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는 고양이 종말에 반대합니다
온 세상 작은 존재들과 공존하기 위해 SF가 던지는 위험한 질문들
지은이: 김보영, 이은희, 이서영
판형: 140*210
쪽수: 396쪽
가격: 18,500원
출간일: 2024년 1월 19일
분야: 청소년>수학/과학
ISBN 979-11-93301-01-2 (43400)
SF는 더 이상 ‘인간’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소설’로 사유하고 ‘과학’으로 분별하며
미래 ‘사회’를 설계하는 SF 속 금기의 질문들
SF 고전과 당대 걸작을 망라한 빛과 소금 같은 책, 일단 너무 재미있고 유익하다.
전 세대를 아울러 모두에게 앎, 희망, 읽기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 정희진(문학박사, <정희진의 공부> 편집장) 추천사 중에서 -
Science Fiction이 Science Fact가 되어가는 세상에서
꼭 다루어야 할 쟁점을 찾아서 서술하는 현재진행형 가이드북.
― 이명현(천문학자, 과학책방 ‘갈다’ 대표) 추천사 중에서 -
한국을 대표하는 SF 작가 김보영, 과학 커뮤니케이터 이은희, 작가이자 사회활동가인 이서영이 한자리에 모였다. 작중 각각 신작가, 노학자, 한단결로 캐릭터화된 이들에게 은밀히 주어진 임무는 인간에게 실망해 홀연 무리를 이끌고 지구를 떠나겠다 선언한 대장 고양이의 마음을 돌리는 일. 이 가상의 설정을 바탕으로, 세 작가가 독자들의 SF 관련 질문을 모아 논제를 함께 정하고, 매주 텔레그램에 모여 나눈 뜨거운 토론을 이야기꾼 김보영이 재구성해 소설처럼 엮었다. 2019년 출간된 《SF는 인류 종말에 반대합니다》(지상의책)의 후속편 기획으로, 전편에서 ‘인류를 구할 답’을 찾고자 했다면 《SF는 고양이 종말에 반대합니다》에서는 인간을 넘어 ‘비인간’이라 칭해지는 다양한 존재와 공존하는 삶을 모색한다.
지속 가능한 지구를 만드는 데는 돌봄과 연대가 핵심이라는데, 현대사회는 여전히 이분법적이고 배타적이며 위계적인 사고가 만연하다. 특히 성적 지상주의로 무한 경쟁에 내몰린 청소년에게 이런 현실을 진지하게 되돌아볼 여유는 더욱 부족해 보인다. 남성과 여성, 정상과 비정상, 신체와 정신, 우등과 열등, 인간과 기계 등, 세상은 과연 칼로 무 자르듯 나누어지는 걸까? 발칙한 상상력으로 금기시된 질문들을 던져온 SF 장르를 바탕으로, 양분된 세계관 틈새를 샅샅이 톺아보며 그 해답을 찾아보자고 이 책은 제안한다. 이 책으로 인연을 맺은 세 작가는 토론과 집필 과정에서 경험한 충격과 감동을 고백하며, 이 만남의 행운이 독자에게도 온전히 가닿기를 바란다고 전하기도 했다.
〈블러드차일드〉(옥타비아 버틀러)가 제기하는 성별이분법의 허상, 《어둠의 속도》(엘리자베스 문)에서 되묻는 장애와 정상성의 경계, 《레디 플레이어 원》(어니스트 클라인)이 상상한 가상현실 속 위계성의 문제 등 제법 묵직한 이야기들이 수많은 작품과 대화 속에서 펼쳐진다. 청소년뿐 아니라 미래에 관한 호기심 가득한 독자라면 누구든, 상상의 세계에서 과학적 깊이를 파고들며 사회적 이슈를 통찰하는 이 흥미진진한 모험에 만족할 것이라 확신한다.
추천사
우리는 지구 멸망 이후를 살고 있다. 다만 ‘노아의 방주’에 누가 먼저 탈 것인가를 두고 계급과 젠더, 인종 등의 위계에 따른 고통의 시차가 있을 뿐이다. 동시에 이러한 상황을 인식하지 못하는 무지의 폭력은 또 다른 투쟁의 대상이 되었다. 이 디스토피아 시대에, SF와 현실의 경계는 없다. 여기, 고전과 당대 걸작을 망라한 빛과 소금과 같은 책이 나왔다. 일단, 너무 재미있고 유익하다. 전 세대를 아울러 모두에게 희망, 앎, 읽기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가성비 최고의 책임을 단언한다.
정희진・〈정희진의 공부〉 편집장, 문학박사
이 책은 말하자면 Science Fiction이 Science Fact가 되어 가는 세상에서 꼭 다루어야 할 쟁점을 하나하나 찾아서 간결하면서도 명확하게 서술하는 현재진행형 가이드북이다. 이 책과 함께 SF의 세계를 여행하다 보면 당신은 어느덧 Science Future의 문 앞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현대인이 인간답게 살아가려면 마땅히 갖춰야 할 핵심교양의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런데 재미있고 유익하기까지 하다. 등대 같은 책이고 북극성 같은 책이다.
