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농약 인삼'

[심메마니]

중국산 '농약 인삼'

국산으로 속여 판 경동시장 17곳 적발
발암성분 최고40배… 물로 씻어도 위험

‘발암물질, 맹독성 농약이 묻은 중국산 인삼을 조심하라.’

수십년 전부터 사용이 금지된 농약과 발암성 물질이 그대로 묻어 있는 중국산 홍삼이 국산으로 둔갑해 서울 경동시장 등에서 대량으로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국내에서 팔리는 인삼 4개 중 1개는 ‘밀수 인삼’인 것으로 나타났다.

◆발암성 농약 사용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성시웅·成始雄)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2일 벤젠헥사크로라이드(BHC), 퀸토젠(Quintozene) 등의 농약성분이 기준치 이상 들어 있는 중국삼을 고려인삼으로 속여 판매한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 인삼상가 17개 업체를 적발했다. 검찰은 업주 송모씨 등 4명은 식품위생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18명을 불구속기소했다.

발암물질로 분류되는 BHC는 암, 구토, 근육경련의 부작용을 일으켜 국내에선 1979년부터 일절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유기염소계 농약인 퀸토젠 역시 발암 우려가 있어 1987년부터 국내 사용과 생산이 금지돼 있다.

검찰에 따르면, 송씨는 2003년 7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허용기준치(0.2 )의 40배에 달하는 8.0 분량의 BHC가 함유된 중국산 홍삼 425㎏(시가 4500만원)을 고려인삼으로 속여 판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나머지 16업체에서 압수한 중국삼에서도 허용 기준치 1.5~40배에 이르는 BHC가 검출됐고, 3개 업체 중국삼에서 기준치(1.0 )의 1.5~2.8배 분량의 퀸토젠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농산물품질관리원 관계자는 “일부 업소들은 중국삼을 깨끗하게 보이게 하기 위해 물로 씻은 다음 말려서 판매했지만 BHC 등은 세척한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농축액으로 만들어도 농약성분이 남는다고 한다.

◆4개 중 1개는 밀수 인삼

현재 국내 연간 홍삼과 백삼 생산량은 1270t인데, 소비량은 약 1800t 정도 된다. 세관 신고와 까다로운 품질검사를 거쳐 정상 수입되는 물량은 53t에 불과하고 470여t이 중국 등에서 밀반입되는 셈이다. 밀수품이 국내 유통 인삼의 26%에 이르는 것이다.

관세율이 홍삼 1005.3%, 백삼 222.8%에 달해 ‘보따리상’들이 주로 여객선을 타고 밀반입한다.

이번에 적발된 업소들은 4년근 국내 홍삼의 경우 600g당 8만~10만원을 줘야 하지만 중국산의 경우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가격인 2만원에 사들인 뒤, 국산으로 표시해 다른 업소보다 30~40 % 가량 싸게 파는 수법을 썼다고 검찰은 말했다.

◆어떻게 구별하나

중국산 인삼은 우선 외형적으로 머리가 긴 반면 고려인삼은 짧고 굵다. 밭에서 캔 수삼을 쪄서 말린 홍삼의 경우, 머리를 손가락으로 퉁겨보면 국산은 머리가 붙어 있는 반면 중국산은 떨어져 나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업소에서 잘 세척한 중국산과 국산을 섞어 판매할 경우 일반인들이 이를 구별해 내기는 힘들다고 한다.

그래서 포장지와 가격을 잘 살펴봐야 한다. 중국산의 경우 몰래 들여온 것이라 포장이 허술하고 검사필증이 없지만, 국산은 포장지에 검사필증, 원산지, 연수등급, 생산자 이름까지 표시돼 있다. 또 주변 업소보다 가격이 훨씬 쌀 경우 일단 의심해 봐야 한다.

강훈기자 fontS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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