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중독과 어린이 건강
한국일보-미국환경청, 납중독과 어린이 건강.pdf
<한국일보(덴버) 2003 년 10 월 29 일자 /이향섭 (US EPA- Region 8)>
이곳 연방 환경청 제 8 지역청에서 근무하다 보니, 모르고 지내던 건강관련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다. 납성분이 해롭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로운지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등에 대해서는 무관심했었다. 어린시절에 다른 마을에서 경운기가 가끔씩 오곤 했는데 우리는 요란한 소리를 내며 돌아가는 기계가 신기해서 경운기 뒤를 졸졸 따라 다니곤 했다. 당시 경운기에서 나던 기름냄새가 그렇게 좋게 느껴졌는데 아마도 그 당시에 납이 든 휘발류를 사용했을 것이란 생각을 하면 아찔하다.
납이 유해 중금속이라는 사실을 모르던 시절에는 여러가지 생활용품에 편리하다는 이유로 납을 사용하였다. 대표적인 예로 페인트, 게솔린, 수도배관시설, 식료품용 켄을 들 수 있다. 페인트에 납 안료를 섞음으로써 착색력과 내구성을 높이고 게솔린에는 녹킹현상을 막는데 납이 사용되었다. 납성분이 유해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생활용품에 대한 납사용을 규제해오고 있지만 오래전에 지어진 집에 칠해진 페인트나 당시에 설치된 수도시설등은 여전히 남아 있어 이에 대한 안전대책이 요구된다.
납에 대한 노출은 특히 6 세이하의 아이들에게 해롭다고 한다. 질병통계 및 예방센터(Centers for Control and Prevention)에 따르면 미국 어린이 22 명중 1 명꼴로 혈중 납농도가 높은 것으로 나와 있다. 아이들이 납성분에 장기적으로 노출될 경우 학습장애, 발육부진, 활동과다, 청력불균형, 심지어는 두뇌손상까지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다행히 조기에 납중독을 발견한다면 납성분에 노출되는 것을 줄이고 의료처치를 함으로써 납중독에 의한 영향을 억제할 수 있다고 한다.
미연방 환경청에서 권유하고 있는 몇가지 납중독 방지 혹은 예방대책에 대해 살펴보자 . 첫째 아이들에게 점검을 받게하라는 것인데 겉으로 보기에 건강해 보이는 아이라도 혈중 납농도가 높을 수 있으므로 테스트해 보아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테스트에 소요되는 시간은 약 10 분, 결과가 나오는데도 일주일이 채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어디에서 점검받을 수 있는지는 주치의나 지역 의료기관에 문의하면 알 수 있다.
둘째, 납성분 페인트의 위험을 알고 대비하라는 것이다. 1960 년 이전에 지어진 대부분의 집들과, 심지어 1978 년까지 지어진 상당수의 집들에 납성분이 든 페인트를 사용했다고 한다. 납성분페인트를 사용했더라도 상태가 좋아서 껍질이 벗겨지거나 먼지가 일지 않는다면 보통 문제되지 않는다. 하지만 어린 아이들은 벽이나 창문틀을 빨거나 씹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작은 조각의 납성분 페인트라도 먹었을 경우에는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째 납성분 페인트가 칠해진 집을 수리하거나 새로 단장할 경우 전문가에게 의뢰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작업중에 먼지가 많이 일고, 오랫동안 집안에 먼지가 남아 가족들을 오염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의심이 갈 경우에는 전문가에게 문의하여 집에 납성분페인트가 사용되었는지 점검해야 한다. 그 다음 전문적인 훈련을 받고 안전한 기술과 장비를 갖춘 사람들에게 의뢰해 수리 혹은 개조를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족들 특히 어린아이나 임산부는 작업이 끝나고 청소가 완료될 때까지 다른 곳에 거주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네째 마시는 물에도 납성분이 들어 있을수 있으므로 주의하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우물물이나 수도물은 납성분을 포함하고 있지 않지만 집안에서 사용된 배관시설에 납성분이 들어있는 장치를 사용했다면 이를 통해 납이 배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수도물에 납성분이 들어 있는지 알아 볼 수 있는 방법은 테스트를 하는 것이 유일하다. 참고로 1986 년과 1988 년에 공공 수도시설과 생활용수 및 비생활용수의 수도배관시설에 납이든 파이프나 땜납, 기타 부속품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제하였다. 수도물의 납성분은 끓인다고 줄어들지 않는다. 한편 샤워를 한다고 몸에 흡수되는 것도 아니다. 수도물은 수도가 낡은 것일 수록, 물이 따뜻할수록, 그리고 산성일수록 납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만일 납성분이 수도물에 들어 있다고 생각되면 마시는 물이나 음식을 만드는 물, 그리고 분유를 탈 때 쓸 물은 찬문을 쓰고, 물을 받기전, 특히 몇시간 동안 사용하지 않다가 물을 받을 경우에는 15 내지 30 초 정도 흘려 보낸후 받으라고 권고하고 있다. 이외에도 납을 취급하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은 집에 들어가기 전에 옷을 갈아 입고
샤워를 해야 하고, 아이들에게 철분과 칼슘을 충분히 섭취하도록 하며, 흙보다는 잔디에서 놀게 하라고 권유한다.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노는 공간에 청결을 유지하고, 놀고난 뒤나 음식을 먹기전 손을 씻는 다거나 하는 청결한 생활 습관을 아이들이 가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아는 것이 병이란 말도 있긴 하지만 알고 대처할 수 있다면 더욱 현명한 일일 것이다. 위의 권고사항들을 실천한다면 아이들과 가족들을 납중독으로부터 보호하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자세한 문의는 http://www.epa.gov/lead 를 방문하거나 전화 1-800-227-8917 로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