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내 자동차 제조사에서 생산하는 차종 중 쿠페, 그 중에서도 정통파 후륜구동 스포츠 쿠페에 해당하는 차종은 없다고 봐도 된다. 하지만 수입차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 유럽이나 일본 등지에서 건너 온 정통 스포츠 쿠페들이 포진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최근 인피니티가 출시한 최신예 스포츠 쿠페 ‘Q60’은 낭만 속 드라이브를 위한 이상적인 동반자 중 하나로 손꼽을 수 있다.
종마의 풍채
인피니티 Q60은 종마에게 어울리는 외양을 지니고 있다. Q60의 외관 디자인은 인피니티가 지난 2009년부터 내놓은 일련의 컨셉트카들과 현행의 Q50, Q30 등에서 나타나는 디자인 요소들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면서도 차체 전반적으로 직선적인 감각을 살려 보다 현대적이고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Q60의 패스트백 쿠페형 차체는 현행 인피니티의 디자인 요소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육감적인 굴곡들로 빚어져 있다. Q60의 보닛과 차체 측면을 둘러싼 육감적인 굴곡은 마치 전력으로 질주하는 경주마의 근육을 연상시킨다. 그러면서도 한 칼에 베어낸 듯 곧게 뻗은 직선의 벨트라인이 차체의 매무새를 깔끔하게 잡아 주고 있다.
전면부는 사람의 눈을 형상화한 헤드램프와 함께 새로운 스타일의 더블 아치 그릴이 돋보인다. 현행 Q50과 Q30과는 달리 직선적인 형상을 취하고 있다. 전방 휀더에는 사선 형태의 에어벤트로 스포티한 분위기를 살리고 있다. 또한 유연하게 흐르는 C필러는 인피니티의 초승달 형상을 적용하여 독특한 멋을 낸다.
종마의 혈통
종마는 혈통부터 다르다. 새로운 인피니티 Q60은 현재 13대 ‘스카이라인(Skyline)’에 해당하는 Q50을 바탕으로 개발되었기 때문이다. 닛산 스카이라인은 1957년, 프린스 자동차의 고성능 세단 ‘스카이라인’으로부터 시작하여 장장 13대를 이어 오고 있는 일본계 고성능차의 대표주자다.
특히 이 스카이라인으로부터 태어난 ‘스카이라인 GT-R’과 ‘닛산 GT-R’은 지금도 닛산의 기술력과 일본 스포츠카를 상징하는 차종 중 하나로 통하고 있다. 게다가 후술할 Q60의 새로운 심장인 VR 엔진의 혈통은 GT-R의 혈통이 섞여 있다. 다시 말해 인피니티 Q60은 뼈대에는 스카이라인의 핏줄이, 심장에는 GT-R의 피가 흐르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종마의 심장
종마에게는 그에 어울리는 강력하고 지칠 줄 모르는 심장이 필요하다. Q60의 육감적인 보닛 아래에는 그동안 싣고 있었던 VQ엔진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V6 엔진이 들어 섰다. 새로운 V6 엔진은 VR30DDTT 엔진으로, 기존 VQ37HHR에 비해 배기량은 3.0리터급으로 축소되었지만 기본적으로 트윈터보차저를 채용함으로써 기존에 비해 한층 강력한 성능을 발휘한다.
이 엔진은 코드명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닛산 최강의 스포츠카인 GT-R의 ‘VR38DETT’ 엔진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엔진에서부터 닛산 최강의 혈통을 부분적으로 나누어 가지고 있는 것이다. 트윈터보로 무장한 VR30DDTT 엔진은 405마력/6,400rpm의 최고출력과 48.4kg.m/1,600~5,200rpm에 달하는 최대토크를 자랑한다. 수치상의 성능만으로도 기존의 VQ37VHR에 비해 최고출력은 72마력, 최대토크는 11.4kg.m이나 상승했다. 과급엔진이지만 신속한 리스폰스를 중시하는 닛산-인피니티의 설계사상으로 더욱 짜릿한 주행 경험을 제공한다.
Q60의 VR30DDTT 엔진은 강력한 성능을 통해 미국 워즈오토(Ward’s Auto)의 ‘2017년도 세계 10대 엔진’ 타이틀을 거머쥐기도 했다. 변속기는 전용의 7단 자동변속기를 사용하며 구동력은 뒷바퀴로 전달된다.
종마의 기교
인피니티 Q60은 진짜배기 종마에 요구되는 기교 또한 충실히 갖추고 있다. 인피니티 Q60은 ‘다이렉트 어댑티브 스티어링(Direct Adaptive Steering, DAS)’ 시스템을 통해 조종된다. 이 시스템은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스티어-바이-와이어(Steer-by-wire)식 조향 시스템으로, 동사의 스포츠 세단 Q50을 통해 선보인 바 있다. 평상시에는 주행 중 노면의 굴곡이나 요철에 의해 일어나는 앞바퀴의 미세한 방향 변화를 전자제어로 보정하여 피로를 줄이고 스포츠 주행에서는 신속한 조타로 스포츠 쿠페에 요구되는 조종 특성을 구현한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조향 시스템을 갖추었다고 해도 그에 걸맞은 든든한 기골이 갖춰지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 인피니티 Q60은 탄탄한 구조강성을 갖춘 Q50의 기골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스포츠 쿠페에 요구되는 민첩한 기동성을 위해 ‘다이나믹 디지털 서스펜션(Dynamic Digital Suspension, DDS)’을 도입했다. 전자식으로 제어되는 다이나믹 디지털 서스펜션은 조향시 차체의 롤을 능동적으로 제어하여 최적의 코너링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한다.
종마의 배려
현대적인 종마라면 차에 탄 사람을 배려할 줄도 알아야 한다. 대시보드 둘레는 Q50의 구성을 대부분 공유한다. 하지만 다른 모든 부분들은 Q60을 위해 완전히 새롭게 설계한 요소들로 채워져 있다. 고급스러운 세미 애닐린 가죽으로 마감된 전용 스포츠 시트와 더불어, 한층 역동적인 감각으로 디자인된 도어패널 등은 고급 스포츠 쿠페에 어울리는 감성품질을 제공한다.
아울러 Q60에는 현재 시장에서 요구되고 있는 각종 선진 안전 장비를 만재하고 있다. Q60에 탑재된 선진안전 장비로는 전방 충돌 예측 경보 시스템, 전방 비상 브레이크 시스템, 그리고 인피니티가 세계에서 최초로 상용화한 바 있는 어라운드 뷰 모니터 등이 있다.
마치며...
올 봄, 낭만 속의 질주를 가능하게 할 진짜배기 종마 인피니티 스포츠 쿠페 Q60은 글로벌시장에서 판매하는 Q60 모델 중 최고급 사양인 ‘Red Sport 400’의 단일 모델로 출시되었다. 국내 판매 가격은 6,970만원(VAT포함)이다.<사진 자료: 인피니티코리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