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준비했는데 워낙 오지라서 자이렌에 도착하니 11시가 다 됐다. 어디로 갈지 이제 결정을 해야 한다.
융프라우로 가서 내일부터 5일 정도 관광을 할까 했는데 날씨를 보니 그린델발트 지역에 오늘 밤에 비 예보가 있다. 15mm정도로 적지 않은 양이다.
좀 귀찮긴 하지만 오늘은 브리엔츠의 aaregg캠핑장에서 1박을 하고 내일 융프라우로 가려 했는데, 브리엔츠에 거의 도착했을 무렵, 브리엔츠의 coop은 일요일날 안한다는 걸 확인했다. (유명한 관광지 외에는 일요일에는 안하는 마켓이 많으니 확인 필)먹을게 하나도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그냥 융프라우로 향한다. 설마 오지에서 그 폭풍우도 이겨냈는데 15mm비 쯤이야...(나중에 엄청 후회..ㅜㅜ)
인터라켄 오스트역에 12시쯤 도착 맞은편의 큰 coop은 구글맵에는 문 여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문을 닫았다. 이 쿱은 레스토랑이랑 같이 있는데 레스토랑은 문을 열고 쿱은 문을 닫았는데 그냥 일괄 표기한 것 같다. 다행이 역 내의 조그만 쿱이 문을 열었고, 여기에 라면을 판다. Grindelwald에도 쿱이 있지만 혹시 몰라 라면10개를 사가지고 기차에 올랐다.
그린델발트 도착 한 100m쯤 위로 올라가면 쿱이 있는데.... 젠장 엄청 크다. 가본 쿱중에서 제일 큰거 같다. 각종 블로그에는 그린델발트 쿱 작다고 했었는데... 아마 최근에 신규로 공사를 한것 같다. 여기에도 라면 종류는 많다. 신라면 봉지라면, 김치라면 1.9프랑, 새우탕 컵라면 작은거 1.95프랑, 신라면 컵라면 큰거 2.95프랑 수준이다. 이 밖에 소시지 등 다른 물품은 대동소이하다.
버스시간이 촉박해서 대충 둘러보고 홀드리오 캠핑장으로 향하는 123번 버스를 탔다.
이게 그린델발트역이 종착역이 아니라 2가지 방향이 있는데 꼭 Itramen egg(이 라면 계란? ^^) 방면으로 가야 한다.
1시간마다 한대씩 있는데 오후 시간은 매 시간 45분 출발이다. 홀드리오캠핑장 까지 걸어갈 수도 있는데 대략 1시간 소요된다.
이제 홀드리오 캠핑장에 도착 체크인 하고 피칭을 하였다.
그린델 발트 시내 1000m고지 홀드리오 캠핑장 대략 1200m고지, 그린델발트 시내 뿐만 아니라 융프라우 내 유명한 산들로 둘러 싸여 있다.
대략 주변이 이렇다.
오지에서의 2박에 나름 엄청 고생을 해서, 캠핑장에 피칭하니 문명세계에 들어온것 같이 편안함을 느꼈다. 아주 잠깐 동안...
고단함에 일찍 저녁을 먹고 한 9시부터 취침에 들어갔는데 한 10시부터 비가오고 11시부터는 강풍이 휘몰아친다.
어제 폭풍우 보다 대략 2배 정도 쎘던거 같다. 캠핑장 내 바람세기를 `보여주는 주머니 같은거(바람이 없을때는 아래로 향하고 바람이 쎌 수록 90도에 가까워지는...)를 얼핏 보니 80~100도에서 요동을 치고 있다. 안되겠다 싶어 텐트가 밀리는쪽에 등을 대고 양쪽 폴대를 손으로 지탱하며 한 30분을 보냈다. 브리엔츠로 안 간걸 엄청 후회하면서...
어제 밤 강풍에 텐트가 밀리면서 머리를 어루만지는 정도라면, 오늘은 텐트가 거의 하트모양으로 변형되는 정도까지 갔다. 그래도 간간히 비가 그치고 바람이 멎는 순간이 있어 재빨리 밖으로 나가서 가이라인 4군데를 고정했더니 좀 나아 졌다. 그렇게 1시간 반 정도 휘몰아치더니 다행히 1시쯤 되는 바람이 잦아드렀다.
