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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특별편 케이든입니다. 사실 앞에 부분이 쓰고 싶었던 거고 뒷 부분은 덤 같은 부분입니다. 대사 중간 중간 스포가 있다는 것 미리 말씀드립니다.
모두 설날 연휴 잘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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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터베리 왕국의 건국제를 앞둔 어느 날. 모두가 새로운 시작을 기대하며 희망을 안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때 모든 사건을 해결하고 세상을 구했던 케이든과 클라라 그리고 리리스와 에리나는 조금은 특별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클라라님 재료 손질은 다 끝나셨습니까?” 클라라를 향한 케이든의 목소리에는 초조함이 묻어났다. 케이든은 난생처음 만져 보는 떡이라는 것을 써는데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지금껏 자신의 검, 소드 케인을 가지고 어떤 적도 베어나가며 세상을 구한 그였지만 자그마한 부엌칼을 가지고 썰어야 하는 떡은 마치 슬라임처럼 계속해서 칼날에 달라붙어서 다음번 칼질을 방해하고 있었다. 모든 재료가 준비되었어도 자신이 떡을 잘라내지 못하면 만들 수 없었다.
“네에, 말씀하신 소고기는 간단하게 볶았고, 달걀은 마치 실처럼 자르라고 하셔서 잘라놨어요. 그리고 이 처음 보는 재료인 파? 이것도 원하시는 대로 잘라놨고요.”
클라라의 말처럼 케이든은 향긋하게 볶아진 소고기의 냄새와 은은한 향을 내는 달걀의 향기에 자신의 코를 간지럽히는 것을 느꼈다. 이미 모든 준비가 끝나가고 있음을 안 케이든은 더욱 초조함을 느꼈다. 그런 케이든을 리리스는 더욱 강하게 압박했다.
“뭐야, 뭐야! 아직도 그거 하나 다 못 썬 거야? 케이든, 세상이 평안해졌다고 너무 나태해진 거 아니야?” 리리스는 특유의 거만하면서도 무게감 있는 목소리로 케이든에게 핀잔을 줬고 케이든은 리리스를 향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저도 처음 만져 보는 재료인데 어떻게 쉽게 합니까? 그리고 왜 리리스는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는 겁니까? 애초부터 이 떡국이라는 것을 만들게 된 것도 리리스가 갑자기 놀러 와서 먹고 싶다고 억지를 부린 거 아닙니까?”
케이든의 소리에 잠시 주춤한 리리스였지만 다시 특유의 위엄있는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왜 아무것도 안 하긴? 원래 마왕이란 그런 것이다. 지시를 내리고, 방향을 잡아주는 것 그리고 진정한 위협에는 물러서지 않고 행동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엔 가만히 지켜 봐야만 하는 것이다.”
그때 옆에서 쿠키를 만들고 있던 에리나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애송이, 너도 알고 있잖아. 리리스가 손을 댄 요리는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리리스는 가만히 있는 게 도와주는 거야.”
에리나의 말을 들은 리리스는 얼굴이 금세 붉어지며 에리나를 향해 소리쳤다. “이이…. 에리나! 막말이 너무 심한 거 아니야? 내가 마음먹지 않아서 그렇지, 마음만 먹으면 제대로 된 요리 따위는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고!”
“리리스, 그건 아니죠. 잊으셨습니까? 당신의 요리를 먹은 비서가 그대로 쓰러져 버린 일을. 덕분에 제가 비서 역할까지 하면서 그때 얼마나 힘들었는데요. 덕분에 이 얼굴에 주름이 더 깊어졌습니다.” 에리나가 놀리듯 말하자 리리스가 다시 되받아쳤다.
“시끄러워, 그건 에리나가 나이를 많이 먹어서 그렇지. 너도 이제 옛날 같지는 않잖아.”
에리나는 양손을 어깨높이로 올린 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에휴, 그러는 리리스는 왜 나이를 먹어도 여전히 아이 같은지…. 제가 언제까지 옆에 있어 줄 수 있는 게 아닌 거 알잖아요.”
