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어.. 네 마음은 알겠지만.. 후우.. 그래.. 조금 마음이 진정되면 불러라.... 휴우... 참 네 형... 다시 한국으로 오고 있다...”
“네?”
“한국으로.. 오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그렇게 됐는데.. 식구모두의 장례는.. 한국에서 치러야지..”
“.......”
“나는 오늘 최고다..”
스스로 다짐하는 인물은 흰색과 검은색의 줄무늬 옷을 입었다.. 아니 흰색과 검은색 줄무늬라고 하기에는 그 옷의 의미가 너무 컸다. 유벤투스의 저지...
“후우.. 식구들이 한국에서.. 날 보러 여기 까지 오는데.. 좋은 모습 보여줘야지... 후후.. 그건 그렇구.. 강성우.. 성우 녀석도 왔을까? 꿈인 NBA진출 거의 확정적이라고 됐는데..”
뜻하지 않게 운으로 선발 출장으로 경기에 임하게된 강영은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고아원 식구들 모두를 이탈리아로 불러드렸다.
“수철이도 그렇고... 미진이도 그렇고.. 하아.. 다 보고 싶다.”
잠시 하늘을 쳐다보던 강영은 피식 웃었다.
“하아.. 어쨌든.. 오늘 나는 최고의 플레이를 할거다!!”
-강영.. 선수 슬금 슬금 다가오죠.. 어어.. 슛?
-아아아
철렁
-골!! 골입니다.. 아 30미터 가까운 거리에서.. 다시 한번 터진 중거리슛.. 아 강영 선수.. 성공했습니다.. 강영의 중거리슛 성공입니다.. 환상적인 슛팅.. 오늘 강영 선수의 킥은 예술인데요?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해설자와 아나운서가 강영의 슛을 칭찬했고 유벤투스의 모든 서퍼터즈들도 내 이름을 연호했다.. 그리고 그 토리노의 송감독님 은 씁쓸한 웃음이 지어졌다.
‘하아.. 식구들을 위해.. 오늘은 꼭 이길 겁니다!’
전반이 끝날 때까지도.. 2:1로 지고 있었지만 결코 질 꺼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이봐.. 강.. 급본대.. 한국어라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걸?”
“으응?? 네넵.”
나는 무슨 전화인지도 모르고 전화를 받았다.
“네 강영입니다.”
“사랑 고아원과 관계있으시죠?”
“네? 사랑고아원요? 당연하죠?”
식구들에 대해 이야기가 나오자 나는 왜 그러냐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오늘 그 사랑고아원 식구들의 신원 확인을 해주셔야 겠습니다.”
“네? 무슨 신원 확인요??”
“버스 사고로 그 버스에 타고 있던 식구들 모두.. 사망했습니다...”
“!!!!!”
휘청거리는 강영은 잠시 어리둥절했다.
“하아.. 말도 안돼.. 말도... 아침까지만 해도.. 비행기 탄다고.. 즐겁게 전화하고 있었는데...”
“지금오시겠습니까?”
"가야죠.. 어디죠? 어디에요?“
강영은 주소를 적고는 그대로 리피 감독에게 다가갔다.
“감독님.. 제 식구가 모두.. 사고를 당했습니다.. 더 이상 경기를 뛰지 못하겠습니다.”
“뭐?... 그런일이 있다고?”
“방금 들었습니다...”
“이런...”
믿어지지 않는 일이지만 믿어야 한다..
“이런일이.. 이런일이 생기다니...”
“......”
“우선.. 애도를 표한다.. 하긴.. 그런 상태에서는... 제대로 경기도 안되겠지.. 네말대로.. 네말대로 해주마... 후반전에는.. 널 빼지...”
“감사합니다.. 감독님..”
감독님의 얼굴 표정이 많이 굳어졌지만.. 어쩌겠는가.... 그가 이탈리아에서 축구를 뛰는 가장 큰이유는.. 식구들 때문인 것을... 그는... 그 식구들에게... 가장 멋진 모습을 보여주려했는데.. 도리어 그 식구들이 사고가 나서 모두 죽다니...
시신을 안치하고 같이 한국으로 날아가는 강영의 손에는 술병이 들려있었다.
