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년 4 월 1 일 수요일 흐리고 눈
어제 영주에 다녀왔는데 밤이 늦어
오늘에서야 사진을 찍고 사연을 올려본다.
파쇄기 모타가 고장이 나서 수리를 맡겼더니 수리 불능이랜다.
완전 새것과 다름없는 모터를 중고 가격에 운 좋게 구입하여 찾으러 간 것이다.
파쇄기 벨트도 새걸로 구입하였다.
늘어진 벨트는 부하가 많이 걸려 여러 복합적인 요인들이 더하여
파쇄기의 가장 중요한 모터가 망가져 버렸기 때문이다.
늘 믿고 거래할수 있게 해준 젊은 사장의 성의가 고마워
전부터 사고싶었던 4 단 사다리를 이참에 흔쾌히 구입하게 되었다.
높이도 늘릴수 있고 ~
일자로 펴면 어지간한 높이쯤은 어디든지 갈수 있는
참 편리하게 잘 만들어진 사다리이다.
시골 살이를 하여보니 비싼 골프채는 눈곱만큼도 거들떠볼 필요도 없는데
삶의 필요를 채워주는 공구들은 간절하기만 하다.
영주 시계점에서 몇년전에 2 층 카페에 걸어둘 시계를 샀는데
시계를 떨어뜨려 고장이 나길래 수리를 부탁하였더니
아예 새걸로 교환해준다.
재작년인가는 제법 값나가는 녹즙기를 몇년동안 실컷 쓰고
고장이나 수리를 부탁하였더니 그때도 새걸로 교환해주어
미안하고 고맙고 깜짝 놀랬었다.
물질이 흔한 세상에 수리 할 시간도 여유도 없어져가는 모양이다...^^
빵 만들기를 좋아하는 재홍이가 분쇄기를 새걸로 다시 장만하였다.
반죽 온도를 재는 온도계도 사고
철물점에서 서비스로 받은 목재 접착제 록타이트도 소개해 본다.
소박한 농가 살림이 자꾸 늘어만 간다..?^^
어제 영주 나간 김에 비닐 하우스에 쓰일 하우스 비닐을 사려 했는데
마땅치 않아 오늘 다시 풀천지 혼자 안동 광진산업으로 비닐을 사러 다녀오게 되었다.
가는 길목에 친구가 집을 짓기 위하여 터를 닦고 나무 껍질을 벗기는 등
집짓는 준비가 한창인 곳을 잠깐 들러보았다.
천장에 쓰일 피죽도 한뭉치에 40 만원 씩 두 뭉치를 사다 놓았다 한다.
말끔히 대패질하여 천장에 대 놓으면 상당히 보기가 좋다.
황토흙도 준비하고 모래 성분인 마사토와 석회도 준비하여
짚을 잘게 썰어 함께 섞어 쓰면 아주 좋다 한다.
포크레인을 이용하여 터도 닦아 놓았는데
처음 계획과 달리 집이 들어선 방향을 변경하고 보니
다시 포크레인 비를 들여 새로 터를 쌓은 모양이다.
큰 일을 앞에 두고선 신중한 고려가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정호경 신부 터에 함께 사는 셈인데
정호경 신부께서 잘 가꾸어 놓은 매실나무가 꽃망울을 터뜨렸다.
정호경 신부가 헛간 일간으로 지어 놓고
그분이 좋아하는 각종 목공예 작업을 하는 곳이다.
손수 우리집 짓는 이야기 책을 쓰게 되었던
정호경 신부께서 직접 지은 귀틀집이다.
입 품만 팔고 가는 삶이 두려워 몸품을 팔기 위해 농사를 선택하고
의인의 삶을 실천하신 정호경 신부이기에
이 시대 마지막 의인 권정생님 께서
혼탁한 이 세상을 부탁하고 떠나신 몇분중의 한분이시다.
현재 정 신부께서는 해안선을 따라 전국일주를 도보로 하시는 중이다.
연로하시고 건강도 안 좋지만 하나님의 품에 가기전에
사랑하는 이 강산을 가슴에 품어보시기 위해서이다.
사랑을 가르치는 예수님을 믿으면서
현세의 발복과 내세의 천국행 만을 위해
하나뿐인 소중한 삶을 사랑할줄 모르는 사람들에게
정호경 신부께서 선택한 농부의 삶은
참으로 귀한 사랑이 아닐 수 없다.
집 짓는데 필요한 수도 자재를 구입하겠다며 함께 따라나선 친구와 함께 안동을 가는데
안동댐의 기가막힌 모습이 처참하게 밟혀 온다.
항상 작은 바다 같았던 그 드넓은 안동호의 넘실거리는 강물들은 다 어디로 가고.
맨 살을 드러낸 채 바짝말라 신음하고 있다니 ~
사람으로 치면 암에 걸린 셈이다.
어리석은 사람들은 지금도 비만오면 원상 회복될줄 알고 걱정을 안하는 모양이다
그러기에 안동호가 마르던 말던 여전히 산을 파헤치고 공사를 강행한다.
심지어 부산과 대구에서도 오염된 물을 피하여 안동댐의 물을 먹고 싶어 한다는데
안동댐은 바짝 말라 있으니 어쩌면 좋단 말인가 ?
그래도 여전히 개발과 문명의 헛된 욕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4 대강 종합유역 개발이 하늘과 땅의 말라버린 분노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사람들일까 ?
