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11, 일) 보리사에서는 설 법회를 하기에..
오랜만에 단출한 몸으로 절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선다.
어제(2.10)는 까치설날, 마침 토요일이라 애들을 불러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
둘 다 싱글인데 주위에선 결혼했느냐고 묻는다. 어느 덧 결혼할 나이가 되었다. 내 눈엔 어린애같은 데..
오랜(?^^)만에 만난 애들과 짝님이 정성으로 만든 떡국 그리 까치설날 음식으로 맛있는 저녁을 먹은 후
큰 애가 추천한 마동석 주연의 <황야>를 박장대소하며 보다보니 시간이 밤 9시를 넘었다.
집을 나서는 아이를 보며..
싱글 라이프로 수 년째 밖(?^^)에서 살아가는 게 대견하기만 한데.. 이곳 아이들은 당연한 것으로 여기니
우리 전통 문화에서는 어떻게 평가할지..
10시 조금 못미쳐 절에 왔는데.. 파킹장이 가득 차 있다.
설 법회가 실감난다. 그리고 법회도 10시로 평소 법회 시간보다 15분 일찍 시작한다.
'늦을 뻔 했잖아!'
설 법회도 평소 법회처럼 <천수경> 합송으로 시작한다.
[정~구업 진. 언] 수리 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
산스크리트어로 깨끗, 깨끗하고 크게 깨끗하니 묘하게 깨끗하구나! 하는 뜻이라는데..
그것이 어떻게 말[입]을 깨끗히 하는 참 주문[정구업 진언]일까?.
진언이란 말 뜻을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주문하는 소리만 한마음으로 집중해 듣는 것을 우선한다.
입으로 나오는 말을 귀로 듣는다..
소리 파장이 입으로 나와 귀로 들어가고.. 그 파장은 파문이 되어 점점 공간 속으로 퍼져 간다..
수리 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
지금과 똑같지는 않았을 수도 있겠지만.. 고려 시대 법회 때에도 <천수경>을 합송 했다하니..
<천수경> 합송은 천 년이란 시간이 담겨있다는 생각에 새삼 마음은 천 년과 하나가 되는 듯 벅차오른다.
수리 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
관세음보살.().
이어 석가모니불 정근과 칠정례공양 예불,.. 반야심경 합송..
그리고 <법성게> 봉독했는데..
<법성게>는 신라 고승이신 의상 선배님의 오도송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40여 분 남짓한 예불 시간에 우리는
7세기 의상 스님의 신라, 고려, 조선을 이어온 불교를 통해..
그 안에 있는 선배님들의 숨과 마음을
관음전에서 만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기적을 지금 우리는 절에서 맛보고 있다!..
관세음보살.()^^.
오늘 설 법회를 주관하시는 회주 원영 큰스님께서는
오늘 참가한 신도님들은 물론..
오늘의 뉴저지 보리사가 유지되어 오도록 애쓰신 보살거사님 모두에게 축원을 하셨다.
갑진년 설을 맞아 오늘 오신 신도님들은 원영 스님께 축원받는 기쁨을 누렸으니..
그 기쁨을 내일 번창한 보리사가 되도록 봉사와 보시하는 회향을 아끼지 맙시다.^^().
2부 순서로 조상님을 기리며 음덕을 감사하는 설 제사를 진행했다.
"부모님에게 왜 감사해야 하나요?".. 하는 어리석은 질문이 있는 모양이다.
해서 답변이다 하면서 주절주절 답을 내놓고 있는데..
그것은 잘못이다 질문이 잘못되었는데 주절주절 답변은 잘못인 것이다.
부모님의 고마움을 진정 모른다면 그것은 말이나 글 설명으로 이해시키려 하는게 아니라
"그것도 여짓 모르고 있느냐!" 하며 꿀밤을 주어야 한다. 주절주절 설명이 아닌..
나이가 들어 철이 들면 그냥 알아야 할 게 부모님에 대한 고마움이다. 거기에 무슨 설명이 필요한가.
그리고 살아계신 부모님만 부모인가.. 돌아가신 부모는 부모가 아니되느냐 말이다.
돌아가신 부모님과 어른을 찾아뵙고 절을 올리는 게 잘못일 수 있을까?..
