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우는 지난 7일부터 터무니없이 컸던 스로잉 동작을 줄이기 시작했다. 와인드업 뒤 글러브에서 볼을 뺀 후 볼을 뿌리기 위한 손 동작을 예전보다 간결하게 줄였다. 볼이 릴리스될 때까지의 시간도 줄어들었다. 릴리스 때 손이 머리 위에서 수직으로 떨어지도록 스로잉 궤적도 다듬고 있다.
이는 우선 밸런스를 잡아 제구력을 회복하기 위함이다. 또 빠른 스로잉 동작으로 타자에게 볼을 보여주는 시간을 줄여 타이밍을 뺏기 위해서다.
김진우는 올 초 하와이 전지훈련에서 기존 상체 위주의 투구폼에서 상하체 밸런스를 유지하는 투구폼으로 바꿨다. 하체에 중심을 두면서 기존 어깨 위주의 피칭에서 벗어나게 돼 구위와 제구력도 한층 나아졌다. 이는 올 시즌 초 무서운 힘으로 연결됐다.
그러나 김진우는 4월 말 폭력 파문에 휩싸인 뒤 흔들렸고 5월 복귀 이후에도 아직까지 시즌 초의 위력적인 모습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시즌 도중 투구폼 교체라는 응급처치를 내린 이유다.
대부분의 강속구 투수들은 제구력을 위해 폼을 교정하면 제구력은 잡혀도 볼의 구위가 떨어지게 마련이다. 김진우의 투구 폼 수정이 실전에서 제대로 먹힐지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
조계현 투수코치는 “시즌 중 투구폼 수정 문제의 위험성 때문에 고민을 했던 게 사실이지만 진우가 빠르게 받아들이고 있어 다행”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한 뒤 “진우 공은 워낙 빠르고 무게가 있기 때문에 폼을 바꾼다고 구위가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간결한 스로잉 동작으로 투구폼을 바꾼 김진우, 그가 다시 살아난 제구력으로 맥 빠진 기아 마운드의 힘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