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번제
[1-2절] 여호와께서 회막에서 모세를 부르시고 그에게 일러 가라사대 이스라엘 자손에게 고하여 이르라. 너희 중에 누구든지 여호와께 예물을 드리려거든 생축 중에서 소나 양으로 예물을 드릴지니라.
여호와께서는 회막에서 모세를 부르셨다. 회막(會幕)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과 만나시는 장소이었다. 회막은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한다. 하나님께서는 예수님을 믿는 우리를 구원하셨고 성령으로 우리 안에 오셨고 오늘날 성경말씀을 통해 말씀하신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예물과 제사에 대해 명령하셨다. 그는 그들에게 생축 곧 소나 양 같은 가축으로 예물(코르반)을 삼아 하나님께 드리라고 명령하셨다. ‘제사’는 하나님께 드리는 ‘예물’이었다. 제사 혹은 예물은 두 가지 뜻이 있다고 본다.
첫째는 하나님을 정성으로 섬기는 뜻이 있다. 그것은 사람의 기본적 도리이다. 자식이 부모를 공경하는 것이 기본적이듯이, 피조물이 조물주 하나님을 마음을 다하여 섬기는 것은 기본적인 일이다.
둘째는 하나님께서 보내주실 그리스도의 속죄사역을 상징하는 뜻이 있다. 제사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죽음과 대속 사역을 상징한다.
[3절] 그 예물이 소의 번제(燔祭 burnt offering; 올라)이면 흠 없는 수컷으로 회막 문에서 여호와 앞에 열납하시도록[받아지도록] 드릴지니라.
하나님께서는 첫째로 번제에 대해 명하셨다.
번제는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제사이다. 아담의 아들 아벨이 하나님께 드린 제사는 번제이었을 것이다(창 4:4). 또 노아는 홍수 후 방주에서 나와 하나님께 번제를 드렸다(창 8:20). 번제는 제물을 온전히 불태워 드리는 제사이다.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온전한 헌신을 상징한다. 예수께서는 자신을 하나님께 온전히 향기로운 제물로 드리셨다(엡 5:2).
하나님께서는 먼저 소의 번제에 대해 말씀하셨다. 제사 드리는 자는 흠 없는 수소를 회막 문에서 드려야 하였다. ‘흠 없는 수컷’은 죄 없으신 예수 그리스도를 예표(豫表)하였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죄 없는 분이시다(고후 5:21; 히 4:15). 죄인은 자기의 죗값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남을 위한 대속 제물이 될 수 없다. 오직 의인 예수 그리스도께서만 많은 사람들을 위한 대속 제물이 되실 수 있었다.
[4절] 그가 번제물의 머리에 안수할지니 그리하면 열납되어 그를 위하여 속죄가 될 것이라.
번제물의 머리에 안수하는 것은 제사 드리는 자의 죄책(罪責)의 전가(轉嫁) 즉 죄의 책임을 그에게 돌리는 것을 상징한다. 죽어야 할 자는 제물이 아니고 제물을 드리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 제물은 그 사람의 죄를 지고 그를 대신해 죽임을 당하는 것이다. 그것이 속죄의 원리이다.
이와 같이, 번제의 기본적 의미는 속죄이다.
구약시대 제사들의 기본적 의미는 속죄이다.
레위기에는 ‘속죄’라는 원어(킵페르)가 47회나 사용되었다. 속죄의 개념은 대리적 형벌을 통한 하나님의 공의의 만족이다. 죄인은 죄 문제의 해결인 속죄를 통하지 않고는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 나아갈 수 없다.
이사야 53:6, “우리는 다 양 같아서 그릇 행하여 각기 제 길로 갔거늘 여호와께서는 우리 무리의 죄악을 그에게 담당시키셨도다.”
요한복음 1:29, “보라,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양이로다.”
고린도후서 5:21, “하나님이 죄를 알지도 못하신 자로 우리를 대신하여 죄를 삼으신 것은 우리로 하여금 저의 안에서 하나님의 의가 되게 하려 하심이니라.”
갈라디아서 3:13,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저주를 받은 바 되사 율법의 저주에서 우리를 속량하셨으니 기록된 바 나무에 달린 자마다 저주 아래 있는 자라 하였음이라.”
물론, 번제는 또한 하나님께 대한 우리의 온전한 헌신을 상징하고 교훈하기도 한다(롬 12:1).
[5절] 그는 여호와 앞에서 그 수송아지를 잡을 것이요 아론의 자손 제사장들은 그 피를 가져다가 회막 문앞 단 사면에 뿌릴 것이며.
