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망초 연가
백화 문상희/ 시인 수필가
개여울
햇살 담은 실바람 불어오는 날
돌 틈에 피어난 물망초
비단결 고운 색 물들여
곱게 품은 청초함
초연의 애절함 더해
망향의 그리움 담아 고인 눈물
가녀린 꽃대 위로 작은 흔들림
날 잊지말라는 미소로 다가와
맴도는 여운
가슴에 녹아드는 연심
오던 길 되돌아
오래도록,
그 자리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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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탈로 가는 나들이
백화 문상희
일탈의 休(휴)
자신의 한계를 실험한 도전의식
변함없는 산하
산속에 홀로이 서면
내면에 스며드는 웅대한 고요
열이,
백이,
천이 다녀가도
언제나 默言(묵언)
산 허리 다 내어주고
참아 낸 아픈 생채기
스스로 치유한 대 자연의 위대함
만고의 진리 숙연함
그 앞에 서서 내가 할 수 있는것
단 하나,
고마움을 대신한 묵례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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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처녀
백화 문상희
앞산 언덕베기
겨우내 흩어진 옷자락
나신에 걸쳐 입은 아지랑이
너울의 향연
아직은 수줍은 듯
동장군 기세에 눌린 듯
성큼 다가오지 못하고 주춤주춤
홍매화 꽃망울
터질 듯 부풀어 올라
풀어헤친 앞가슴
춘삼월 틔워낸 연분홍 향기
햇살에 빚어낸 곱디고운 아리따움
가슴 떨림으로 다소곳이
내게로 다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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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바람
백화 문상희
붓끝에 매달린 詩想
마음 가는 데로 휘갈긴 일갈
화선지 위에 군무 한판 벌어져
침묵을 깨트린 글귀
서로의 인연 짝을 이루고
계곡을 오르내린 시어들의 조합
물 흐르듯
바늘귀 꿰매듯이 이어진 문맥
가쁜 숨 몰아쉬고 흑점 하나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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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에 드리운 싯구절
백화 문상희
하얀 여백에 지필묵
글귀로 깨어나는 언어의 독특함
인생길 긴 여정 한가득 시어로 담아낸다
살아온 길 돌아보며
곧은 대로 휘어진 대로 그렇게,
단소절 긴 소절 굽이굽이
끊이질 듯 이어지고 이어질 듯 끊어지고
젊은 날
이글거리는 열정도 담아내고
노을에 기대어 선 뒷모습도 담아내야 한다
창작의 경지는 어디쯤일까
아직도 갈길은 멀고도 험하다
모랫바람 서걱거리는 들판에 서성이는 詩想
갈구하는 그 무엇에 그리도 집착일까
오지에 핀 한송이 들꽃처럼
햇살에 뒤척이며 바람에 흔들리며
혹평도 칭찬에도 올곧게 가야할 용기가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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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합니다
안녕하십니까 김봉균 시인님
문예지에 올릴 시 5편을 우연히
발견하여 올렸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