행사를 마치고 스님의 짧은 법문이 있었다.
이제 미국에서도 동포 사회에 설날이 살아나고 있어 참 좋습니다.
설날 법회도 점점 더 많은 분들이 참석하고 있구요.^^..
소지 황금출 掃地黃金出.. 청소를 잘하니 황금이 나온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청소를 잘해도 땅에 황금이 묻혀 있지 않다면 황금이 나올 수 있겠습니까?.
땅이란 마음으로.. 땅인 마음을 잘 닦으면 황금인 법성이 보인다는 겁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길..
부처님 성품인 법성이 온 우주를 감싸고 있는데..
법성을 우리가 발견하기 쉽지 않은 이유는 세 가지 독이 막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가지 독이란 탐욕, 화, 무지입니다.
그러니 청소란 마음에서 세가지 독을 쓸어내는 게 됩니다.
설 법회를 마치고 점심 공양 시간이 되었다.
누구는 절에 오는 이유로 점심 공양 때문이라 한다.
절에서 만드는 음식은.. 먹는 음식은 왜 이리 맛이 있는지^^.
왼쪽 사진은 절에서 보살님들이 준비하신 설 음식이요, 오른쪽 사진은 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먹은 까치설날 음식이다.
채식과 육식.. 사진에서 보듯 저렇게 차이가 난다.^^
금식하는 날을 정해 놓고 금식하는 때에 예수와 제자들이 음식 먹는 모습을 보고 비난을 하니..
(배고프면 먹는 게 음식인데) 예수님은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이 무슨 잘못이 있겠느냐 했다는데..
채식과 육식의 무슨 큰 차이가 있을까?. 할 수 있지만..
육식을 멀리하는 절에서는 동물을 함부로 죽이지 말라는 불살생이 첫번째 이유이고,
두번째는 깊이 바르게 수행할 때 음식 맛에 탐착하면 아니될 일이고, 육식은 채식보다 수행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라 했다.
선택은 늘 그렇듯 본인 몫이다.^^.
공양을 들며 법담을 나누니..
어린 불자에게 분명히 가르쳐야 하는 게 있으니.. 바른 마음으로 정치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21세기 정치는 우리 생활에 너무 큰 비중을 차지하므로..
불자 정치인이 지금보다 훨씬 많이 나와야 한다. 미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그럴려면 어릴 적부터 정치하는 법을 바르게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불교 종립학교 지도자들은 때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바른 사회인을.. 곧 바른 정치인을, 바른 보살을 사회에 보내는 게 종립학교 취지 아닌가..
현재 모습을 보면 과거 어떤 행위를 했는지 알 수 있고, 지금 하는 행위를 보면 미래 모습이 보인다 했다.
어린 아이가 어른보다 더 능하게 춤과 노래를 잘하는 것은 전생에 춤과 노래를 즐겼기 때문이라 보는 게 맞다.
유난히 스포츠를 잘하거나 수학을 잘하는 아이 또는 쌈박질을 잘하는 아이가 있는데.. 그 이유는 전생을 무시하고
이 번 생에 열심히 노력한 결과라 하기에는 설명이 부족하다.
윤회를 부정하는 것은 잘 모르기 때문이다. 전생을 모르는 것은 앞에서 말했듯이 무지와 탐욕이 덮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시에서 뉴저지에 있는 보리사에 가고 오는 게 작은 스트레스가 아니지만..
스님의 마음을 두드리는 법문이 있고, 보살거사님의 따뜻한 미소와 법담 속에 시간을 보내니..
설 법회에 참석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
미소가 사라지지 않는다.
고맙습니다.. 스님.()^^.. 보살거사님.^^().
올 값진 년 새해는 복 마니(money) 받는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광명 진언
「옴 아모가 바이로차나 마하무드라 마니파드마 즈바라 프라바릍타야 훔」
석가모니불 비로자나불의 우주 광명으로 나와 세계를 두루 두루 밝히소서.().
오늘 돌아가신 부모님과 조상님께 제사를 지내며 끊임없이 굴린 광명 진언.().
우리 조상이신 선배님들의 얼이 넘쳐 흐르는 관음전 법당에 합장을 올리며..
절 문을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