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 양진호라는 사람에 관한 기사를 많이 봅니다.
어제는 정신의학과 전문의가 쓴 글을 아래 주소에서 읽었는데
http://www.psychiatric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12372
이 양진호 같은 사람에 대해 '성공한 괴물'이라는 표현을 했군요.
양진호...이제 47세?
아직 젊지요.
위키백과를 보니
그는 한국미래기술의 회장이자 웹하드 업체인 파일노리, 위디스크의 소유주라는군요.
한국미래기술은
2012년 2월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로 설립됐고,
2018년 기준 직원 수는 160여명이랍니다.
2016년에는 세계 최초의 인간 탑승형 직립보형 로봇 ‘메소드-2’를 제작했구요.
또한 위디스크와 파일노리는 웹하드 업계 1, 2위로 꼽힌답니다.
위디스크를 운영하는 이지원인터넷서비스는 2017년 매출액 210억원, 영업이익 53억원을 기록했고
파일노리를 운영하는 선한아이디는 매출액 160억원, 영업이익 98억원을 올렸구요.
이런 회사를 설립하고 운영하는 사람...경영학 석사학위까지 가진 인재.
정말 대단한 인물인데 괴물?
어떻게 그것이 가능하지?
의아해서 그에 관한 기사와 글들을 읽어보니...
그가 직원들에게 욕하는 것은 아무 것도 아니었던 모양이고
자신의 말에 다른 의견을 내거나 말을 듣지 않으면 인사적인 불이익을 주고
공개된 장소에서 직원을 직접 때리고 그것을 녹화해 소장하고
야유회에서 활로 닭을 쏴 죽이고 직원들에게도 같은 짓을 시켰고
심지어 일본도로 닭을 베어 죽이라고 시켰다?
중년 남성 직원들에게 머리를 초록색, 빨간색 등으로 염색하도록 강요하고,
술자리에선 화장실을 가지 못하게 막으며
술을 뿜을 때까지 먹이기도 했다?
워크숍에서 상추를 빨리 씻지 못해 직원을 퇴사시킨 경우도 있었고,
개조한 BB탄 총을 직원들에게 쏘기도 했다?
자신의 아내와 사귀는 것으로 의심해서 한 남자교수를 폭행하고
심지어 뱉은 침을 핥게 만들었다?
정말일까?
정말 믿기 어려운 행각...
벌써 2015년 4월에 이전 직원을 회사로 불러 무차별적으로 폭행한 동영상이 공개되어 질타를 받았었군요.
그런데도 3년도 더 넘게 그런 행위를 하도록 놓아뒀다고?
어떻게 그렇게 똑똑한 사람이
이런 행각, 엽기적인 행각을 할 수 있었지?
위의 인터넷 주소에서 글을 쓴 정신의학과 전문의는
양진호가 자신은 물론이고 직원들까지 머리 염색을 시킨 것을 근거로
그가 약물투여를 하고 있지않는가 의심했데요.
머리카락 검사로 약물투여를 알아내는데 그것을 회피하기 위해 머리탈색을 심하게 하는 경우가 있다는 겁니다.
그 약품 때문에 약물 성분이 흐려지도록.
그래서 혼자만 탈색하면 의심 받을 테니까 직원들까지 시키지 않았겠나? 이런 의견.
그런데 정말 그가 필로폰을 투약하고 대마초를 피웠다는 주변인 진술이 확보되었다고 보도되네요.
차라리 그것이 사실이기를 바라네요.
멀쩡한 정신으로 그런 상상을 초월하는 짓을 한 사람이 아니기를 말입니다.
한숨을 쉬었습니다.
그러면 그는 왜 그랬을까?
약물을 했다면 왜?
우연이 아닌 모양입니다.
바로 엊저녁에 딸과 함께 이곳 넷플릭스에서 한국영화 '오피스 Office'를 봤거든요.
회사에서 정말 열심히 일하던 성실한 남자가
망치로 자신의 아내와 아이를 쳐 죽인 일이 벌어져서
그것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또 발생하는 살인사건들이 그 내용이었습니다.
