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이회
손 원
송이회는 전국 시도를 대표하는 친목모임이다. 스스로 가입한 모임에 무슨 대표성을 운운하느냐며 비아냥거려도 개의치 않는다. 굳이 따져 본다면 구성원은 전국지역별 1명으로 균등하다. 따라서 회원들은 자신이 사는 지역을 대표하기에 애써 대표성이 있다고 말한다. 송이회는 자신의 지역을 대표한 전국적인 조직임에는 틀림없다. 역할을 내세운다면 회원간 자신이 사는 지역의 멋과 맛을 알리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그것이 지역사랑의 출발점이라고 역설하기도 한다.
송이회는 내가 공직에 있을 때인 2007년도에 구성되었다. 당시 전국 공무원 대상으로 1년간 집합교육 과정이 있었다. 시도별로 10여명이 참가했기에 전체 인원은 180명으로 3개반으로 편성되었다. 우리 도에서는 9명이 참가 했는데 한 반에 3명씩 3개반에 배치되었다. 반 별로는 6개 분임조가 있었다. 나는 경제반 5분임조에 편성되었다. 우리 분임은 13명으로 서울, 부산, 인천, 경기, 수원, 강원, 충남북, 전남북, 경남북, 제주로 각 1명씩 포함되었다.
교육 시 분임조 활동이 많았다. 공동연구과제를 부여 받아 리포트를 내고 발표회도 개최되었는데 우리 분임이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무엇 보다도 분임조별로 실시한 10여일간의 해외연수는 분임조 활동의 꽃이었다. 프랑스, 스페인, 스위스, 이태리의 주요 명소를 탐방하며 찍은 사진을 지금도 간직하며 SNS커버 사진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한여름 빙산의 융프라우 정상에서 컵라면을 먹던 그 때의 기억이 생생하다.
1년간 집합교육을 마치고 임지로 부임하고도 우리는 모임을 수시로 가졌다. 지역별 순회모임으로 자신의 지역에 초청하여 명소탐방과 먹거리 소개 등 물심양면의 지원과 편의를 아끼지 않았다.
12명의 회원 중 다소의 나이 차이가 있기에 해마다 몇 명씩 퇴직을 해 왔고 지금은 1명만 현직에 있을 뿐이다. 거의가 고위직을 역임 할 정도로 성공적인 공직을 마무리 했다. 베이비붐 시대에 태어났기에 배고품을 알고 성실히 일한 보람이다. 무엇보다도 소통이 원활하고 서로를 잘 이해하는 친구로서 모임은 항상 성황리에 개최되고 있다. 유일하게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한 분은 아직 국가기관에 근무하고 있고, 지금은 해외에 나가 있지만 단톡방으로 수시로 소통하고 있기도 하다.
모임이 결성된 지 올 해로 14년째다. 그동안 회원간 유고도 있었다. 한 분은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는가 하면 다른 한 분은 장기간 병상에 누워있다. 오래도록 모임에 전원이 참석했지만 몇 해 전 부터 건강상 문제로 모임에 빠지는 사람도 있어 마음이 무겁다. 매년 한 두 번의 모임을 가져 왔지만 코로나 발생 이후 2년간은 모임을 갖지 못했다. 모두가 모임을 고대하고 있었으나 코로나가 언제 종식될지 알 수 없어 답답해 했다. 다행히도 위드코로나를 시행하게 되어 다음 주에 모이기로 했다.
그간 모임은 없었지만 수시로 SNS를 통해 회원간 어느 정도의 소통은 이뤄지고 있었다. 퇴직 후 제2의 삶을 성실히 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2년간 공백기간을 아쉬워 하던 참에 이번 만남을 손꼽아기다리고 있다.
귀향하여 전원생활을 즐기는 회원도 있다. 그의 집은 설악산 부근이어서 모두의 부러움을 사고있다. 모두의 마음을 간파한 듯 그 친구는 회원모두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하기도 했다. 그의 집에 초대되어 귀한 대접을 받은 기억이 생생하다. 산을 좋아하는 그는 설악산 일대에서 채취한 진귀한 산나물과 버섯으로 푸짐한 상을 차리기도 했고, 설악산 산행을 주선하기도 했다. 먼 거리의 교통이 불편 한 곳이지만 자주 갈 수 없음이 아쉽다.
부산회원은 무더운 여름 더위에 해수욕장으로 초대 하기도 했다. 지역별로는 통영, 목포, 청주, 대전, 인천 등에서 모임을 가져 명실공히 전국모임이다. 그때마다 명소탐방과 친구들의 호의가 있어 즐겁고 유익한 모임이란 자평이 쏟아졌다.
대구에 살고 있는 나는 특히 가볼 만한 명소가 없다는 생각에 아직 초청하지 않아 미안한 마음이다.
현직에 있을 때 나의 임지였던 울진에 초청하여 바다, 계곡 탐방과 송이, 대게식사가 기억에 남는다고 그때의 이야기를 하곤 한다.
지역모임의 메리트가 있지만 때로는 교통여건이 좋은 대전에서 모이는 경우가 많다. 코로나가 오기 전에는 만나서 오찬을 가볍게 하고 오후에는 명소 탐방을 한다. 저녁만찬을 하고 화합의 밤을 보내기도 했다. 다음 주말 모임은 코로나로 인해 조금 위축된 모임이 될 듯 하다. 무엇보다도 그간 회원들의 안부가 궁금하고 근황을 알수 있어 다행이다. 그리운 얼굴들을 볼 수 있다는 설레임은 변함이 없다. 주 초인 오늘 대전까지 열차표를 예매했다.
대부분 배이비부머로 공직에 있었기에 서로를 잘 이해하였고 재직 시에는 행정정보도 공유하여 지역 상생에도 이바지 하기도 했다. 거의 퇴임한 지금은 지역정보와 서로의 샹활정보를 공유하여 노년생활에 도움을 주고 있다. 그래서 송이회는 사는 동안 마음의 안식처로 존속할 것이다. 요즘은 SNS덕분에 실시간 소통도 가능하기에 서로의 근황을 전하고 유용한 정보도 공유한다. 전국에 흩어져 있지만 모임시 출석률도 괜찮은 편이다. 제2의 삶이 정착되면 송이회는 노년을 살아가는데 소금의 역할을 톡톡히 할 걸로 예상된다. 나이들어 전국적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것은 삶의 무대를 넓히는 효과도 있다. 코로나가 숙지면 모임도 자주가져 첫 만남 때의 활력을 되찾기를 바란다. 지역별 명소나 유명축제때 서로 초대를 한다면 활력 넘치는 풍성한 노년의 삶을 지속할 수가 있다. 쉽지 않은 전국 모임의 네트워크로 회원 모두는 폭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고 전국을 여행할 수도 있는 좋은 여건이기도 하다. 그래서 모두는 송이회를 특별히 여기고 있는것 같다. 이번 모임이 반가운 모임이 됨과 아울러 송이회의 앞날에 희망적인 청사진이 마련되기를 기대해 본다.(2021.11. 22.)
첫댓글 좋은 모임을 하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더 깊은 우정과 희망적인 모임이 영원토록 이어지길 기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