에리나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리리스는 에리나를 째려보며 진심이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 말 하지 말랬지. 절대로 내 허락 없이는 내 곁을 떠날 수 없어. 알았어?”
에리나는 리리스의 진심을 느끼며 살짝 미소 지었다. “네, 명심할게요. 그건 그렇고 애송이 아직도 멀었어? 벌써 쿠키는 구워지고 있다고.”
리리스와 에리나의 대화를 들으며 흐뭇해하던 갑작스럽게 자신에게 시선이 쏠리자, 케이든은 당황하며 다시 떡을 썰기 시작했다. 당황하니 더욱 칼질이 안되는 상황 이때 클라라의 손이 케이든의 손과 겹쳤다.
“케이든, 너무 힘을 주고 있어요. 적들을 벨 때도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서 힘을 주는 방향, 세기, 손목의 각도가 다 다르잖아요. 이것도 마찬가지예요. 저도 처음 보는 거긴 하지만 이 정도의 점성과 재료의 형태를 봤을 때는 조금은 힘을 빼고 부드럽게 써는 게 좋아 보여요.”
클라라의 손이 케이든의 손을 움직였고 클라라의 조언에 따라 떡을 썰자, 떡은 아까와는 다르게 부드럽게 썰렸다. 그렇게 몇 번을 더 같이 떡을 썰자, 클라라는 웃으며 손을 놓았다.
“역시, 케이든은 재능이 있다니까요. 이렇게 한 번만 듣고도 쉽게 잘하잖아요.”
약간의 아쉬움을 뒤로한 채 케이든은 클라라가 알려준 대로 떡을 썰어 나갔고 곧 다 썰 수 있었다. 그렇게 모든 다 썬 떡은 클라라가 받아서 끓이기 시작했다.
“흠흠, 이게 바로 고대에 기록으로만 남겨진 떡국이라는 거군. 기록상의 나라에서는 이 떡국을 먹으면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고 했는데, 그럼, 막 늙어지거나 하진 않겠지?” 리리스가 얼굴의 주름을 만지며 이야기하자 에리나가 웃었다.
“설마요, 아마 새로운 일 년을 기념하며 먹는 음식이라는 의미겠죠. 그건 그렇고, 향이 좋은데요?”
“그렇게요, 많은 재료가 들어간 것도 아닌데 이런 향이라니 기대되네요. 그건 그렇고 리리스 정말 왜 온 거예요?”
케이든이 리리스를 향해 돌아보자, 리리스가 당황했다.
“그…. 그게 무슨 말이냐?”
“아니, 정말 아무 일도 없이 이곳까지 이 시기에 오셨을 리는 없잖아요. 캔터베리가 큰 사건을 이겨내고 안정된 것과 달리 마계에서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여동생분과 내전으로 큰 내흉에 빠졌다는 거 알고 있습니다. 비록 승리하셨다고는 해도 아직 혼란이 남아 있을 텐데 그런 와중에 여기까지 오셨다면 무슨 중요한 일이 있으신 거 아니에요?”
“으으…. 맞다. 비록 모리안이 나에게 굴복해 충성을 맹세했지만, 여전히 나에 대해서 불만을 품고 있는 세력들이 여럿 남아 있다. 거기에다 애초부터 각자의 세력을 유지하던 마계답게 내가 이룩한 통합을 싫어하는 자들도 있지. 에리나를 비롯한 나를 지지해 주는 세력들이 아니었다면 이 불완전한 형태도 힘들었을 거야.”
케이든은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군요. 그런데 그런 시기에 오셨다니 더욱 들어봐야겠군요. 무슨 일이죠?”
