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무엇일까?
깊게 생각할 것 없다.
하루에 한 끼만 먹으면 된다.
그러면 어떤 반찬이 나오더라도 맛있게 밥을 먹을 수 있을 것이다.
입맛이 없거나 소화력이 약한 사람들은 도전해볼 만하다.
사실 꼬박꼬박 하루에 세 끼를 먹지 못했던 시절에는 밥맛 없다는 말을 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반찬이 없어도 밥 그 자체로서도 단맛이 났다.
이 원리를 일평생 실천하면서 살았던 인물이 있다.
독일의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가 그런 인물이었다.
그는 저녁에는 금식을 했고 아침에는 차 두 잔에 담배 한 대로 끝냈다.
그에게 식사는 오직 점심시간이었다.
낮 12시 45분에 하인이 수프가 준비되었다고 하면 식탁에 가서 식사를 했다.
하루에 한 끼 식사였으니까 메뉴도 푸짐하였다.
그렇다고 해서 칸트가 한 끼 식사를 세 끼 분량만큼 먹은 것은 아니었다.
너무 많이 먹으면 맛이 있다가도 거북해지기 때문이다.
밥 먹는 것 하나만 가지고도 칸트는 매우 철저한 원칙을 지켰다.
밥 먹는 시간, 메뉴, 음식의 양도 일정했다.
이렇게 하면 음식을 준비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굉장히 편했을 것이다.
밥을 먹는 칸트 본인 입장에서도 언제 무엇을 먹을지 예측이 가능했으니까 편했을 것이다.
밥 먹는 시간이 되면 몸도 알아서 미리 준비했을 것이다.
오장육부 장기들이 서로 “밥 들어올 시간이다.
준비해!”라며 서로 연락을 했을 것이다.
두 끼를 굶고서 맛보는 음식이니 얼마나 맛있었을까?
시장이 반찬이라니까 뭘 먹어도 맛있었겠고 탈이 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칸트가 이렇게 철저한 식습관을 유지한 이유가 있다면 그의 몸이 건강 체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는 당시 독일 사람들에 비하면 왜소한 체형이었고 등은 굽었으며 눈 시력도 좋지 못했다.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셨기에 동생들을 챙기며 살아가려면 무엇보다 건강을 잘 유지해야 했다.
칸트의 일상은 시계추처럼 정확했다고 한다.
아침 5시에 일어나서 2시간 동안 공부하고 또 2시간 동안 학교에 가서 가르치고 집에 와서 점심을 먹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오후 3시 30분이면 산책을 했다.
그것도 매일 걷는 산책로를 8번 지나가는 루틴으로 걸었다.
오죽했으면 칸트가 걸었던 그 길을 사람들이 ‘철학자의 길’이라고 이름을 붙일 정도였다.
칸트가 또각또각 지팡이를 짚고 지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자기 집안의 시계를 맞출 정도였다는 우스운 얘기도 전해진다.
칸트가 산책 시간을 놓친 경우가 2번 있다고 하는데 한 번은 장 자크 루소의 <에밀>을 읽다가 놓쳤고, 한 번은 프랑스혁명에 대한 신문기사를 읽다가 놓쳤다고 한다.
대 철학자 칸트의 일상을 깨뜨릴 정도였으니 프랑스혁명이 당시에 유럽 사회에 끼친 영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루소의 <에밀>은 지성인이라면 반드시 일어야 할 책이고.
칸트는 누가 보더라도 약한 사람이었다.
그건 바꿀 수 없는 사실이었다.
조금만 힘을 쓰면 몸이 힘들어졌다.
그래서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심신의 충격을 최소한으로 줄이려고 노력했다.
그랬기 때문에 당시 독일 사람들의 평균 수명보다 근 2배나 많은 80세까지 살았다.
체력이 약한 사람으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엄청난 분량의 글을 썼다.
그만큼 사색을 많이 하기도 했다.
아마 칸트가 건강 체질로 태어났다면 이러지 못했을 것이다.
대단한 철학자라며 여기서도 오라고 하고 저기서도 오라고 하면 여기저기 다니느라 에너지를 다 소비했을지도 모른다.
몸이 약했고 체력이 약했기 때문에 생각이 강해졌고 학문이 강해진 것이다.
약했기 때문에 자신의 삶을 철저히 관리할 수밖에 없었다.
약했기 때문에 평생 고향을 떠나지 못했지만 약했기 때문에 사상의 날개를 펴고 훨훨 날아오를 수 있었던 것이다.
약한 것 때문에 강해진 것이다.
(모셔온 글 공유합니다.)
첫댓글 한국인들은 하루 세끼는 먹어야지요 하하하
언제나 향기로운 좋은 글 주셔서 잘보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