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못난 꽃에게는 평화가 있다!
누가 꺾어가지도 파가지도 않으니까?~
십 년 전쯤이었다. 동네 공원에서 내가 형님같이 모시는 법조 선배를 만났었다. 당시 그는 지금의 내 나이인 칠십대 중반이었다. 그는 육십 대 중반이 되자 단호하게 변호사 사무실을 접고 백수생활로 들어갔다.
“요즈음은 어떻게 소일하고 계십니까?”
내가 물었다.
“요즈음 내 생활은 산책을 하고 논어에서 공자의 뜻을 살펴보고 있어. 라즈니쉬의 노자 해석도 읽고 있지. 기억력을 잃지 않으려고 누우면 신라까지는 안 되고 조선의 왕들을 암기해 보기도 해. 집에 있으면 창문으로 공원의 숲이 보여. 참 좋은 동네야. 깊은 산중에 있는 것 같아.”
나는 그에게서 노년의 유유자적한 삶을 배웠다.
“또래의 다른 친구 분들은 어떻게 살고 있습니까?”
그 선배 또래의 삶이 나의 미래다.
“대학 동기중 10%만 서울에 살아. 나머지는 지방에 가서 살지. 회사 사장이나 임원을 했던 친구들도 퇴직한지 오래 되니까 이제 아파트를 역모기지해서 그 돈으로 살고 있어. 연금을 받는 친구들도 있는데, 그 돈으로 살기가 빡빡하지.”
늙으면 가난이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것 같다.
“살아보시니까 여러 사람들의 삶의 굴곡도 많이 보셨죠?”
그는 한때 권력의 실세이기도 했다.
“봤지. 대통령 비서실장을 한 친구는 검사 시절부터 행운이 따랐어. 장관도 해보고 비서실장을 하면서 대통령의 권력 맛도 봤지.
그런데 행운 뒤에는 불행이 따라 붙는 것 같아. 교통사고로 아들을 잃고 직권남용으로 감옥에 갔다가 나왔는데 지금 부인이 아프다고 그래. 병원에서 간병을 하고 있더라고. 운이란 롤러코스터처럼 올라가고 내려가고 그러는 것 같아.
법원장을 하던 친구가 있는데 얼마 전에 죽었어. 한번 들어볼래?”
“어땠기래요?”
“대학 때 워낙 가난했어, 검게 물들인 미군 군복을 입고 졸업 때까지 버텼지, 고시에 합격해서 판사가 되고 법원장까지 했어.
변호사로 나와서 거액의 성공보수를 받는 어촌계 사건을 맡았지. 성공하면 반반 먹기로 했대. 일심이심에서 승소하고 약속대로 성공보수를 받았지.
인생 돈 걱정이 없어진 거야. 그런데 대법원에서 판결이 뒤집어졌어, 어민들이 몰려와 돈을 돌려달라고 행패를 부렸어. 어떻게 된 건지 다시 가난해져서 반지하방 생활을 하다가 죽었어.”
하나님은, 파는 물건에 원 플러스 원이 있듯이, 그렇게 사람에게 복을 주지는 않는 것 같았다.
그가 덧붙였다.
“사람 운이란 모르는 거야. 늙어서 뒤늦게 부자가 된 친구도 있으니까. 한 친구는 여행을 하면서 노르웨이 북쪽을 돌아다녔는데 사슴뿔을 울타리 버팀목으로 죽 꽂아놓은 게 보이더라는 거야. 그게 다 녹용이잖아? 그걸 수입해서 부자가 된 거지. 요즈음 턱시도 입고 주위에 밥도 잘 사더라고.”
“이제 남은 시간을 어떻게 살았으면 좋을까요?”
내가 선배에게 물어 보았다.
“성경의 욥기에 보면 주시는 분도 하나님이고 가져가시는 분도 하나님이잖아?
모든 게 섭리인 것 같아, 가지고 있는 것에 만족하고 감사하며 사는 거지 뭐. 꽃도 잘난 꽃보다 못난 꽃에 평화가 있어. 누가 꺾어가지도 파가지도 않으니까. 아니면 아예 꽃을 하지 말고 잎이어도 돼.
얼마 전 필리핀 처남 집에 갔다가 거기 사는 필리핀 사람들 모습을 봤어. 없어도 내일 걱정을 하지 않고 행복하게 살더라고. 한 달에 몇 십만 원을 가지고도 만족하면서.”
기차가 역에 가까워지면 속도를 줄이듯 그 선배도 욕망에 끌려 다니지 않고 적절하게 인생의 브레이크를 밟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때늦게 깨달음처럼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곤 한다. 이제는 활자가 아니라 경험과 지혜로 사물의 흐름을 이해해야 할 때가 아닐까.