“아아.. 나 때문에.. 나 때문에.. 크크.. 이제.. 남은 성우는 어찌 보니.. 하나 남은 내동생.. 크윽”
술을 원체 먹어 아픈 몸보다는... 유일하게 남은 고아원 식구이자 자신의 동생이나 마찬가지인 성우를 제대로 못 볼 것 같아 괴로운 강영이었다.
“형?!”
“성우.. 성우야?”
“으허엉.. 형!!”
강영에게 몸을 내던지 성우를 강영은 껴안았다.
“괜찮아? 응?”
“그래.. 너.. 너 팔은 어째서 그렇게 된거냐?”
“으응..”
성우는 자신의 팔을 보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운이 나빴어... 사고지 뭐야...”
“사고라니?”
“아니.. 그.. 그냥 사고..”
“무슨 사고?”
강영은 무언가 성우가 팔을 다친데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며 다그쳐 물었다.
“그 그냥.. 그.. 그것보다.. 원장 아버지랑 어머님은?”
“아.. 그.. 저기... 저기...”
강영은 성우가 원장 아버지와 어머니를 찾자 더 이상 아무런 말도 못했다.
“으흑.. 아버지 어머니..”
비록 친 부모는 아니었지만.. 누구보다도 따듯하게 대해준.. 고아원의 원장과 그 사모님을 성우는 잘따랐기 때문에 강영은 고개를 돌릴 뿐이었다.
“으응? 누구시죠?”
강영에 눈에 들어온 인물은 나이 50대쯤의 인물이었다.
“아아.. 나는 성우 담임이네.”
“아네.. 안녕하세요.”
강영은 가끔 편지에서 성우의 담임 선생님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으음.. 그건 그렇고.. 저 아이가 팔이 저렇게 부러져서 NBA진출이 좌절된 것은 사고가 아니라네..”
“에?”
“음.. 이건 비밀이네만.. 나하고 담임 전까지.. 상당히 싸움을 자주해서.. 그 원한을 산 다른 아이들한테 당한거네..”
“에?? 그런!”
“아.. 이제 다 잊고.. 제대로 농구에 전념하려했는데.. 팔이 저렇게 됐으니..”
“크윽.. 고3이 돼갖고.. 싸움질이나 하다니...”
“아아.. 모른척 해주게.. 상심이 클 거야.. 자네가.. 그 유명한 팀 축구 선수가 됐다고.. 마음을 다잡고.. 열심히 운동했네.. 알잖는가? 성우의 운동신경을? 순식간에.. 농구로 학교에서 제일 잘하더니.. 프로팀 입단.. 그것도 NBA 시카고불스로 가게됐는데.. 팔이 부러졌으니..”
“제길.. 그것도.. 오른팔이 부러졌으니.. 도데체..”
“아.. 그나마 다행이네.. 작년부터.. 양팔 모두를 잘쓴다고.. 왼손도 오른손 못지 않게 잘 사용하네.”
“작년이요?”
강영은 그나마 자신이 작년에 해줬던 충고가 먹혀들어 강성우가 양손잡이인 것이라 생각하며 희미한 미소가 떠올랐다.
“그래.. 작년부터.. 밥먹을 때나 글 쓸때도 다 왼손을 썻지.. 심지어.. 애들이랑 축구할때도 왼발로 슛을 타며.. 자신의 양쪽의 균형을 찾아갔지..”
“그렇군요.. 그래요.. 아직.. 미래가 밝군요..”
다섯달이 지났다... 하지만 그 밝을 줄알았던 미래가 하나도 밝은게 아니었다...
“크윽..”
강영으로서는 한국에 너무 오래 있고 해서 이탈리아로 제대로 가지 못해서 유벤투스에서 계약을 파기했고... 그렇게 믿었던 성우 마저 팔이 붙었다고 해도 다시 시카고로의 진출이 좌절되어 둘은 말그대로 폐인 신세가 되었다.
“후후.. 괜찮냐?”
“네..”
그나마 보상금으로 둘은 하루 하루를 연명하고 있었다.
“크흐.. 꿈은 없는거야.. 꿈은...”
“......”
“너도 그렇고.. 나도.. 식구들이 모두 죽어서.. 살아남은 우리만 이렇게 벌 받는 거라 생각하자...”
