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동안 외아들집에서 머무시다가 아흔 여섯 장모님이 맏사위집에서 지내신지 한달만에
모시고 간다며 다섯 남매가 함께 모여 1박을 했습니다
막내는 함께 먹는다고 약밥을 준비해 왔고, 아들은 외국여행 선물로 올리브유를 챙겨왔네요
장모님은 연신 싱글벙글 아들딸을 맞아 "웬일이냐?"고 거듭 묻습니다
가는 귀를 먹었으니 음성이 커지고, 단기기억상실로 깜박깜박하시지만 표정만은 밝습니다
단단해진다는 건, 상처에 상처를 보태 더께가 앉았다는 것인지 모릅니다 반세기 전 맏딸과 결혼할 때는 육남매를 둔 장인어른과 같이 화목한 가정을 이루신 고운 장모님이셨지요
그동안 둘째딸을 먼저 보내고, 미수에 이르러 장인어른과도 이별하신 뒤 갑자기 늙어지셨지요
특별하게 아픈 곳이 없으셔도 든든하거나 튼튼하다는 의미와 비슷한 듯 다르게 단단하십니다 겉으로 드러내지 않으셔도 아들딸이 모르는 상처가 왜 없겠어요? 단단해지기 위해 스스로 상처를 껴안은 채 조용히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살피면서 매일 다시 소생하는 심리적 결단을 단단하게 보여주십니다
오늘 오후에 장모님이 떠나시면 언제 다시 내려오실지 몰라도 계속 단단하게 지내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