케이든의 얼굴을 본 리리스는 고개를 돌리며 말을 중얼거렸다. 그 모습을 답답하게 본 에리나가 대신 말했다. “내일부터 건국제지? 그리고 건국제가 끝나면 이제 각자 할 일을 위해 흩어지겠지. 함께 세상을 구했던 동료들을 다시 만나기도 쉽지 않을거고. 특히 우리에게는 시간이 많지만, 너희 인간들은 아니니까. 그렇기에 리리스는 다시 한번 모두를 함께 보고 싶어서 온 거야. 솔직히 내 입장에서는 이런 시기에 자리를 비우고 오는 게 탐탁지는 않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리리스가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해.”
에리나의 말을 들은 케이든은 웃음을 지었다. “아, 그러니까, 결국 우리가 보고 싶어서 온 거군요. 와, 이거 조금 감동인데요.”
“보고 싶기는 무슨…. 떡국, 그래 떡국을 먹고 싶어서 온 거야. 마계에는 클라라만큼 요리를 잘하는 자가 없으니까!”
리리스가 버럭 소리를 지르며 고개를 돌렸고 케이든은 그런 리리스를 보며 한바탕 웃어 보였다. 그렇게 서로에 대해서 이야기하다 보니 곧 떡국이 완성되었고 모두는 각자의 그릇에 떡국을 담은 후 맛을 보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것은 클라라였다.
“맛있어요. 이 떡이라는거, 정말 쫀득쫀득하고, 그 속에 국물이 살짝 배서 짭조름한 게 아주 맛나요.”
케이든도 연신 감탄을 하며 떡국을 먹었다. “확실히, 맛도 맛이지만 특히 이 달걀과 파 등이 함께 어우러진 게 색감도 아주 좋은걸요. 그리고 끓인 정도도 적당한 게 역시 클라라님입니다.”
케이든의 칭찬에 클라라의 뺨이 살짝 붉혀졌다. 그 모습을 본 에리나는 속으로만 가볍게 미소 지은 후 리리스를 바라봤다. 리리스는 말도 없이 떡국을 먹은 후 한 그릇 더를 외쳤다. 에리나가 떡국을 다시 줄 때 리리스는 말했다.
“에리나, 이것도 해줘. 이거 맛있어.”
에리나는 턱에 손을 가져다 대며 생각해 보겠다는 듯 대답했다. “이거 손이 많이 가는데…. 그래도 리리스가 통치를 잘한다면 한 번씩 해드리죠.”
리리스는 웃으며 대답했다. “흥, 당연하지. 아무도 하지 못했던 마계의 통합을 이뤄냈듯 이제 어느 세력에도 뒤지지 않은 발전된 마계를 만들어 보겠어.”
“그 마계의 모습 저도 볼 수 있을까요?”
리리스는 클라라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지, 클라라가 오면 가장 좋은 곳에서 마계의 모습을 보여주겠어. 그때는 혼자 오지 말고 케이든도 함께 데려오라고. 둘이 와도 좋고, 셋이 오면 더 좋고.”
리리스의 갑작스러운 말에 케이든과 클라라는 얼굴을 붉히며 서로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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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나에게 당한 심장을 크리스털로 채워 넣은 케이든은 자기 몸이 조금씩 망가지고 있는 것을 느꼈다. 본래의 힘과 크리스털이 공급하는 두 개의 힘은 서로를 인정하지 않고 잡아먹으려는 듯 케이든의 몸 안에서 부딪혔고 그 덕분에 지금까지의 자신을 뛰어넘는 힘을 가졌지만, 그 힘이 오래가지 않고 자신을 파멸로 이끌 것임을 알았다. 케이든은 갑작스러운 통증을 느끼며 잠시 발걸음을 멈췄다.
“괜찮으신가요?” 케이든은 자신을 따라온 로레인을 보았다. 자신에 의해 죽어버린 존재, 그리고 그 껍데기에 달라붙어 형태만 남은 로레인을 바라보며 케이든은 온화한 목소리로 답했다.
