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드리다가 마음이 불편해지고 안절부절하게 되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한번이 아니라 여러 번.
오정현 목사님께서 "영어로 찬양하자" 하는 순간마다였습니다.
저는 제가 하는 일의 특성 상(해외기관과 협력이 많고, 해외출장도 필요한)
영어찬양에 나오는 정도의 영어가사를 이해하고 말하기에 불편함은 없습니다.
제 불편함과 안절부절함은 그 영어찬양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혹시나 이 자리에 있는 분들 중에 영어를 모르는 분들은 지금 어떻게 하나' 싶은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사랑의교회 성도들 중 적지 않은 분들은 아마도
생활하거나 일을 하면서 영어를 굳이 몰라도 되는 분들이 계실 테고,
특히나 연세가 있으신 분들 중에는 영어를 배울 기회가 없던 분들도 분명 계실 겁니다.
저희 엄마처럼요.
저희 엄마는 영어를 모르십니다.
(길거리 노방전도를 나가셔서, 같이 나가신 분들과 '몇시에 어디서 만나자'고 약속을 했는데
만나기로 한 장소(어느 가게 앞)의 간판이 영어로 되어 있어서 한참을 헤맸다고 하신 말씀을 듣고
참 마음이 아팠던 적이 있습니다.)
저희 엄마같은 분이 그 예배에 계셨다면,
"세계를 품는 마음으로 영어로 찬양드리자"고 하는 그 순간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커다란 스크린에 영어자막이 나오고 있는데
그냥 나 혼자 한글가사로 찬양을 해야하는 건지,
그냥 보고만(듣고만) 있어야 하는건지,
아님, 눈 감고 기도하는 척이라도 해야 하는 건지...
매번 영어찬양을 하는 순간 저는 이런 생각에 차마 입이 안 떨어져서 찬양을 하기 어려웠습니다.
저희 엄마는 대치동의 G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십니다.
제가 사랑의교회에 오기 전, 어릴 때부터 25년 정도 다니던 교회입니다.
하나님을 알게 해 준 공동체이고, 하나님의 사랑을 알고 하나님을 사랑하게 해준 곳이지만
저에게는 목회자의 비도덕적인 모습과, 하나님의 말씀과 상관없는 가르침과 운영을 못견뎌
떠날 수 밖에 없었던 곳이기도 합니다.
저희 엄마는 아직 그 교회에 계십니다.
저는 엄마가 좀 더 건강한 공동체에서 그 순수한 열정을 더 건강히 키우시면 좋겠는데,
30년 넘게 계신 그곳을 떠나시지 못합니다.
우리교회의 많은 분들처럼 저희 엄마 역시 '그래도 하나님이 보내신 목사님인데'하시며
그 목사님의 불의와 불법을 감내(?)하십니다.
예전에(건축과 표절문제가 드러나기 전)
저희 엄마를 우리교회로 모시고 올 수 없을까 고민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번번히 제 마음에 걸렸던 것은
'자꾸 영어로 찬양하자고 하는데 그 때 우리 엄마 민망하고 마음 상하시면 어쩌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엄마를 우리교회로 모시지 못했고, 대신 건강한 설교를 하시는 다른교회 목사님의 설교를
인터넷으로 들으실 수 있도록 가르쳐드린 것으로 일단락 지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어쩌면 다행인건가....싶기도 합니다.
"세계를 품는 마음으로 영어로 찬양하자"는 그 말은 어쩌면,
알맹이 없고 허황된 글로벌비전의 허상을 드러내는 한 단면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한국어로 찬양하면 세계를 못 품을까요?
영어 못하는 사람은 세계를 품고 기도 못할까요?
사랑의교회 예배에 참석하는 수많은 사람들 중,
단 한 사람이라도 영어를 말하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영어로 찬양할 필요 없습니다.
어느 한 사람도 예배에 소외되지 않는 것이
한국말 놔두고 영어로 찬양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한사람을 귀히 여기는 제자훈련의 철학은 거기에서부터 망가졌는지 모릅니다.