나의 글빵 제과점을 찾는 분 중에 고통을 호소하는 분들이 있다. 다른 사람들은 가졌는데 그만 가지지 못한 것 같이 느끼는 것 같다. 부족한 자신을 탓하면서 가지려 애쓰지만 상황이 역부족이라 고통이 심하다는 것 같다.
나도 그랬다.
그러나 이제는 안다. 남들의 겉옷만 보고 그들이 행복한 걸로 착각했음을~~ 그리고 삶에 대한 기준, 행복에 대한 기준을, 내가 선택해야 하는 것을 몰랐던 것을!..
엄상익 face book에서..
오늘도 사랑하는 하루되세요~!!♡♡♡
https://youtube.com/shorts/a8XiKOMr17k?si=Yg2eu-yPGYM9PrmT
-지인이 보내준 톡에서-
살랑거리는 바람
가을 내음 실어 왔다
새벽에 일어났다 다시 잠들었는데 눈을 뜨니 세시가 넘었다
이 닦고 또 자려다 일어나기로
일기 마무리해 톡을 보내고 나니 여섯시가 갓 넘었다
창문을 여니 공기가 넘 서늘
아이구 하루 아침에 긴팔 옷이 필요
집사람이 잠든 것 같아 깨우지 않으려고 조용히 밖으로
작업복으로 갈아 입는데 좀 서늘해 팔에 토시를 꼈다
망치와 끈을 가지고 아래 밭으로
처진 그물망을 팽팽하게 당겨 그늘이 지게 만들어 주어야겠다
지주를 다시 박고 노끈과 타이로 그물망을 당겨 묶어 팽팽하게 당겼다
별장집 사모님이 고추대 뽑고 배추모를 심는다고 내려가면서 그 자리에 어떤 살충제를 하냐고
붕사와 토양 살충제를 뿌린다기에 적당한 양을 뿌리도록 가르쳐 주고 지금 어릴 땐 가루약을 뿌리는게 좋다고 하니 그 약을 찾아 보겠다고 한다
약을 가져 와 이게 가루 약이냐고 묻는다
그건 제초제라며 하얀 가루약이라니 그게 없단다
내가 가져다 드리겠다고 하니 그럼 이 제초제가 하나 더 있으니 쓰시란다
놔두고 쓰시라해도 서로 바꾸어 쓰자며 기어코 준다
그래 서로 나누어 쓰는 것도 좋겠다며 그 제초제를 받았다
하얀 가루약을 가지고 내려가니 문사장 해피가 길에 있더니 우리 웅이를 보고 마구 달려들어 물어 버린다
녀석 어릴적엔 웅이에게 쫓겨 다녔는데 덩치가 완전히 커지니 해볼만한가?
큰 진돗개라 덩치론 웅이가 게임이 안된다
그대로 발로 밟아 눌러 죽이려 하기에 매를 들고 쫓았더니 슬슬 눈치보며 피한다
예전엔 매만 들면 멀리 달아났는데 덩치 커지니 그게 아닌가 보다
서로 으르렁거리며 싸우려는 걸 겨우 말렸다
이거 내가 없을 때 싸우면 웅이가 물려 죽을 것 같다
이 녀석이 내가 교통사고 나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우리집 행운이를 물어 죽였다
아마 그 뒤로 작은 개에게 용기 생겨 웅이를 죽일 듯 무는 것같다
잘못하면 웅이도 해피에게 물려죽을 것 같은데...
문사장에게 묶어 기르라해야겠다
별장집 사모님에게 하얀가루 살충제를 가져다 드리며 뿌리는 방법을 가르쳐 드렸다
그대로 해보겠단다
며칠전에 심었던 얼갈이 다발무 알타리 무씨등이 나질 않고 풀만 무성
제초제를 타 와 그 두둑에 뿌렸다
풀이 죽고 나면 씨를 새로 사다 심어야겠다
묵은 씨는 잘 나지 않으니 모두 버려야할까보다
예초기로 마당 아래 꽃밭의 풀을 베었다
꽃나무 있는 곳은 주변을 미리 베고 난 뒤 예초길 마구 휘둘렀다
퍽소리가 나길래 보니 수박이 베어졌다
여기에 심은 수박을 그만 따지 못해 예초기로 베어 버렸다
잠시 후 또 퍽
아이구 진즉 살펴 볼 것을
아까운 수박을 두 개나 베었다
고추밭 옆 풀도 베었다
고랑의 풀을 베려다 이건 나중에
아침에 넘 힘들게 일했다
닭장에 짬밥과 싸래기를 주었다
물그릇을 채워 준 지 일주일도 안되었는데 그릇에 물이 별로
동물 숫자가 많다보니 물도 많이 마신다
모터를 틀어 물그릇을 채워 주었다
이것저것 하고 올라오니 아홉시가 다 돼간다
집사람이 아침을 차려 놓아 한술
