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항암치료를 해야 할까요?
“선생님…
그런데,
저는 언제까지 항암치료를 해야하나요”
외래에서는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특히 고식적 항암치료 (palliative chemotherapy)를 받는 경우에 이런 질문을 받곤한다. 수술후 재발방지 목적으로 하는 보조항암치료(adjuvant chemotherapy)나, 수술전 선행항암치료 (neoadjuvant chemotherapy)나 완치 목적의 항암치료 (curative chemotherapy)는 횟수를 정해 놓고 한다. 4차면 4차 , 6차면 6차 이렇게 정해진 횟수대로 하고 끝낸다.
항암치료이지만 끝이 정해져있는 항암치료이다. 하지만 고식적 항암치료는 다르다. 완치를 목표로 하지 않고, 증상 완화와 삶의 질 유지, 그리고 생명 연장이 목적이기 때문에 “몇 번까지만 한다”는 기준이 따로 없다. 상황에 따라 다르고, 환자마다 다 다르다.
“지금 효과도 좋고 부작용도 별로 없어서 항암치료는 계속 하려는데요. 저도 언제까지 할지는 잘 모르겠는데, 오래하면 할수록 좋겠지요.”
“오래하면 좋은 거라고요?”
항암치료를 오래 하면 오래 할수록 좋은 걸까?
항암치료를 오래 하면 좋겠다는 말을 하면 환자분들은 대부분 놀란다. 항암치료가 힘들어서, 또는 지겨워서, 여러 이유로 항암치료를 더 하기 싫어서 언제까지 해야하냐고 물어보는 것인데, 의사가 오래하면 좋은 거라는 대답을 하면, 환자분들은 당황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관점을 좀 달리해서 볼 필요가 있다.
폐암에서 사용하는 알림타(Alimta, pemetrexed)라는 약이 있다. 알림타는 부작용이 거의 없고, 머리카락이 빠지지도 않으며, 백혈구 수치도 잘 떨어지지 않는 항암제입니다. 그래서 우리 병원의 어떤 환자분이 100회 이상, 아산병원에서는 120회까지 투여한 환자가 있다. 내 환자분 중에서도 7년간 알림타로 폐암치료를 해나간 분이 있었다. 안타깝게도 그 분은 폐암 때문이 아니라 연세가 들어 치매로 세상을 떠나셨을 정도였다.
유방암에서 쓰이는 허셉틴(Herceptin) 이라는 약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20년째 허셉틴을 맞고 있는 분들이 있다. 내 환자분 중에서는 폐암 표적치료제인 이레사(Iressa)를 13년째 복용하는 분이 있다. 우리나라 이레사 최고 기록은 22년째 드시는 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내 환자분 중에서도 면역관문억제제도 10년 이상 사용하는 환자분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분들은 10년간 2주마다 또는 3주 마다 하루도 빠짐 없이 성실하게 와서 주사를 맞고 가시면서, 생업도 하고 본인의 일상도 꾸리고 자기 관리도 무척 성실하게 잘 하신다. 10년간 변함없이 치료 받는 모습을 보면 존경스러울 정도이다)
그렇다면 왜 끊지 않을까?
항암약이 잘 듣고, 부작용이 없으면 의사 입장에서는 지금 약을 계속 유지하게 된다. 게다가 다른 문제도 있다. 항암제를 쓰다가 “잠시 쉬어볼까?” 하고 중단했는데 암이 다시 커지면, 그 약을 다시는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고가 항암약에 대한 보험 급여 기준이 점점 더 까다로워지고 있고, 이미 썼던 약을 재투여 하게 되면 보험 급여를 안해주고, 아예 사용 자체를 못하게 막아 놓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의사 입장에서도 “효과가 있는 동안은 끊지 말자”는 쪽으로 기울 수밖에 없다.
물론 시스플라틴이나 카보플라틴, 아드리아마이신 같은 누적 부작용이 있는 약은 4회~6회 정도만 하고 항암휴약기를 갖는 그런 약도 있다. 약마다 조금씩 다 다르다.
항암치료를 언제까지 해야 하는가 – 일반적인 원칙
결국 고식적 항암치료에서 언제까지 할지는 환자의 상태와 치료 반응, 삶의 질, 본인 의지에 따라 달라진다. 일반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기준이 있다.