제사 드리는 자는 하나님 앞에서 그 수송아지를 죽이고 제사장들은 그 피를 가져다가 회막 문앞 번제단 사면에 뿌려야 하였다.
본장에서 ‘그는’(4, 5, 6, 9절)은 제사 드리는 자를 가리킨다(한글개역 9절에서 ‘그는’이 생략됨). 제사 드리는 자는 자기가 드릴 제물을 직접 죽여야 했다. 제사 드리는 자는, 이 일을 통하여, 죗값은 죽음이며 짐승이 자신을 대신하여 죽는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을 것이다.
제사장들은 번제물의 피를 회막 문앞에 있는 번제단 사면에 뿌려야 했다. 피는 곧 생명이며 피 흘림은 죽음을 상징한다. 죗값은 죽음이며 제물의 피 흘림은 속죄를 상징하였다.
레위기 17:11, “육체의 생명은 피에 있음이라. 내가 이 피를 너희에게 주어 단에 뿌려 너희의 생명을 위하여 속하게 하였나니 생명이 피에 있으므로 피가 죄를 속하느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피는 많은 사람의 죄사함을 위해 흘려졌다(마 26:28). 누구든지 그를 믿는 자는 죄사함과 구원을 얻는다.
피는 제단 사면에 뿌려져야 했다. ‘단 사면에’라는 원어(알 함미즈베아크 사비브)는 ‘번제단 위 사방에’라는 뜻일 것이다(KJV). ‘뿌린다’는 원어(자라크)는 ‘듬뿍, 풍부하게 뿌린다’는 뜻이다. 헬라어 70인역은 ‘붓는다’는 말(프로스케오 proscevw)로 번역하였다.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께서는 양손과 양발, 머리와 옆구리에서 피를 줄줄 흘리셨다. 성막의 기구들은, 위에서 본다면, 십자가 모양이며 그것의 밑부분은 번제단이다. 십자가 위에서 흘리신 피는 십자가 밑에, 곧 번제단 위 사방에 듬뿍 뿌려질 것이다.
[6절] 그는 또 그 번제 희생의 가죽을 벗기고 각을 뜰 것이요.
제물을 드리는 자는 그 번제물의 가죽을 벗기고 토막을 내어야 했다. ‘각을 뜬다’는 말은 여러 토막들로 자르는 것을 말한다.
가죽을 벗기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겉옷과 속옷까지 벗김 받으실 것을 예표한 것 같다. 예수께서는 십자가 위에서 옷 벗김을 당한 채 수치스런 죽음을 죽으셨고 또 온 몸이 부서지는 고통을 받으셨다.
[7-8절] 제사장 아론의 자손들은 단 위에 불을 두고 불 위에 나무를 벌여 놓고 아론의 자손 제사장들은 그 뜬 각과 머리와 기름을 단 윗 불 위에 있는 나무에 벌여 놓을 것이며.
불은 지옥 형벌을 상징할 것이다.
죗값은 죽음이요 지옥의 형벌을 포함한다. 죄인은 영원한 지옥 형벌을 피할 수 없으나, 지옥 형벌을 받아야 할 죄인 대신, 속죄제물이 번제단 위에서 불태워지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십자가 대속 사역에 대한 상징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대신하여 십자가 위에서 하나님의 진노의 잔을 마셨다. 그것은 단지 육체의 고난과 죽음 정도가 아니고, 죄인을 대신한 하나님의 공의의 형벌이었다. 그것은 지옥 형벌의 잔이었다.
십자가에 달리신 그에게 하나님께서는 일반 순교자에게 베푸신 은혜와 위로조차도 주지 않으셨다. 하나님께서는 그에게 진노의 불을 쏟으셨다.
예수께서는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라고 부르짖으셨다. 그가 십자가 위에서 당하신 여섯 시간의 고통은 택자들의 모든 죄에 대한 하나님의 공의의 형벌을 당하신 지옥 형벌의 고통이었을 것이다.
[9절] 그 내장과 정갱이를 물로 씻을 것이요 제사장은 그 전부를 단 위에 불살라 번제를 삼을지니 이는 화제라. 여호와께 향기로운 냄새니라.
그 전부를 단 위에 불사르는 것이 번제의 특징이다. 다른 제사들은 제물의 일부분만 불사르고 나머지는 먹기도 하지만, 번제는 제물 전부를 불태워 드려야 했다. 그것은 온전한 헌신을 가리킨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위해 자신을 온전히 드리셨다. 그의 죽음은 번제이었다.