“후후.. 형.. 일나가야죠?”
“응?.. 그래..”
둘은 보상금과 함께 막일로 하루 하루 생계를 꾸려나갔다.
“크으. 힘겨운데... 하아.. 힘들다 힘들어..”
한참 일을 하고는 점심시간이 되어 두 형제가 모여 같이 밥을 먹었다.
“꿈이라.. 후후.. 그래도 유벤투스에 있을 때는.. 꿈이 있었는데... 크흐.. 흐흐..”
잠시 그때가 생각난 듯 우는지 웃는지 모를 소리를 내뿜었다.
“후후.. 성우야.. 너는 어쩔꺼냐?”
“글세요.. 모르겠어요... 후후.. 팔이 아직도 아파요.. 완벽하려면.. 얼마나 있어야 하는지..”
“넌.. 일하지 말라니까.. 농구를 해야지...”
“농구라.. 후우.. 재미없어요..”
“뭐?”
“농구를 하려는 가장 큰이유는.. 식구들 때문이에요.. 그런데... 그런데... 그 식구들이 없는데.. 재미 없는거.. 차라리 막일이.. 적성에 맞네요..”
“......”
아무말없이 밥을 먹던 강영은 밥밑에 깔려 있던 신문에 눈이 들어왔다..
“음? 모지??”
무심코 본 신문...
“어.. 어... 어!!”
“응? 형 왜요?”
“.... 마 말도 안돼....”
“??? 왜요 형?? 무슨 일인데요?”
“그.. 그게.. 아.. 하하...하아....”
-“유벤투스에는 어울리지 않는 인물..”-
-“하지만.. 제대로된 팀에 있는다면... 스스로 팀을 빛낼 인물..”-
도데체 얼마전인가... 그와 이야기 했던 때가...
“하아.. 내가 꿈을 꾸고 있을때.. 자신과 같이 꿈을 꾸자는 사람이 있었지...”
“네?”
“하아.. 그래.. 마이클 조단... 조단이 있던 때 시카고 불스 외의 팀이.. 우승할수 있을까?”
“헤에? 조단의 전성기 때요? 글세요... 불가능 할껄요?”
“불가능?”
“네.. 그 당시의 불스는.. 역대 최강이거든요..”
“그럼.. 그 시카고 불스 팀에서... 감독이 없다면?”
“네? 무슨소리에요? 형.. 형도 축구를 해서 알지만.. 구기 종목에서 감독이 없다는 것은.. 말이 안돼요.. 아무리 불스라도 감독이 없다면 우승하지 못할껄요?”
“그럼... 불스 외의 팀에서.. 감독이 없다면?”
“에?”
“나는.. 나는... 그런 상태에서 우승을 일궈넨 것을 봤어!”
“네?”
“가자.. 어쩌면.. 아직 꿈이 보일지도 모르겠다.”
그가 간 자리에는 남기고간 밥과 그 밑에 깔린 신문만이 있었다.
~세리에 리그 순위 소식
토리노 현재 리그 1위.. 한국의 송감독이 테러 위협으로 사퇴후 로베르트 바지오를 중심으로 뭉친 토리노는 사상 초유에 감독이 없이 시즌을 이끄는 팀이 되었다. 하지만 바지오 특유의 카리스마와 선수단의 끈끈한 조직력으로 리그 1위를 고수하고 있다.
밀란 현재 리그 2위.. 강력한 공격진과 함께 수비 미들진 하나 꿀릴때 없는 밀란은 승점 2점차로 리그 2위를 달리며.......
첫댓글 앞으로의 내용이 어떻게 될지 흥미진진 해요. 빨리 올려주세요^^
오오~~2부가 올라왔네요...담편도 얼른 올라왔으믄...ㅎ
오 마이갓.. 소설로 하셔도 될듯... 너무 멋있어요...ㅠ.ㅠ
이번 2부는.. 감독의 입장이 아니라 선수의 입장에서 내용이 전개 될 예정입니다.. ^^:;
주인공이 강영으로 바뀐건가.. 설마 토리노 감독자리에 강영이..
ㅋㅋㅋ 더더욱 기대 된다는....
오우!! 강영!! 역시 뭐가 있던가 했더니!!
설마 동생은 포텐 198의 유망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