어제 안여사가 해다 준 카레에 비벼 먹으니 맛있다
반찬을 만들어다 준 안여사가 참 고맙다
집사람이 고맙다고 전화
맛있게 드셨다니 자기가 더 고맙단다
다음에 우리가 밥 한번 사겠다고
동생 전화
내일 작은 형님네와 고추따러 오겠다고
탄저병이 더 심하게 번지기 전에 따가면 좋겠지
고추대도 뽑아 주겠단다
그럼 더 고맙지
다른 약속 없으면 점심 같이 하자며 소 내장탕을 먹자고
그러자고 했다
전사장에게 전화
다음주 토요일 아침 일찍 백양사 휴게소에 데려다 주고 오후 늦게 데리러 올 수 있냐니 전화만 하시란다
그렇게 해준다면 고맙겠다
백양사 휴게소에서 버스 타는 문제는 해결되었다
노교장이 11시 경 집에 오겠다고 문자
집사람이 얼른 백양한의원에 가서 치료받고 오잔다
백양한의원에 가니 10시가 다 돼간다
물리치료와 침을 맞고 나니 11시10분 전
다른 치료는 못하겠다며 바로 집으로
집에 오는데 아산아짐이 무른 고추 땄다며 준다
항상 생각해주는 아짐이 고맙다
집에 오니 노교장네도 바로 왔다
우리 집에 처음 온다
같이 근무할 때 자길 잘 이끌어 주어 이번에 교장 발령까지 받을 수 있었다며 찾아와 준 노교장이 고맙고 감사하다
스스로의 노력으로 일군 성과를 나에게도 나누어주니 그 아니 고마운가
노교장 부군은 작년에 명퇴했다는데 이야기 나누다 보니 내 고등 후배
중등에 있던 내 친구들과도 같이 근무했다니 더 반갑다
이 넓은 집을 어떻게 가꾸냐며 자긴 생각도 못하겠다고
직접 살면 누구든 할 수 있다고
효천에 시골집이 있다기에 그걸 팔지 말고 퇴직해서 살면 좋다고
난 아파트보다 단독주택을 더 선호한다
단독주택이 사람냄새가 더 나는 것같다
지난 이런저런 이야기
나 혼자서 추억을 곱씹은지 모르겠다
그래도 그때의 내 모습을 떠오르게 해주는 말이 고맙기도
점심 식사하러 가면서 마땅히 줄게 없어 달걀 한줄만
집사람은 시골이라며 양파 몇 개
이런거라도 나눌 수 있는게 시골 아니냐고
김가네 가서 갈빗살
부탁했더니 좋은 소고기로 준비를 해 주었다
옛 이야기 나누며 난 막걸리를 두병이나
보통 한병이 정량인데 오버를 했지만 크게 취하지 않는 건 좋은 사람과 만남 때문이리라
퇴직후 삶도 생각해 보라며 파크볼을 적극 권장했다
부부가 같이 할 수 있는 운동 중 이만한 운동도 드물 것같다
오랜만에 이야기 보따리 맘껏 풀었다
어쩜 주책도 바가지
젊었을 적 같으면 이러진 않았을 건데...
좋은 사람 만나면 왜 이리 보따릴 마구 풀어내는지
르몽드 정원 가서 차까지 한잔 마셨다
다음에 이곳 오면 이젠 내가 사겠다고
오늘은 노교장네를 만나 넘 기분좋게 먹고 마셨다
즐겁게 하루를 보내게 해준 노교장이 고맙다
집에 오니 아산 서울 아짐이 올라오셨다
서울아짐이 집사람 사고났다는데 한번도 드려다 보지 못했다며 일부러 찾아 왔다
고마운 마음이다
난 술한잔 마셔 비몽사몽
잠한숨 자고 일어나니 다섯시가 다 돼간다
아이구 꽤나 잤는데 아직도 술이 깨질 않는다
어쩔 수 없이 집사람에게 운전해 달라고해서 짬밥가지러
오늘은 손님 많더니 밥이 꽤 많이 나왔다
우리 닭들 좋아하겠다
수종이 엄마가 올라왔다
이제야 소식 들었다며 병문안 못해 미안하다고
아이구 무슨 말씀
생각해준 마음이 넘 고맙지
뒤늦게 안 마을 분들이 따뜻한 마음 전해 주니 그저 감사할 따름
나도 마을분들에게 더 많은 사랑을 나누며 살아가야겠다
낮에 잘 먹어 저녁은 생략
이제 여섯시 갓 넘었는데 잠이 쏟아진다
아이구 이놈의 잠
샛별이 초롱초롱
풀벌레 울음소리로 새벽을 연다
님이여!
가을 냄새 물씬 풍겨지는 주일
한들거리는 코스모스 꽃길을 걸어 보심도 힐링이리라
오늘도 함께하는 모든 이들과 행복한 일상 만들어 가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