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추워야 제 맛이다. 추운 만큼 겨울 레포츠를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춥다고 방구들만 업고 있기보다 차가운 겨울과 맞서 자연 속에서 호연지기를 기르기에 얼음썰매만한 게 또 있을까. 도심은 그렇더라도 자동차로 한 두 시간 정도 교외로 나가면 사설 또는 경북의 각 시·군이 안전하게 얼음을 지칠 공간들을 조성해 놓고 있다. 이중 특히 봉화군과 영양군은 겨울추위가 매섭기로 유명하다. 다른 곳이 겨울 평균기온을 웃돌아도 이 두 곳은 항상 얼음이 얼어 있어 2월말까지 얼음썰매를 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화끈하고 재미있는 겨울추억 쌓기-청량산 수련원
봉화 명호면 양곡리에 위치한 청량산 수련원은 올해 처음 얼음 썰매장을 개장했다. 2천여 평의 논에 물를 끌어들여 양질의 빙판을 만들고 가족이나 단체들이 건강한 겨울을 날 수 있는 빙상놀이터와 다양한 겨울레포츠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논두렁을 따라 안전 펜스를 둘러놓은 얼음 썰매장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 싸여 있는 탁 트인 공간으로 전형적인 시골 풍경을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팽이치기·연날리기·새총놀이·제기차기·서바이벌체험 등이 가능하다.
특히 비치된 300여개의 얼음썰매는 아이들의 체형에 맞게 꿇어앉아 타거나 양반다리로 타기에 알맞게 제작돼 있으며 재료비만 내면 아빠가 아이들을 위해 직접 썰매를 만들어 줄 수도 있다. 특히 단체의 경우엔 편을 짜 얼음썰매를 타고 이색 아이스하키 경기도 벌일 수 있다. 울퉁불퉁한 얼음 위를 지날 때는 자그락거리며 살얼음 부서지는 소리가 경쾌하다.
얼음썰매를 타다가 지치면 어릴 적 마을 뒷산을 뛰어 다니며 전쟁놀이하던 추억을 되새길 수 있는 새총을 쏘아 볼 수도 있으며 가족이 얼음판 위에서 연날리기와 팽이치기, 제기차기를 해 볼 수도 있다. 사용한 팽이·연·제기는 기념으로 갖고 갈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썰매장 한 켠엔 임시 비닐막사를 지어 추위를 녹일 수 있도록 했으며 막사 안 대형 장작난로에 감자 또는 고구마를 구워 먹을 수도 있다. 나들이 가족들이 원하면 고기 등을 구워 먹을 수 있는 바비큐 도구도 제공한다.
안전을 위해 콩을 이용, 쏘는 새총놀이는 안전한 사대에 서서 10여m 떨어진 풍선을 맞추거나 서바이벌 총으론 20여m 떨어진 쟁반이나 플라스틱 통을 맞추게끔 하고 있다. 펑! 하는 풍선소리나 쨍그랑! 페인트 탄이 적중할 때마다 터지는 환호성에 추위는 어느 새 저 멀리 물러나 있다.
얼음썰매로 아름다운 추억을 쌓은 후에는 인근 청량산과 농암종택, 산림과학박물관, 이육사 문학관, 도산서원 등을 둘러볼 수도 있다. 비용은 프로그램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준비된 6가지 체험을 한데 모아 1인당 1만2천원이며 30인 이상 단체는 2천원 할인된다. 문의는 054)673-7784.
◆인근 먹을거리
청정지역인 봉화는 청량산을 에둘러 흐르는 이나리 강을 중심으로 지역 농축산물을 이용한 먹을거리가 많다. 특히 청량산 수련원 가는 초입, 명호면엔 이나리 강에서 잡은 쏘가리·꺽지 등 민물고기로 끓인 매운탕이 겨울별미이다. 이곳 매운탕은 손님의 식성에 따라 민물고기를 통째로 넣거나 아예 뼈째 간 육수에 된장과 매운 고춧가루, 시래기, 수재비 등을 넣어 끊여내는데 구수하고 달착지근하다. 명호면 입구에서 태백 방향 100m지점에 있는 ‘복이네(054-673-3202)’와 명호면사무소 뒤편의‘산들내(054-672-1444)’가 유명하다.