다음날 아침. 엥? 슬리퍼가 없어졌다. 등산화를 신고 캠핑장 주변을 돌아다녀 보니 장난이 아니었다. 많은 시설물들이 파괴되고, 캠핑장 잔디밭에는 어디서 날아왔는지 큰 호박하나가 나뒹굴고 있고...
내 슬리퍼 오른쪽 찾았다.
텐트에서 100m 떨어진 잔디밭
왼쪽은 거기서 더 50m 윗쪽 남의 집 밭
해튼 무시무시한 경험이었다. 어쩐지 캠핑하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더니...
이와 관련해서 주의해야 할 점은 다음편에 따로 정리해서 올리려고 한다.
오늘도 수고했다. 재너두.
융프라우 VIP 5일 권을 끊었다. 아주 융프라우 지역 전문가가 되어가지고 갈 계획이다. ^^
Holdrio 캠핑장 정보
일단 사이트 가격은 아래 표와 같다. (여우가 있단다..)
나의 경우 어른 1명 7프랑, 사이트 소 10프랑 세금 4.5프랑 해서 21.5프랑 냈다. 전기는 따로 4프랑 받는다.
6박 예약을 했더니 129프랑인데 9프랑 깎아주셨다. ㅋㅋ
캠핑장 전경, 윗쪽이 피칭사이트 아래 쪽이 카라반 사이트
맨오른쪽 보이는게 화장실 및 샤워실, 중간에 천막 쳐져 있는게 게스트하우스.
첨에 들어오면 풍경은 좋지만 편의시설이 약간 불편한것에 실망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 대신 다른데는 없는데 있으니 평균적으로 비슷하다고 보면 될 듯하다.
여긴 화장실 겸 샤워실이다.
앞에 보이는게 세면대고 뒤에 어두운 부분이 앞에 4칸은 여자, 남자 화장실 각각 2칸씩, 그 뒤에 어두운 부분 3칸이 샤워실이다.
샤워실은 안에 따로 옷 놓을만한데가 없어서 좀 불편한 구조이다.
여기 샤워실이랑, 개수대 밤새 난방을 해서 따뜻하다.
여긴 개수대다.
대부분 카라반 손님이라소 피칭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지, 딱 하나밖에 없다.
뜨건물은 콸콸 나온다. 앞에 보이는건 냉동고
여긴 리셉션 사무실과 손님을 위한 테이블들이다.
그릴이 있는데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다.
난 대부분 저녁을 여기서 피자 해 먹거나 고기 구워 먹었다.
요 테이블 바로 뒤에 손님을 위한 냉장고가 있다.
이렇게 바구니에 자기 이름 써 놓고 사용하면 된다.
그 옆에 음료와 술도 파는데, 주인이 없을때도 그냥 먹고 캐쉬박스에 돈을 넣으면 되는 것 같다.
아마 병뚜겅으로 뭘 하는거 같은데 안 이용해 봐서 모르겠다.
아래 보이는 사진에 grindelwlad grund역에서 아주 가까운 Sand 캠핑장이다. 분명 접근성과 편의시설은 Sand가 나을것이고 풍경 등은 홀드리오가 나을것이다.
첫댓글 후기 잘봤습니다~~
꼼꼼하게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한번은 저도 백팩킹으로~ 가보고 싶은 곳이라 도움이 되네요
후기 잘봤어요. 그런데 저 병뚜껑 용도가 도대체 무얼까?
잘 보고 갑니다.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 되세요.
저도 나중에 도전해 보고 싶은 맘이 드네요.ㅎㅎ
밤새 고생이 많으셨습니다.제가 어제 괜히 빗소리 바람소리 안주삼아 라고 했던게 너무나 죄송합니다.ㅎㅎ 베이스 캠프 갖췄으니 아이거와 융프라우 산군들을 즐기시며 더 나은 좋은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홧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