이명현・천문학자, 과학책방 ‘갈다’ 대표
저자 소개
지은이 김보영
한국을 대표하는 SF 작가 중 한 사람으로 “가장 SF다운 SF를 쓰는 작가”로 평가받는다. 2004년 〈촉각의 경험〉으로 제1회 과학기술 창작문예 중편 부문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한국 SF 작가로는 처음으로 미국의 SF 웹진 〈클락스월드(Clarkesworld)〉에 단편소설 〈진화신화〉를 발표했고, 영미 하퍼콜린스에서 선집 《I’m Waiting for You and Other Stories》가 출간되었다. 저서로는 《얼마나 닮았는가》, 《다섯 번째 감각》, 《종의 기원담》 등이 있다.
지은이 이은희
‘하리하라’라는 필명으로 과학을 쓰고 알리는 칼럼니스트이자 과학 커뮤니케이터. 연세대학교에서 생물학을, 동대학원에서 신경생물학을 공부한 뒤 고려대학교에서 과학언론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저서로는 《하리하라의 생물학 카페》, 《하리하라의 몸 이야기》, 《하리하라의 과학 24시》 등이 있다.
지은이 이서영
주로 노동문제와 연관된 SF와 판타지를 쓴다. 2010년 환상문학웹진 거울에 단편 〈종의 기원〉과 〈성문 너머 코끼리〉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기술이 어떤 인간을 배제하고 또 어떤 인간을 위해 일하는지, 혹은 기술을 통해 배제된 바로 그 인간이 기술을 거꾸로 쥐고 싸울 수 있을지에 관심이 많다. 저서로는 《악어의 맛》, 《유미의 연인》, 《낮은 곳으로 임하소서》 등이 있다.
주요 내용
“그러면 앞으로 인간은 어떻게 되나요?”
검은 고양이가 걱정스레 물었다.
“다시는 볼 수 없게 되겠지. 오늘 밤 이후로는.”
하얀 고양이가 모래바람이 몰아치는 창밖을 바라보며 사뭇 비장하게 말했다.
_프롤로그,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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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2. 만약 간성이 존재한다면, 주변에서 보기 힘든 이유는 무엇인가요?
학자 : 음, 그건 말이지. 첫째, 본인이 간성인지 모를 수 있어. 예를 들어 안드로겐 무감응 증후군은 염색체는 XT지만 겉모습은 완벽한 여성이거든. 이런 사람들은 염색체 검사를 받기 전에는 본인이 간성인지 모르고, 남들도 알 방법이 없어.
_1장, 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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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결 : 네, 집안에서는 오히려 낙태를 강요하지요. 한국은 정상가족을 결벽적으로 원하기 때문에, 여자가 어리거나, 결혼하지 않았거나, 경제적으로 불안하거나, 남자의 마음에 안 들거나, 모든 상황에서 아기를 낳는 것을 허락하지 않아요.
반면에 사회에서는 낙태를 비난하죠. 2000년대에도 낙태 금지 광고를 흔히 볼 수 있었어요. 합헌이 된 뒤로는 적어도 범죄자 소리는 안 나오게 되었는데, 예전에는 내가 낙태죄 반대 시위하고 있으면 가톨릭 쪽에서 온 사람들이 ‘살인자’라는 팻말을 들이댔다니까요.
직원 : 단결 씨가 말한 고통 관음 같아요. 여자에게 고통을 주는 의미밖에 없네요.
작가 : 정말 모르겠다니까. 인간은 발정기도 없이 섹스하는 생물이고 완전 피임도 어려워서 임신은 일어날 수밖에 없는데, 굳이 죄를 만들어서…….
_2장, 78~7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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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 : 의사들의 논리는 이래. 그 시술은 원래 난임 치료를 위한 것이라는 거야. 그런데 난임은 부부에게만 해당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미혼 여성은 그 치료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거야. 치료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사람들은 치료할 수 없다는 거지.
_2장, 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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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결 : 트랜스젠더 혐오자들은 성별을 바꾸었다가 되돌아오는 사람이 있다는 예시를 들면서 트랜스젠더가 없다는 증거로 쓰는데, 언니 말 들으니 그런 사람도 당연히 있겠네!
학자 : 그럼, 정말 오래 바라던 물건 벼르고 별러서 샀다가 무르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데.
단결 : 학자 선생님은 다리를 기계로 바꾸고 싶다고 했지만, 그 기계가 마음에 안 들어서 더 좋은 기계로 바꿀 수도 있지 않겠어요? 바꿨다가도 마음에 들지 않아서 원래 몸으로 돌아가고 싶어질 수도 있고요.
_3장, 1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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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 : 작가 씨 말이 맞아. 아직 모르는 부분이 많으니 무엇이 맞다 틀리다를 논할 때는 아니겠지. 나는 그래도 보통 사회에서 생각하는 이상으로 정신은 신체에 이어져 있다고 생각해. 많이들 둘을 이원화해서 생각하니까.