청량산 수련원이 있는 양곡리엔 집에서 직접 만든 손 두부로 전골을 끓여내는 ‘초가집 손두부(054-672-1318)’가 이름 나 있다. 큼직하게 썬 손 두부의 구수한 맛과 각종 버섯과 채소에 토속적인 양념 맛이 잘 어울려 인기가 높다.
또 수련원에서 차로 5분정도의 거리에 있는 봉성면은 ‘봉성솔잎숯불돼지고기’로 유명한 곳. 마을 전체가 솔잎숯불돼지고기 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이 곳은 봉화군의 특화된 먹을거리 마을을 형성하고 있다. 솔잎향이 은은한 돼지고기 불고기는 어른과 아이들이 모두 좋아할 만큼 추억의 맛을 자랑한다.
◇청량산 수련원 가는 길=중앙고속도로 남안동IC를 빠져나와 안동시 외곽을 거쳐 안동댐 방향으로 진행하면 35번국도와 만난다. 현동·태백 방향으로 가는 국도를 따라 계속 가다보면 청량산 입구가 나오고 이곳에서 20여분 더 가면 봉화 명호면과 태백 방향 갈림길이 나온다. 여기서 좌회전해 명호면을 지나 918번지방도로를 이용해 봉성면 방향으로 가다보면 청량산수련원 팻말이 보인다.
대구경북 가볼만한 눈과 얼음 썰매장
◆비슬산 자연휴양림 얼음 썰매장=가로 9m, 세로 20m의 얼음 썰매장과 함께 얼음 빙벽, 고드름집, 에스키모의 집, 얼음기둥, 얼음동굴, 얼음탑 등 다양한 얼음관련 시설이 갖춰져 있어 썰매 이외 겨울철 환상적인 볼거리도 제공하고 있다. 얼음 썰매장은 1월초에 개장할 예정이다. 053)614-5481
◆경주월드 눈썰매장=스키장과 함께 운영되는 눈썰매장은 일반 눈썰매장보다 길이가 길고 전용리프트까지 갖추고 있다. 길이 150m의 성인눈썰매장과 길이 60m의 어린이 전용눈썰매장이 준비돼 있다. 054)748-3354
◆영양군 무료 얼음썰매장=영양읍 현리 반변천에 두껍고 빙질이 좋은 자연 빙상장을 마련하고 2월 중순까지 운영한다. 얼음 위에서는 얼음열차, 얼음썰매, 스케이트, 팽이치기 등 다양한 놀이를 무료로 즐길 수 있으며 인근 현리마을에서는 민박과 토속적인 간식과 특산물을 구입할 수도 있다. 054)680-6207
◆대구시 대봉교 밑 신천둔치=길이 60m, 폭 30m규모의 국제규격 야외 빙상장이 개장, 동시에 700여명이 스케이트를 즐길 수 있다. 2월 8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12시간 문을 열며 무료 입장에 스케이트 대여비는 시간당 1천원이다.
◆허브힐즈 눈썰매장=올해부터 경사 40도에 길이 130m, 레인 20개의 새로운 슬로프의 눈썰매장을 개장했다. 길이와 경사도에서 국내 최고 수준이며 인공 제설기로 만들어 낸 눈의 질 또한 눈썰매의 속도감을 즐기는데 부족함이 없다. 주변엔 안전펜스와 보호패드도 꼼꼼히 덧대어 사고에 대비했고 안전요원도 10여명 배치, 아이들이 보다 즐겁고 안전하게 눈썰매를 탈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053)767-6300
◆C&우방랜드 눈썰매장=총면적 8천여평에 슬로프 길이가 130m, 폭 30m 규모의 눈썰매장은 아름다운 주위 조경시설과 더불어 짜릿한 속도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자체 무게가 가벼워 특히 속도감이 좋은 플라스틱 썰매와 쿠션감이 좋은 튜브썰매 2종류가 있다. 유아들을 위한 인공 눈밭인 스노우 광장에서는 눈싸움과 눈사람 만들기 등 가족이 함께 하얀 설원을 만끽할 수 있다. 053)620-02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