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 이한구 위원장이 대대적인 물갈이를 선언하자 앙앙불락 신경전을 벌이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살생부 유포 여론조사 유출 의혹의 중심에 서게 되어 더욱 궁지에 몰렸다. 그러나 그 동안 치고 빠지는 작전을 반복해 온 김무성의 성질을 볼 때 이한구와의 싸움에서 그대로 물러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저변의 예측이었다. 그리고 그런 예측은 그대로 들어맞았는데 그 희생양이 지금 술자리에서 김무성 대표를 공박한 발언이 불법 녹취된 뒤 방송까지 타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친박 실세 윤상현 의원이다. 그로부터 사실을 처음 보도한 채널 A는 물론 종편 방송들과 일부 메이저 신문들까지 고기가 물 만난 듯 가세 일제히 윤 의원을 공격하고 김무성 대표를 피해자인양 편파방송을 하고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본질을 벗어나 크게 호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선 이 사건의 전개과정을 볼 때 어떤 방송에서도 윤상현 의원이 왜 그런 막말을 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은 하나도 없이 거두절미하고 문창극 정윤회 경우와 똑 같이 윤 의원의 막말 부분만 부각시키고 있지만 녹취록을 제보한 장본인에 대한 정보는 전혀 밝히고 있지 않다는 점, 사석 그것도 술자리에서 한 말이 어떤 경로로 녹취가 되고 방송까지 타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도 없다는 점, 그리고 이 사건을 왜곡 보도해서 새누리당 전체가 피해만 보게 됐다는 점에서 동기가 불순하고 음모의 냄새마저 풍기고 있다는 점을 간파할 수 있다. 사실 김무성 대표의 입장에서는 윤상현 의원에게 욕을 먹었다는 사실 하나만도 수치스러운 일이다. 왜냐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서 욕을 먹는다는 것은 인품이나 행실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고 따라서 그런 사실을 알린다는 것 자체가 누워서 침 뱉기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사건을 이슈화한 것은 본인의 체면이나 당의 손실을 무릅쓰고라도 무언가를 얻어야 할 절박감의 발로다.
사실 술자리에서의 실수는 사과 한 번으로 끝날 일이고 김무성 대표도 기분은 나쁘겠지만 웃어넘길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럼에도 김무성 대표는 사과 방문한 윤 의원을 만나고도 안 만난 척 시치미를 떼고 있고 그런 김무성을 추종하는 종편 방송들은 윤상현 의원만 일방적으로 매도하고 있다. 보나마나 녹취록을 이용해 친박을 부도덕한 집단으로 매도하고 나아가서는 새누리당 물갈이 자체를 방해하려는 목적이다. 다시 말해서 이한구 공관위장과 친박 실세들이 조직적으로 살생부 파문과 여론조사 유출로 위기에 몰린 김무성과 친이 집단을 몰아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호도하기 위함이고 공관위장 이한구에 압력을 넣어 컷오프 위기에 몰려 있는 친이 계 의원들과 나태하고 교체 설이 돌고 있는 일부 안일한 중진들을 구제하려는 소기의 목적 때문이다. 그러나 사석에서 한 말을 녹취하고 방송하는 행위가 취중 실수보다 더 큰 죄라는 점을 간과했고 그런 정도의 실수를 이용해 물갈이에 영향을 끼치려는 수작도 큰 오산이다.
이미 불출마까지 선언한데다 칼부림 위협까지 경험한 이한구 위원장이 여론에 휘둘릴 사람도 아니고 국민들 또한 난동으로 일관해 온 국회와 반란이나 획책해 온 새누리당 지도부를 지켜보며 윤상현 의원과 김무성 대표 둘 중 누가 더 나쁜 인간인지를 익히 알고 있다. 때문에 지금은 추이를 지켜보고만 있지만 불법 녹취를 한 장본인과 그런 불순한 내용을 전파한 방송에 대한 수사가 빨리 진행되고 아울러 살생부나 여론조사 유출 사건의 진범까지 밝혀지기를 기다린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책임진 여당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 생긴데다 특히 불법녹취에 관해서는 핵킹 의혹까지 나돌고 있어 자칫하면 국기문란 사건으로까지 확대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지금 당장은 곤욕을 치르고 있지만 수사 결과에 따라서는 반전을 거듭해 선의의 피해자 내지 용기 있는 정치인으로 거듭 날 수도 있는 게 윤상현 의원의 입장이다. 그러나 김무성의 경우는 정반대로 이미 몇 번의 전과에 더해 적전 분열을 초래한 비겁한 장수, 아랫사람의 허물을 덮어주지 못하는 옹졸한 인간으로 전락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김무성에게 치명적인 것은 자신이 여태까지 보인 추태로 민심이 이미 떠나버렸다는 점이다. 5.18 임을 위한 행진곡 문제, 철도 노조 파업 때 보인 이적행위 뜬금없이 주장한 개헌 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근래에 보인 국회법개정안에 의한 반란 모의, 선진화 법 핑계에 의한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해 거기다 실효성 없는 상향식 공천 주장에 의한 현역 살리기, 살생부 파문과 여론조사 유출 혐의로 인한 민심이반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고 그 때문에 국민은 새누리당 물갈이 방해의 축 김무성이 친이 집단이 대량으로 컷오프 될 경우 그들과 동반 탈당을 하기 위한 명분 쌓고 있는 게 아닌지 의심한다. 그러나 친이 집단은 어딜 가도 살아남지 못하고 김무성 또한 마찬가지다. 국민은 이미 김무성이라는 인간이 나라 장래는 조금도 생각 않는 분탕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고 친이 집단 또한 박근혜 대통령 이름 팔아 권력을 누릴 줄만 아는 기생충들이라는 사실을 너무도 잘 안다. 그러니 무소속으로 나가봤자 욕만 배터지게 먹고 전멸할 뿐이다.
그렇다고 더불어 민주당이나 국민의 당이 문을 열고 기다려주나 하면 그것도 아니다. 좌파를 지지하는 국민은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얼치기 김무성과 친이 집단을 반길 리가 만무하다. 그 때문에 김무성과 친이는 나가면 그야말로 시베리아 벌판에 버려진 벌거숭이 집단에 불과하다. 따라서 녹취록 파문을 일으킨 장본인은 더 늦기 전에 국민 앞에 사죄하고 정치판을 영원히 떠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지금은 윤상현 매도로 기염을 토하며 종편 등에 업혀 버티고 있지만 수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어 범인과 동기 목적이 다 밝혀지고 나면 그 때는 국민에게 용서를 구할 기회조차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