“괜찮아, 그리고 앞으로는 혼자 가겠어. 이곳은 네 정신 자체를 망가뜨릴 거야. 그러니 더 이상 너 자신을 잃기 전에 돌아가.” 케이든은 ‘너를 두 번 죽이고 싶지는 않으니까.’라는 말을 가슴속에 삼켰다.
케이든의 말을 들은 로레인은 케이든의 말을 부정하지 않았다. 대신 질문을 했다.
“이곳에, 가디언이 온다면 어떻게 할까요?”
“어차피 내가 말린다고 돌아갈 녀석도 아니고, 분명 녀석이라면 이곳까지 날 찾아오겠지. 그러니 그 녀석을 본다면 네가 함께할 수 있는 곳까지는 녀석을 안내해 줘.”
로레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떠나는 케이든의 뒷모습을 바라보았고 케이든은 그런 로레인을 뒤로 한 채 걷기 시작했다. 한 걸음 한 걸음 걸을 때마다 자기 몸이 비명을 지르며 고통을 주었다. 당장에라도 멈추고 싶었다. 멈추고 편안해지고 싶었다. 하지만 케이든은 멈출 수 없었다. 그가 도달한 이면 세계에서 그는 모든 루프를 끊고 세계의 멸망을 막기 위해서는 멈출 수 없었다. 그가 이 모든 것을 선택할 때까지 포기한 것이 너무도 많기에 자기 손에 묻은, 닦아내고 싶어도 닦여지지 않은 피가 너무도 많기에.
‘그래, 모든 죽음은 다 내가 감내해야 하는 것이야. 한 용사가 지키고 싶어 했던 어린 마족의 꿈도, 하나 되는 평화로운 마계를 만들겠다는 그 꿈도. 그리고….’
케이든은 옛날을 떠올렸다. 클라라에게 함께 떠나지 않겠냐는 그날을…. 만약 자기가 그때 클라라에게 한 번 더 이야기했다면, 아니 좀 더 자주 클라라를 찾아갔다면…. 아니면 클라라가 동면 장치에 들어갔을 때 리리의 말을 듣고 클라라의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비록 세상이 클라라를 저주하고 원망해도 클라라의 옆에서 함께해 주고 그녀를 지켜냈다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여러 생각이 들었지만, 케이든은 그 모든 생각을 부정했다.
‘더 이상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없어. 그 모든 것을 버리고 이 세상을 구하는 길이 곧 클라라를 구하는 길이니까. 절대로 멈추지 않을 거야. 그 끝에 도달하기 위해 어떠한 것을 희생하더라도.’
이 생각을 끝으로 케이든은 더 이상 자기 몸에 가해지는 고통을 느끼지 않았다. 그리고 두 눈은 이 모든 일의 근원인 라보스의 핵을 바라볼 뿐이었다.
“이제 끝이야, 모든 루프의 끝….”
라보스의 핵을 향해 마지막 일격을 날리려던 케이든은 라보스의 핵을 보고는 절망에 빠져버렸다. 분명 라보스의 핵은 이 세상을 멸망시킬 힘을 지니고 있었지만, 핵에는 이 세상을 멸망시킬 의지가 존재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 세상을 멸망시키는 것은….”
그때 케이든은 자기 머리를 스쳐지가는 것이 있었다. 원래 세계와 이면 세계 양쪽에는 같은 물체가 있을 수 없다. 그렇기에 자신조차도 이 세계에 오기 위해 크리스털이 필요했다. 그러나 딱 한 가지 양쪽 세계에 존재하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이 있었다. 바로 챔피언 소드.
“그렇구나…. 그런 거였어….”
케이든은 모든 것을 깨달았다는 듯 웃기 시작했다. 가디언이 자신을 쫓는 것도 그리고 로레인에게 자신에게 올 수 있는 길을 안내하게 한 것도 마치 모든 것이 자신을 위해서 세계가 움직이는 것 같았다. 그렇게 웃고 있는 케이든의 뒤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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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와 쩐당
감사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