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주야, 노 매러 있잖아.. 이곡도 유주의 다른 곡들과 너무도 다른 곡이지만, 사운드베리에서 불렀던 알콜을 생각나게 해.
고혹적인 점에서 복숭아꽃이 생각난다고 말했었지만, 취한 기분에 마음을 맡겨서 천천히 리듬을 타며 고혹적인 매력을 발산하는 점에서 알콜과 노 매러는 비슷한 면이 느껴져.
그런데, 알콜은 고독한 아픔이 아주 커서 빌리 조엘님의 Honesty도 떠오르지만, 노 매러는 취한 상태의 감각이 돋보이는 사이키델릭 록이 생각나더라.
전쟁영화도 너무 좋아해서, 월남전 영화의 대표작 중 하나인 플래툰의 OST를 어릴 적에 카세트 테이프로 주구장창 듣다가, 제퍼슨 에어플레인의 대표곡인 White Rabbit이랑 도어즈의 Hello, I Love You를 통해서 사이키델릭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어.
그렇지만, 노 매러는 취할수록 확신에 차는 느낌이, 정말 의식이 또렷해져서인지, 아니면 취했기때문인지 살짝 긴기민가하게 만드는 점도 굉장히 매력적이고 더 고혹적으로 다가오더라!
그런데, 노 매러는 상대방의 비밀에 상관없이, '어차피 세상은 우리를 갈라놓을 수 없을 테니, 이 관계를 놓지 않겠다'는 곡이잖아.
어차피로 설명되는 사랑이라서, 보통의 사랑과는 반대되는 것 같기도 하지만, 오히려 이런 과감성이 없다면, 사랑을 할 수 없는 경우가 더 많을 것 같아. 어차피라는 말이 그만큼 함께해온 시간을 통해서 상대방을 확신한다는 뜻 같기도 하고!
나는 유주의 확신에 대해서 확신하기 때문에, 노 매러는 취했기 때문에 하는 말이 아니라고 봐. 그래서 사이키델릭하고는 다른 것 같고, 노 매러가 진짜 강렬하게 멋있는 이유로 느껴져.
사이키델릭이 환각적인 경험이 주가 된다면, 노 매러는 의식과 의지가 앞서지만 취한 느낌의 도움을 받는 것 같아. 유주가 노 매러 라이브 클립을 촬영할 때처럼.
알콜을 자작곡이라고 한 것은 유주의 단독 작곡이라는 뜻이고, 사운드베리에서 무려 메인 디쉬의 첫곡이었던데다가, 이 곡을 부르기 전의 유주멘트를 들었을 때 이곡에 대한 애착이 정말 크다고 느꼈어.
알콜을 부를 때 무대장치로 안개같은 효과가 나오면서, 몽환적 분위기로 부른 것도 기막히게 매혹적이었어. 참 아픈 곡이면서도, 새벽 3시에 잠이 아닌 알콜에 취한 흐름에 맡기는 목소리와 안무, 표정에서 유주만의 능숙할 정도로 성숙한 매력에 놀랐었고!
그리고 노 매러는 느린 템포라서 더 강렬했는데, 알콜은 느려서 더 아프더라. 노매러는 너무 고혹적이라서 시간이 정지된 듯한 느낌인데, 알콜도 그런 매력이 있지만 고독하고 힘들어서 시간이 안 가는 느낌이 더 컸어.
이걸 유주가 끝내주게 잘 표현해준 것 같아.
알콜이 다시 나오지 않는 건, 지금은 상황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일까? 유주가 알콜을 다시 부른다면 어떤 느낌일지도 궁금해.
무튼, 알콜도 취한 상태로 천천히 리듬을 타는 게 참 매력적인데, 유주의 Out Of Time 커버 뮤비의 느낌도 생각나더라구.
이 뮤비를 취한 듯한 카메라 워크와 특수 카메라 렌즈로 조명이나 반사된 불빛들이 다이아몬드처럼 별모양으로 빛나는 것과 유주의 블랙수트와 헤메코도 신의 한수였어! 마치 오스카나 골든 글로브 시상식처럼 최고 VIP들이 모이는 자리처럼 술뿐만 아니라, 정말 호강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화사함만으로도 취하게 만드는 느낌이라서, 고혹적이면서도 아픔을 초호화스럽게 우아하고 세련되게 표현한 유주를 중심으로 이곡의 매력을 재해석한 게 너무 멋지고도, 그만큼 아프더라구. 사랑에 성공했다면, 마음이 이렇게 호강했을 턴데, 이젠 깨진 꿈이 되버린 느낌도 들고, 깨진 사랑 앞에서 이런 화사함이 허무하게 느껴져서 더 아프고 우울해지더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