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이었습니다.
한 밤중에 일을 하고 있었는데(새벽 3-4시), 핸드폰 소리가 들려서 보니,
달랑 아래 사진 하나가 왔드라구요.
스페인 '갈리시아'의 '꾸꼬'가 보냈던 것으로,
바로 그 당시에, 그들의 축제 준비가 거의 끝나가고 있었던가 봅니다.
(현지 저녁 7-8시로, 그들이 막 모일 시간이었던 거지요.)
그러니까 제 추측으론,
그 날이 그들 모임의 누군가의 생일일 텐데, 그 축하(축제)를 꾸꼬네 집에서 열기로 했던가 봅니다.
어떤 때는 근처의 식당이거나 바를 예약해서 하기도 하던데,
거기도 마찬가지로, 그런 공식적인 곳에서 하다 보면, 편리하기야 하겠지만 맘대로 못 놀기 때문에,
느긋하게 오랜 시간을 재미있게 놀기 위해서 꾸꼬네가 장소 제공과 그 서비스 역할을 떠맡았던 것이겠구요,
이제 늙어서 못하겠네! 하면서도, 아델라(꾸꼬 처)가 그 걸 수용했을 터였습니다.
그래서 모든 준비를 끝낸 상태로, 손님들이 도착하기만을 기다리다가,
그 상황에서 꾸꼬가 제 생각이 났던지, 그 사진만을 찍어서 보냈던 거지요.
우선 기본으로 '왕새우'와 '하몬' '빵'이 식탁에 보이고,
남정네들은 '갈리시아' 지방의 특징을 살려, 거기 '따사(taza: 한국의 사발 같은 도자기)'로 '집 비노'를 마시겠고,
여인네들은 '와인잔'을 준비해 놓은 모습인데요,
사람들이 다 오면, 따뜻한 음식들(고기 구운(추라스꼬(churazco))이 나오겠구요...
그래서 저는,
좋겠네! 하면서, 잘들 지내? 나도 잘 있어. 즐거운 시간을 보내길... 하는 간단한 인사를 보냈답니다.
그런데요,
그 다음 날(날이 샌 뒤) 아침 10시 경에, 또 핸드폰 소리가 들려서 보니,
아래 사진이 또 오지 않았겠습니까?
많이들 모여, 일단 잘 먹은 뒤의 모습 사진인데요,
가만히 보니 '게(necora)요리'도 있는 등, 그날의 주 메뉴는 해물이었던 것 같구요.
(어차피 거기도 바닷가니까요.)
제가 아는 그들 멤버 중 두명 정도가 빠진 것 같은데, 그건 나름 개인 사정이 있었을 거구요...
늘 그러듯, 푸지게 먹고 실컷 떠들면서 놀았을 겁니다.
그리고 아마, 거의 틀림없이(?)... 그들은, 제 얘기도 했을 거구요.
근데요, 제가 그 순간에 주목했던 것은,
그 사진이 도착했던 시간이었습니다.
한국 시간으로 아침 10시에 위 사진이 도착했으니, 현지 시각은 새벽 2시라는 것이었거든요?
(한국과 8시간 차이)
그러니까, 꾸꼬는 그 축제가 끝난 뒤(현지 밤 8시- 새벽 한두 시까지), 뒤처리까지 한 다음,
침대로 들어가기 직전에 저에게 이 사진을 보냈을 게 분명해서,
참, 대단한 사람들이야! 하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그들이 그래요.
그렇게 몇 시간을 떠들고 먹고 놀고, 어떤 때는 춤도 추고......
그러고 보니,
아,
저도 문득, 거기가 그립드라구요.
벌써 몇 달짼가요? 작년 10월 11월에 그랬으니, 이제 겨우 4-5 개월이 흘렀을 뿐인데,
벌써 먼 '옛날 일' 같게 여겨지기도 했답니다.
그래서요,
작년에 제가 거기에 있을 때의 사진들 몇 장을 꺼내 보았고,
여기에도 참고로 싣기로 했습니다. (아래)
물론 이 사진들은 다 제가 찍은 거라, 위와는 조금 다르지만요.
(제가 찍은 거라, 저는 없는 사진도 많습니다.)
저에게 스페인은요,
맨, 먹고 노는 것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세월만 잘 가는 나라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