실적을 강요 받고
모욕적인 언어의 공격을 받는 직원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받아야 하는 대접을 못받는 비참함.
대접은 커녕 해고의 위협을 늘 느끼고
실제로 해고를 당하다.
제 정신으로는 버텨내기 힘든 상황...
미쳐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가?
늦게 퇴근하고 또 새벽같이 출근해?
정말 약이라도 먹어야 견뎌?
참으로 가슴이 답답해지는 영화였습니다.
그런데 이 양진호가 했다는 행각을 보면
그곳 직원들도 그렇게 살지 않았겠나 싶습니다.
그의 엽기적인 말과 행동을 그냥 묵과해야 그곳에 붙어있을 수 있었겠지요?
그런 학대를
자신이 당해도 참아야 하고
다른 누가 당해도 입을 닫아야 하고.
왜 이리 되었을까?
돈 때문?
그렇겠지요?
이 직장에서 짤리고 나면
어디로 가나 싶어서 말입니다.
어떻게 사나 싶어서.
갈만한 다른 회사가 있고
할만한 다른 일이 있고
일이 없는 동안 국가에서 주는 보조가 그래도 좀 넉넉하면
그런 모멸과 수치를 견뎌낼 필요가 왜 있는고?
역시 정치구나.
정치가 국민들에게 자존감을 지킬 수 있을만큼
배경을 깔아주어야 하는 것인데!
기댈 언덕을 만들어 주어야 하는 것인데!
또 우연이 아닌 모양입니다.
늦게 낳아 이제 겨우 만 스물 두살인 딸 아이가 지난 월요일에 두번째 직장을 그만 뒀습니다.
목재 캐비넷, 가구, 인테리어제품 만드는 공부를 하고 있어서
공부 중간에 필수적인 취업을 하고 있는데
2년 넘게 근무한 첫번째 회사가 마음에 안들어 회사를 옮겼다가
두번째 회사에서 또 문제가 생긴 겁니다.
이번 회사는 유럽계 사람들이 만든 회사인데 나이든 영국남자 하나가 까다로왔습니다.
퉁명스럽고 참을성도 없어서 부하직원들에게 심하게 대하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요.
딸이 소개해서 들어왔던 여자 파멜라에게도 소리를 지르고
성격 활달하고 질문 많은 딸이 불손하다고 이해를 하구요.
드디어는 어느 하루, 딸 아이가 뭔가 잘못 이해해서
시킨 일 말고 다른 것을 15분인가 한 모양인데
소리지르고 비난하며 심지어 욕까지 했다는 겁니다.
사실 몇달 전에도 충돌이 있었는데 그 때 딸이 그랬습니다.
엄마, 그 남자, 나를 때릴 것같은 분위기였어요.
그래도 다른 상사들과 직원들이 좋아서 참고 지냈는데
딸을 아끼는 상사가 휴가로 회사를 비운 사이에 다시 일이 벌어진 거지요.
그 여행 간 상사가 돌아와서 이야기하자는 다른 보스의 말을 듣고 집에서 쉬다가
회의에 갔는데 그 남자의 언행에 대해 사과를 받기는 커녕
딸 아이가 일하러 오지 않은 것을 빌미로 해고를 당했네요.
그런 위협적인 상황에서도 그냥 '죽었구나'하고 일을 했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 남자가 딸 아이에게 욕까지 한 것은 다른 상사가 알지 못했데요.
그러니 어떤 상황이었는지 실상을 모르면서도 그냥 오래 같이 일한 그 거친 남자 편을 든 거지요.
사실 이곳에서는 그런 위협적인 상황을 아주 심각하게 다룹니다.
변호사를 고용해서 그 남자와 회사를 고발하고 손해배상까지 받을 수 있을 정도로.
그런데 그냥 냅두기로 했습니다.
왜?
갈 데가 많거든요.
게다가 다음 주부터 6주간 다음 학년 수업을 들어야 하기에
이참에 쉬고 수업이 끝날 때 쯤 다른 일자리를 구하자.
또 딸이 벌어둔 돈도 있고 기댈 엄마도 있으니
절박하지 않은 거지요.