오일 쇼크다 피크 오일이다 하며 경제 재앙에 골몰하는 사이
우리의 모든 삶이 안동호 바닥처럼 먼저 메말라 버릴 것이다.
우리 모두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 뜨거운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면은...
가장 튼튼하고 가장 오래 쓸수 있고 가장 기능성이 좋은
가장 비싼 비닐을 샀더니 박스의 무게가 90 k 가 넘어간댄다...^^
두께 0 . 1 의 길이 91 m 이다.
비닐을 쓰지 말아야 하는데 ~ 우리의 삶은 억척스레 편리를 벗어나지 못한다...
오후에 눈발이 날리고 풀천지에 도착해보니 마지막 공사준비를 끝내고 간 모양이다.
참으로 열심히 서둘러 준 끝에 마무리 공사를 남겨두었다.
길을 내기 위해 반씩 갈라서 하지 않았으면 벌써 끝날수 있는 공사였는데
몇사람 안되지만 주민의 편의를 위하여 기꺼이 배려를 한 셈이다.
집 앞 하수구 공사는 복개까지 완료 되었고 ~
밑에밭 배수로 공사는 복개까지 모두 마치고 포크레인으로 평탄작업만 남겨두었다.
공사 끝나면 좋은자리 잡아 심을려고 하천에 묻어두었던 산수유나무가
꽃을 피운 채 처연하게 우리를 바라보고 있다.
어디에 심어야 될지 그 넓은 땅에 마땅한 자리가 잘 보이지 않는다.
풀천지의 땅은 단 한군데도 비어있는 땅이 없기 떄문이다...^^
마늘이 하루가 다르게 쑤욱쑥 자라나 보기가 좋아진다.
눈에 덮인 마늘 사진을 올렸더니 걱정해 주시는 분이 많아
힘차게 멀쩡한 마늘 사진을 다시 올려본다...^^
올해는 마늘 주아도 어느해보다 잘되었다.
땅이 완벽하게 살아나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최고의 농사가 저절로 된다.
양파도 튼실하게 자리를 잡아간다.
올해는 달콤한 풀천지 양파를 충분히 나눌수 있게 되었다...^^
당귀밭을 만들기 위해 거름을 내고 있다.
얼마나 좋은 거름인지 모른다.
풀천지의 살아있는 땅에 이렇게 좋은 퇴비가 섞이어
정말 몸에 좋은 당귀가 만들어질 것이다.
풀천지의 본밭엔 경운기도 차도 들어오지 못한다.
무거운 기계가 들어오지 않으니 흙이 충격을 받지 않아 항상 부드러울 수 있다.
쌀눈이 가득 섞인 뎅가루도 뿌려 놓았다.
풀천지의 밭일은 평화가 늘 함께한다.
서두르지 않고 우리가 할수 있는 만큼
늘 천천히 하기 때문이다.
풀향기 아내가 지나간 자리엔 풀이 없다.
잘하고 있는 것일까 ?...^^
풀천지의 감독으로 재현이가 만들어놓은 파쇄기 집이다.
우레탄 바니쉬 칠을 해 놓았더니 그럴듯 하게 보인다.
한 농가에서 농사짓는 사람 수는 최하 4 명 이상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지 파쇄기 쓸때마다 꽤 무거운 파쇄기집을 네 귀퉁이 하나씩 들고
꺼냈다 씌웠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농가의 삶은 참으로 풍족하다.
세상이 무너져도 솟아날 준비가 되어있기 때문이다...^^
오늘이 만우절인데
그만 거짓말 하는 즐거움을 잊어버리고 말았다.
거짓과 위선으로 가득차 있는 세상에 살다보니
새삼 거짓말 한다는게 이미 재미를 잃어서 였을까...
첫댓글 "풀향기 아내가 지나간 자리엔 풀이 없다. 잘하고 있는 것일까 ?...^^ "...........음,나름 귀여운 표현...ㅎㅎㅎ
음... 귀엽다고... 성님한테... 흐흐흐...
"입 품만 팔고 가는 삶이 두려워 몸품을 팔기 위해 농사를 선택하고".....숙연해지는 마음 순간 소름이 돋는 건.....말할 수 없는 경건함입니다.
잎새님은 이미 입품 몸품 마음품 다 팔고 계시니 ~ 건강품까지 꼭 성공하시길 바랍니다...^^
정 신부님책은 오래전에 탐독을 했는데, 신부님께서 인근에 거주하시는 모양이군요
풀천지는 춘양면에 있고 정 신부님은 명호면 청량산 자락에 계신답니다...
숙연함과 부러운 마음으로 봄을 느끼고 부지런함과 풍요를 도적질해 갑니다
오랫만에 반가움을 대해봅니다 ~ 부지런한 풍요는 도적을 맞아도 좋기만 한것이군요...^^ 늘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만우절 날에 날씨가 나오는데...마지막 멘트에 웃었지요... 날씨가 맞지 않아도 오늘이 만으절이니 이해해 달라는....아마 그랬던것 같은....ㅎㅎ 저 사다리 우리도 언제 구입하려고 한답니다...잠자리채로 감따다가 목 빠질뻔도 했고..ㅎㅎ....요모조모 필요할것도 같아서요....
기상청 직원들은 날마다 만우절이었으면 좋겠군요 ~ 거짓말을 밥먹듯이 해야되니 말입니다...^^ 저번에 사서쓰던 사다리는 많이 불편했었는데 ~ 이번 것은 여러모로 편리한 점이 많더군요... 안전에 신경만 잘 쓴다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