작가 : 저는 생물학이 정신을 만든다는 말에도 맹점이 있는 것 같아요. 흔히 생물학적이라고 하면 신체만 생각하지만, 환경도 신체와 마찬가지로 물리적인 세계잖아요.
_3장, 1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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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 하지만 세상에는 장애인이나 소수자 이야기를 하면, “내가 내 이득을 생각해야지 다른 사람을 생각할 여유가 어디 있느냐”며 발끈하는 사람도 많지요?
작가 : 사실 나는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신기해요. 내가 소수자를 생각하는 건 궁극적으로는 내 이득도 생각하는 것이거든요. 나는 하나의 단일체가 아니라고요.
단결 : 응?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작가 : 사람은 다면적인 존재란 말이야. 세계 제일의 천재 재벌 국가대표 같은 것이 아닌 이상, 대개 사람은 모든 면이 평균 이상을 수 없고, 많은 부분이 소수자에 속한다고.
_4장, 175~17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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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그러고 보면, 사실 가족은 완벽할 수 없는데 다들 인간 가족은 완벽하리라 기대하네요. 이 문제는 레즈비언 자녀나 게이 자녀의 문제에서도 똑같이 제기되잖아요. 한쪽 성이 없는데 잘 자랄 수 있는가? 같은 질문을 하잖아요. 내 생각에는 양쪽 성이 다 있어도 잘 못 자라는 경우가 태반인데요.
_5장, 2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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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네, 이건 게임 제작자나 메타버스 개발자들이 세심하게 배려하면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이지요. 오히려 이런 장치는 현실보다 훨씬 쉽게 만들 수 있잖아요. 그 사람들이 좀 더 이런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하면 좋을 텐데.
직원 : 가상현실은 만드는 사람에 따라 디스토피아도, 유토피아도 될 수 있다는 걸까요…….
_6장, 27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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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그러네요. 좀비는 의인화된 바이러스 같기도 하네요. 바이러스가 눈에 보이지 않아서 그렇지 실제로는 좀비에게 뜯기는 것과 비슷할지도요.
학자 : 세포를 뚫고 들어가서 내부에서 싹 거둬 먹고, 더 먹을 게 없으면 세포를 폭파하고 나와서 다른 숙주를 찾는 거구나.
단결 : 사실 좀비는 흔히 계급의 은유로 많이 해석돼요. 가진 자들이 보기에, ‘멍청한’ 노동계급이 ‘떼로’ 몰려들어서 나라의 기간(基幹)산업을 파괴하고 자본을 잠식하는.
_7장, 3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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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 : 동의해. 오염이나 파괴도 사실은 인간의 관점일 수 있지. 자연이 어떤 의지를 가지고 움직이는 것도 아니고, 마땅히 그래야 하는 방향이 있는 것도 아니니까. 어쩌다 보니 자연 속에서 우리 인간 같은 생명체도 생겨나고 진화해 온 거지. 물론 그러다 우리가 종말을 맞이할 수도 있겠지만, 그 또한 마찬가지로 생명의 역사에서 계속 있었던 일이야.
작가 : 네, 저는 인간이 크게 뭘 바꾸지 않고, 변화하지 않고 이대로 계속 살다 보면 결국 개체 수가 크게 줄거나, 그러다 멸종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러면 어차피 지구는 회복되겠지요. 그게 우리가 없는 세계라 해도.
_8장, 365쪽
차례
프롤로그 | 세상 끝의 SF 이야기
1부 명징한 이분법을 좋아하는 너에게 – 다양성 공존을 묻는 위험한 질문
1장 세상이 이렇게 넓은데, 생물의 성별은 두 개뿐?
옥타비아 버틀러의 〈블러드차일드〉와 성별이분법의 허상
2장 출산 강요와 불임 강요의 환장 콜라보
- 마거릿 애트우드의 《시녀 이야기》와 페미니즘
2부 정체성에 답이란 없다 – ‘나’의 경계를 넓히는 짜릿한 질문
3장 세상에 간단한 문제는 없다
폴 앤더슨의 〈조라고 불러다오〉, 그리고 신체와 정신의 관계
4장 이토록 자연스러운 장애
엘리자베스 문의 《어둠의 속도》, 그리고 장애와 정상성
3부 영화 같은 세계에서 살게 된다면? – 본 적 없는 세계를 상상하는 유쾌한 질문
5장 로봇과 인간이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아이작 아시모프의 《강철도시》와 반려로봇
6장 가상세계가 우리를 자유롭게 할까?
어니스트 클라인의 《레디 플레이어 원》과 가상현실 속 우리의 삶
4부 그럼에도 계속 살아갑니다 – 역경을 헤쳐 나갈 가능성을 모색하는 반전의 질문
7장 바이러스 재난에서 살아남는 법
스티븐 킹의 《스탠드》, 그리고 역병과 바이러스
8장 다 함께, 지치지 않고 환경을 회복하기
미야자키 하야오의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그리고 지구와 인간
에필로그 SF는 끝나지 않아!
작가의 말
도움 주신 분들
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