· 계속할 수 있는 경우
o 암이 줄어들거나 더 이상 커지지 않고 유지되는 경우
o 부작용이 크지 않고,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경우
· 중단을 고려해야 하는 경우
o 항암치료에도 불구하고 암이 진행하는 경우 (disease progression)
o 부작용이 심해 삶의 질이 떨어지는 경우
o 전신상태(ECOG performance status)가 2~3 이상으로 나빠진 경우
o 치료의 이득보다 부작용이 커졌다고 판단되는 경우
o 환자나 가족이 치료 중단을 원할 때
o 항암제 가격이 너무 비싸서 이제는 감당하기 어려워지는 경우
더 이상 쓸 수 있는 항암약이 없는 경우, 또는 완화의료로 넘어가는 경우
가장 어려운 순간은 환자가 더 이상 쓸 수 있는 항암제가 없거나 완화의료로 넘어가는경우이다. 보호자들은 종종 “왜 항암치료를 안 해 주느냐, 이대로 죽으란 이야기냐, 의사가 무슨 권리로 희망을 꺾느냐”라고 호소하곤 한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이런 요구가 더 늘어난 것 같다. 사회적 신뢰가 약해지고, 서로를 불신하게 되고, 유튜브 같은 채널을 통해 잘못된 정보가 퍼지면서 보호자들의 기대는 높아지는데, 비전문가 전문가의 권유를 받아들이기 보다 비전문가 스스로의 판단으로 행동하려는 경우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여러 연구와 가이드라인은 분명하다. 사망 직전 1~3개월 내의 항암치료는 효과가 거의 없고, 오히려 고통과 비용만 늘린다는 것입니다.
# ASCO (미국임상종양학회) 권고:
o ECOG 3 이상으로 상태가 나쁜 환자, 이전 치료에 효과가 없었던 환자에게는 항암치료를 하지 말라.
o 임종이 다가오는 환자에게는 항암치료 대신 완화의료(palliative care)를 권장.
# ESMO (유럽종양내과학회) 권고:
o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이득(clinical benefit expected)이 있을 때만 항암치료를 하라.
o 임종 3개월 전부터는 적극적 항암보다는 완화의료로 전환할 것을 권고.
o 진행성 고형암 환자라면 진단 초기부터 완화의료팀과 함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무리하며
고식적 항암치료는 “언제까지”라는 명확한 답이 있는 치료가 아니다. 효과가 있고, 부작용을 견딜 수 있다면, 환자의 삶이 유지된다면 계속할 수 있다. 하지만 암이 더 이상 반응하지 않거나, 항암제의 부작용이 항암제의 이득보다 클 때에는 멈추게 된다. 우리네 인생처럼 항암치료는 끝을 알 수 없는 긴 여정이지만, 그 길의 주인공은 결국 환자 자신이다. 의사와 가족은 그 옆에서 돕고 조언할 뿐이다. 그런 면에서는 “얼마나 오래 치료했는가”가 아니라, “그 시간 동안 얼마나 나답게 살았는가”가 더 중요한 문제 아닌가 싶다.
출처: https://blog.naver.com/bhumsuk
진료실에서 못다한 항암치료 이야기 : 네이버 블로그
암과 항암치료에 대한 정보, 암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나누는 곳입니다. 매주 토요일마다 발행됩니다
blog.naver.com
NOTE:
현대의학적 표준치료를 받다가 주치의 선생님이 항암 치료 중단을 하자고 언급하는 상황이 있습니다, 상기 내용 처럼 항암 치료의 득과 실을 따져보고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하여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의사의 판단을 존중하고 호스피스 병동으로 전원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항암 치료 중단에 관하여 강력하게 항의를 하거나 부정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경우도 있다,
만약에 이러한 상황이 될 경우 두 가지 방향을 고려해보았으면 하는 생각 입니다, 첫째는 의사의 말대로 호스피스 병동으로 전원을 하여 남은 시간을 잘 마무리 할 수 있도록 하는 선택 입니다, 두번째는 아직 먹고 걸을 수 있는 상황이라면 차선책을 강구해 보는 것도 의논해 보시기 바랍니다, 물론 어떠한 결과가 나올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뭔가 아쉬움이 남거나 최선의 다하여 할수 있는 것은 다 시도해보고자 하는 경우 입니다,
그러나, 막연하게 민간요법이나 전설따라 삼천리 같은 방법은 절대로 시도해서는 안 됩니다, 간혹 환자와 보호자가 귀가 얇아서 주변에서 특효약이나 비법이라도 현혹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한 것에 현혹되지 않아야 합니다,
그리고, 통합의학적 치료 경험이 많은 의사 선생님을 만나 아직 표준치료 영역으로 활용하지 않지만 보완적 치료나 보조적 치료들이 아직 남아 있으니 그러한 부분들을 적극 활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단점은 이러한 치료들은 비보험 항목이기 때문에 실손보험이 없는 환자는 경제적 부담이 매우 크다는 것을 염두하여야 합니다, 더불어 자연치유 부분도 보다 적극적으로 병행하면서 최선의 노력을 해보았으면 하고 혹여나 나중에 어떠한 결과가 나오더라도 후회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며 가족과 의논하여 보시기 바랍니다,
힐링어드바이저 김동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