... 11월 어느 주말에 영쿡에 잠깐 다녀오고싶으다...ㅠ
몸 팔고 저당 잽히고...
그 때가 존 때제... ^^
산목련 꽃인가봅니다.
향기 은은 나는 듯 합니다~
때론 그야말로
군 말이 사람이 소통하는
길이라는것임을
풀에게서 꽃에게서
보이는 미욱한것들에게서도
얻어 듣지요
쉴레의 노곤한 포즈처럼
장마는 무장해제
시키는군요
오스트리아 빈에서 120년된 레스토랑에 간적있었는데 고기에 여러 음악가들의 흔적을 엿 볼 수 있었는데 저는 그저 아 '신기하다..멋있다 '로 끝났는데..다음에는 다른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을것 같아요~
릴케 사인도 보이네요. 그 카페 언젠가 가봤으면... 비엔나커피 파는 커피숍이 어딘가 남아 있긴 있으려나요, 폼나게 시켜놓고 굳이 티스푼 달라고 우겼던 적이..^^;;
에곤쉴레 영화 볼까말까 안 보고있었는데 봐야겠습니다.
순도 높은 열정을 가진 사람들.. 해당화꽃잎에 자꾸 코 대며 향기에 대한 열망으로 위험해져버렸던 사람에 관한 영화 '향수'가 스쳤었는데. 이 빗속에서도 향기로운 꽃 어떻게 피워내는지 심원재 해당화만 유달리 진한지..
예전에 해당화 준다고 하셨는데 못가는 이내 신세...우야능교...ㅠㅠ
음~
해당화가 바닷가에만 피는 건 아니군요.~^^
깊은 골짜기에서도..
만해님의 시 해당화는 대한의 독립을 은유한? 시인가 보군요 , 용운옹 께서는 무척이나 로맨티스트이셧는지 나라 국가에 관한 시도 저에겐 몽글몽글?야릇한 느낌으로 ^^ , 그림을 직접보고 오래여러번 보면 생각이 달라지겟지만 해당화란 그림은 전부? 토속적 향토적이지만은 않은거 같고 원근표현? 자연풍경배경 , 종교화적인 느낌도, 서구적인거 같고 ,황색 땅색깔이 인상적으로 보임 ,,, 에곤 쉴레? 저 그림은 공허하고 퇴폐??적이고 푸릇한 색과 다른색이 시체의 부패같은것과 살?고있는 살의 에로틱함이 서로 섞인듯한 표현? ^^ , 잘그리는 분들은 스타일이 남다른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