그는 십자가 위에서 그의 몸과, 물과 피와 생명을 우리를 위해 내어주셨다. 그것이 우리에게 속죄와 구원이 되었다. 여기에 기독교의 중심이 있다. 죄인을 위해 속죄제물이 되신 분은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밖에 없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십자가에 죽으심으로 우리의 구속(救贖)과 의와 거룩과 생명이 되셨다.
번제물은 “여호와께 향기로운 냄새”가 된다.
‘향기로운 냄새’라는 원어(레아크 니코아크)는 ‘[하나님의 진노를] 누그러뜨리는 냄새’(a soothing aroma)(NASB)라는 뜻을 가진다(BDB, KB). 주예수 그리스도의 온전한 헌신과 죽음으로 이루신 속죄사역은 하나님의 진노를 누그러뜨리며 그의 공의를 만족시키신 충성되고 향기로운 사역이었다. 성도의 온전한 헌신도 향기로운 냄새가 된다.
[10-13절] 만일 그 예물이 떼의 양이나 염소의 번제이면 흠 없는 수컷으로 드릴지니 그가 단 북편에서 여호와 앞에서 잡을 것이요 아론의 자손 제사장들은 그 피를 단 사면에 뿌릴 것이며 그는 그것의 각을 뜨고 그 머리와 그 기름을 베어 낼 것이요 제사장은 그것을 다 단 윗 불 위에 있는 나무에 벌여 놓을 것이며 그 내장과 정갱이를 물로 씻을 것이요 제사장은 그 전부를 가져다가 단 위에 불살라 번제를 삼을지니 이는 화제라. 여호와께 향기로운 냄새니라.
본문은 양이나 염소로 드리는 번제에 대한 말씀이다. 규정은 소의 번제와 같다. 단지, 짐승을 잡는 곳이 “단 북편에서 여호와 앞에서”라고 표현되었다. 그것은 소의 경우도 마찬가지이었을 것이다.
[14-17절] 만일 여호와께 드리는 예물이 새의 번제이면 산비둘기나 집비둘기 새끼로 예물을 삼을 것이요 제사장은 그것을 단으로 가져다가 그 머리를 비틀어 끊고 단 위에 불사르고 피는 단 곁에 흘릴 것이며 멱통과 그 더러운 것은 제하여 단 동편 재 버리는 곳에 던지고 또 그 날개 자리에서 그 몸을 찢되 아주 찢지 말고 제사장이 그것을 단 윗 불 위의 나무 위에 살라 번제를 삼을지니 이는 화제(火祭)라. 여호와께 향기로운 냄새니라.
본문은 새의 번제, 즉 산비둘기나 집비둘기로 드리는 번제에 대한 말씀이다. 이것은 가난한 사람들을 배려한 규정이다(레 5:7; 12:8).
새의 번제물은, 제사장이 그것을 단으로 가져다가 그 머리를 비틀어 끊고 단 위에 불사르고 피는 단 곁에 흘려야 했다. 멱통은 멀떠구니[먹이 주머니]를, ‘그 더러운 것’은 아마 ‘그 깃털들’을 가리킨다.1)
레위기 1장의 교훈은 무엇인가?
첫째로, 우리는 우리를 위해 번제물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감사하자.
번제는 온전한 헌신으로 우리의 죄를 대속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을 상징한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죄 없는 자로서 우리의 죄를 담당하셨다. 십자가 위에서의 그의 피 흘리신 죽음은 우리에게 속죄가 되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의 의가 되셨다. 우리는 구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감사하자.
둘째로,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아 하나님께 온전히 헌신하자.
번제의 특징은 제물 전체를 단 위에 불살라 드리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위해 자신을 온전히 주셨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아 우리의 몸을 하나님께 온전히 드리자.
로마서 12:1, “내가 하나님의 모든 자비하심으로 너희를 권하노니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사로 드리라. 이는 너희의 드릴 영적 예배니라.”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아 하나님께 온전히 헌신하자.
셋째로, 우리는 하나님께 향기로운 냄새가 되는 삶을 살자.
번제는 하나님께 향기로운 냄새가 되는 제사이었다. 예수께서는 우리를 위해 향기로운 제물이 되셨다.
에베소서 5:2, “그는 우리를 위해 자신을 버리사 향기로운 제물과 생축으로 하나님께 드리셨느니라.”
우리의 헌신의 삶은 하나님 앞에 향기로운 냄새가 된다.
빌립보서 4:18, “에바브로디도 편에 너희의 준 것을 받으므로 내가 풍족하니 이는 받으실 만한 향기로운 제물이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한 것이라.”
우리는 하나님께 향기로운 냄새가 되는 온전한 헌신과 선한 봉사의 삶을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