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서예[2903]澤堂先生 海翁亭八景(해옹정팔경)8수
원문=澤堂先生集卷之二 / 詩
해옹정(海翁亭) 팔경(八景)
해문낙조(海門落照)
가물가물 작은 섬 서쪽 바다 저 너머로 / 杳杳小洲西
천리의 이내 낀 물결 일렁이는 황혼빛 / 煙波千里色
먼 돛단배 이따금씩 환하게 비추더니 / 時見遠帆明
조수 밀려오자 어느새 자취 없네 / 潮開忽無跡
선봉제설(禪峯霽雪)
구름 뚫고 높이 솟은 새하얀 자태 / 雲際白崔嵬
새벽 내내 눈 쌓인 서쪽 묏봉우리 / 西峯曉來雪
겨울해 동쪽에서 아직 떠오르기 전 / 寒旭未昇東
오색 비단 흩은 듯 선명한 아침 하늘 / 分明散綵纈
죽경청풍(竹逕淸風)
애처로워라 몇 무더기 푸른 대숲 / 慽慽數叢碧
보일락말락하게 한 가닥 오솔길 열렸어라 / 微微一逕開
죽순 껍질 청소하는 바람에 휜 나뭇가지 / 風枝自掃籜
숨어 사는 사람 위해 맑은 바람 부는 듯 / 似爲幽人來
송고양월(松皐凉月)
학 한 마리 창주를 지나가면서 / 一鶴過滄洲
솔숲에서 맑은 울음 토해 내는데 / 松林唳淸響
숨어 사는 사람 밝은 달빛 찾아서 / 幽人向月明
밟고 가는 그 그림자 이리저리 들쭉날쭉 / 踏遍參差影
하당청우(菏塘聽雨)
그 누가 천객의 구슬 단지 기울여서 / 誰傾泉客珠
구리 선인장(仙人掌) 위에 쏟아 붓는고 / 瀉此銅仙掌
자그마한 연못 옆의 바람 드는 창가에서 / 風軒近小池
가만히 누워 듣는 영롱한 음향 / 臥聽玲瓏響
매오심춘(梅塢尋春)
한 가지 두 가지 피어나는 꽃 / 一枝兩枝發
봄 경치 계속해서 잇따라 돌아오네 / 春光續續回
그윽한 그 향기 누설하지 말지어다 / 幽香莫漏洩
밤이 깊어지면 내가 찾아오리니 / 直待夜深來
전포관어(前浦觀魚)
작은 어망으로는 게와 새우 걸러 내고 / 小網漉蝦蠏
큰 그물로 줍나니 장어며 철갑상어 / 大網遮鱣鰍
사는 집도 포구와 가까운지라 / 家居近浦口
해가 떨어져서야 배를 돌려 오누나 / 日落始回舟
후원수율(後園收栗)
위를 쳐다보면 벌어지는 밤송이들 / 仰看栗房罅
굽어보면 어지러이 쌓인 낙엽들 / 俯迷林葉堆
산속에서 모닥불 쬐고 앉아서 / 山裏擁爐火
광주리 들고 돌아오길 기다리노라 / 坐待携筐回
ⓒ 한국고전번역원 | 이상현 (역) | 1997
海翁亭八景
海門落照
杳杳小洲西。煙波千里色。時見遠帆明。潮開忽無跡。
禪峯霽雪
雲際白崔嵬。西峯曉來雪。寒旭未昇東。分明散綵纈。
竹逕淸風
慽慽數叢碧。微微一逕開。風枝自掃籜。似爲幽人來。
松皐涼月
一鶴過滄洲。松林唳淸響。幽人向月明。踏遍參差影。
荷塘聽雨
誰傾泉客珠。瀉此銅仙掌。風軒近小池。臥聽玲瓏響。
梅塢尋春
一枝兩枝發。春光續續回。幽香莫漏洩。直待夜深來。
前浦觀魚
小網漉蝦蟹。大網遮鱣鰌。家居近浦口。日落始回舟。
後園收栗
仰看栗房罅。俯迷林葉堆。山裏擁爐火。坐待携筐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