첫댓글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입니다.
오정현 목사가 16년 미국 생활 한걸로 알고 있는데, 그 시간에 비하면 그 분의 영어 실력은 - 글쎄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조~~~옿습니다 화답하시는 성도님들 마음속도 실은 찬바람이 휑 썰렁하셨지 싶습니다.
아...' 하나님이 보내신 목사인데' 그 목사님의 불의와 불법을 감내(?)하십니다...그렇군요 다 알면서도 모르는체 감내(?)하시는 사랑의교회 당회,교역자,성도분들도 대단한 믿음입니다
목사님은 이미 세 개를 품으셨읍니다. 한 개-남아공, 두 개-블라디보스톡 , 세 개-웨일즈. 앞으로도 얼마든지 더 많이 품으실 수 있는 영적용량이 크신 분 입니다. 영어로 계속 찬양하시기만 하며는...
영어를 너무너무 사랑하시는 오목사님... 미국이나 영국가서 살면 좋을텐데요~~
한국에 살고있는 이유가 항상 궁금했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사랑의교회에서 받는 어마어마한 돈과 엄청난 권력 때문이겠죠~~~
그래 말이예요~ 대한민국은 날씨도 별나고 사람도 별나다고 투덜거리시던데 그냥 미국에 계시지...
저의 경우에는, 영어찬양 단어 뜻은 알겠는데도 영어찬양으로 바뀌는 순간부터 찬양으로 임했던 은혜가 사라지는 답답함을 극복하기위해 눈감고 우리말로 찬양합니다.
이시간은 참 힘들고 정말 싫습니다.
영어 찬양을 왜 해야 하는지 도대체 이해가 안 되었는데, 논문 사건 이후에는 그 이유가 충분히 짐작됩니다.
지금의 현실이 정말이지 너무나 답답합니다ㅠㅠㅠ
자꾸만 한숨쉬는 저에게 울아이가 묻습니다 `엄마 전쟁났어요?`..ㅠㅠ
저도 비슷한 생각을 했었습니다. 저는 영어를 좋아하는 편이지만.. 여러 형태의 분들이 예배드리는 걸 생각하면 영어찬양은 청년들이 많이 참석하는 5,6부 등으로 하시던가 하는것도 좋겠다 생각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런 일로 문제삼으시면 국제적으로 세련되신 오목사님께서 우리성도들 촌스럽다고 , 수준 낮다고 , 엽전은 어쩔수 없다고, 슬퍼하십니다.
저도 너무너무 싫었어요... 티는 못냈지만 전 영어 안좋아하거든요..ㅠㅠ 외국 나가 살일도 없고 직업과도 관련없고.. 영어찬양도 싫도 미친듯이 후렴 반복 할때마다 너무 힘들었어요.. 빨리 끝나길 바라는 마음이 자꾸 들어서 내 믿음이 바닥이구나.. 이런 자괴감에 더 괴로웠죠..ㅠㅠ
미국에서 이민교회 섬길 때의 습관이 그대로 남아있고, 또 사랑의 교회 성도쯤 되면 이정도는 해야하지않나 하는 생각을 기반으로 하겠지요. 오목사님의 목회는 낙오자나 약한자를 돌보고 이끄는 것보다, 준비된 정예병을 이끌고 저 높은 곳을 향하여 진격하는 스타일로 보입니다. 영어로 찬양하는 것은 대학부 같은 특정그룹을 이끌 때나 하는 것인데, 대예배때 그렇게 하는 것은 영어를 모르는 사람들의 마음을 짓밟는 횡포입니다.
남가주에서는 후렴을 40번이나 한적이 있다고 해요. 그러면 성도들이 우리 큰 소리로 하고 크게 박수치자. 그런대요. 그래야 빨리 끝난다고. 그 소리듣고 헐~~~
서울과 남가주 사랑의교회에 모두 출석해서 오정현목사 찬양을 많이 들은 저로서는 오정현목사가 예배마치면서 수십번 찬양을 반복할 경우 느끼는 것은 "이래도 니들이 은혜를 안받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