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과는 반대인, 비극적 결말을 갖고 있는 '화수분' 이야기는 안타까웠지만, 모든 인류의 공존과 복지의 실현을 꾀하려는 박애적인 휴머니즘 사상인 인도주의가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것을 느꼈다.
화수분은 재물이 자꾸만 새끼를 쳐서 아무리 써도 줄지 아니한다는 뜻을 갖고 있다. 화수분의 표면적인 뜻과 내면적인 뜻을 살펴본다면, 백만장자, 부자로 살아가라는, 그러고 싶다는 뜻이 담겨 있는 것 같다. 가난속에 살다가 가난으로 죽었기 때문에 화수분의 뜻이 더욱 비교되고 강조되는 것 같았다.
화수분에는 인도주의적 성향이 잘 스며들어 있다. 그 예로, 큰 아이를 다른 집에 보내는 것과 자신들의 체온으로 아이를 살리는 부분에 영향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 작품의 결말은 부부가 아이를 감싸안고 죽음으로 끝난다. 이 주는 의미는 인도주의 사상의 확대와 강조이다. 작가의 사상이 작품에도 영향을 준다는 것이 놀라웠다.
또 다른 특징을 살펴본다면, 1인칭 관찰자 시점을 취함으로써, 화수분 내외가 겪는 가난, 고통, 비극을 객관적으로 서술했다는 점이다. 서술자인 '나'는 적극적이지는 못하나, 무덤덤하고 화수분 가족에게 연민을 느낀다. 이러한 작가의 감정이 개입되지 않은 객관적 서술의 효과는 작품의 비극성을 더욱 심화시켰다. 그래서 '나'의 성격으로 이야기를 보니 감동이 더해졌던 것 같다. 또, 화수분은 아내와 두 딸이 있었는데, 첫째 딸은 가난으로 인해 다른 집에 가게 되고, 작은딸은 가난으로 인해 고아가 된다. 그 참담함과 비참함, 서글픔 역시 담담하게 그려져, 상상을 하는 폭을 넓히는 영향을 주었다. 이러한 비극적인 내용을 암시하는 복선으로, '첫 겨울 추운 밤'이나 '찬 바람 부는 소리가 사람을 위협한다'라는 구절이 흥미를 더욱 돋구었던 것 같다.
화수분은 남의 집에 세들어 사는 행랑 아범으로, 비록 가난하지만, 선한 인품과 돈독한 우애와 강한 부부애 등 그의 성품은 선한 농민상을 표현 한 것 같았다. 화수분의 처 역시 순박하고 선량한 성격이 마음을 더 따뜻하게 하는 요소였던 것 같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작품의 결말 부분이다. 그 때, 살아남은 옥분이는 비록 마음씨가 고약하고 고집이 세지만, 그 아기의 상징적인 의미는 두 사람의 죽음을 통한 숭고한 사랑의 정신 표현과 자신의 인생에서 이루지 못햇던 행복하고 부유한 가정에 대한 꿈이 그 아이에게도 지속된다는 것을 나타낸다.
제목과 주인공의 이름을 '화수분'이라고 설정한 점과, 숨어 있는 복선, 1인칭 관찰자 시점의 효과, 인도주의 사상 등 이러한 요소들이 이 작품의 가치를 더욱 높였던 것 같다. 부자가 되고자 하는 열망과 도덕적인 성격이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