만약에 갈 데가 없고, 돈도 없고, 도와줄 누구도 없으면?
그 영화 '오피스'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겠지요.
양진호 같은 사람도 참아내야하구요.
한숨이 납니다...
사람을 어떻게 만드는 것이
그 사람 본인이나
다른 어떤 개인만이 아닌 거지요.
조직이 사람을 만들고
사회가 사람을 만들고
나라가 사람을 만든다.
그러니 정치가 관건이라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다시 양진호로 돌아갑니다.
그는 왜 약물에 손을 댔을까?
연예인들 중에서도 약물관련자들이 많지요?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그들이 해내야하는 일들이 지나쳐서 그런 모양이라고 이해를 하네요.
스케줄이 일정하지 않고
밤 낮을 가리지 않고
오랫 동안
많이
일해야 하는 경우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몸이 못견디지요.
쉬어야 하고 잠도 자야하고 먹기도 해야하는데
그것이 안되면
일은 해내고 싶으니 다른 방법에 의지를 한다...약물.
양진호도 처음에 그 사업을 시작하고 키우면서
잠을 제대로 잤을까 싶네요. 죽도록 일하지 않았을까?
자연스러운 방법으로는 다 해낼 수 없어
부자연스러운 방법을 택했을 수도 있지...
그런데 그런 방법이 그 사람됨을 바꿨고 말이지요.
글쎄요...그가 어려서, 자라면서는 어떤 인물이었는지 제가 알지 못하네요.
원래부터 그런 사람이었는지 중간에 바뀐 것인지도 모르구요.
그냥 원래부터 그런 괴물은 아니었기를 바래서 이런 생각을 하는지도.
알 수는 없는 일이지요.
술에 대해서도 이런 말을 들었거든요.
"술(酒)이 사람을 못되게 만드는 것이 아니고
그 사람이 원래 못된 사람이란 것을
술이 밝혀줄 뿐이다"
어쩌면 약물에 대해서도 같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약물이 사람을 못되게 만드는 것이 아니고
그 사람이 원래 못된 사람이란 것을
약물이 밝혀줄 뿐이다"
그럴지도 모를 일.
아무튼 제가 양진호에 관련된 정보 때문에 충격을 받았나봅니다.
이렇게 이리저리 궁리를 하네요.
다시 한숨...
오랫만에 화창한 날입니다.
마음도 이렇게 밝고 싶구만...ㅠㅠ
이리 저리 상처입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치료와 위로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무엇보다 대한민국이 이제는
국민들의 자존감을 지켜줄 만한 나라가 되면 좋겠습니다.
어이 없는 대접을 거부할 수 있도록
그런 자리를 박차고 나올 수 있도록
그러고도 괜찮을 수 있도록 말입니다.
공연히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첫댓글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그레샴의 법칙이
사람의 습관에서도 적용되나봅니다.
정말 오랫만에 그레샴이라는 이름을 다시 들어봅니다. ^^
한숨이 납니다. 좋게 바뀌기는 것은 힘이 들고 내리막길로 내려가는 변화는 쉬우니 말이지요.
아무튼 이 양진호라는 사람은 자기 속에 있는 것을 정말 많이 밖으로 표출한 사람인가봅니다.
이제 무엇을 정리해야하는가
생각하고, 선택하고, 노력해야할 시간?
그 밑에서 일하던 사람들은 자신이 당했든 다른 사람 당하는 것을 봤든
내적인 깊은 상처를 받았을 것같아 안쓰럽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아무것도 시도 못한 것이 더 무력감을 줄 것이고 말이지요.
이제 그들도 배우겠지요?
굴레는 씌우고 벗겨야 하고, 멍에는 지우고 풀어야 하는데, 멍에는 일을 할 적에만 메었다가 일이 끝나면 풀어서 벗어날 수 있지만, 굴레는 한 번 쓰고 나면 죽을 때까지 자나 깨나 쓰고 있어서 더욱 괴로운 것이라고 하네요....
마약이나 알코올 같은 것이 바로 굴레를 쓰게 만드는 것인듯하군요.
나중에는 벗고 싶어도 못 벗는 굴레.
아무튼 안타까운 사람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