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여행 인터넷 언론 ・ 1분 전
URL 복사 통계
본문 기타 기능
허방 이승찬...수묵화의 정해진 틀을 깬 창작하는 작가 허방 이승찬의 다다름 - 무심한 붓질 속에서 만나는 ‘平淡天眞(평담천진)’ 세계 |
[미술여행=윤경옥 기자] 대백프라자갤러리(대구 중구 명덕로 333 대백프라자 12층)가 “서투른 듯 능수능란한 묘법(描法)과 극히 제한된 색조의 담채(淡彩)로 '평담천진(平淡天眞)'의 미학을 구현하는 허방 이승찬 작가의 열 여섯번째 개인전”을 개최한다.
사진: 이승찬, 군상(性), 한지에 수묵, 72×120㎝ (1). 대백프라자갤러리 제공
순수한 열정과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고집하며 전통 수묵화의 현대적 변화를 선도해가는 한국화가 이승찬의 제16회 개인전은 대백프라자갤러리 A관(12F)에서 6월11일(화)부터 6월 16일(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에서 열린다.
● 허방 이승찬... 수묵화의 정해진 틀을 깬 창작하는 작가
허방 이승찬 화백
허방 이승찬 화백은 수묵화의 정해진 틀을 깨고 무겁지 않으면서도 경쾌하고 천진스럽게 작품을 표현 창작하는 작가이다. 창작을 갈망하고 추구하는 예술세계가 힘들어 질 때 오는 허탈감으로 인하여 오랜 세월 고뇌하며 수묵화 전문으로 한 길을 정진하고 있다.
군상시리즈, 닭 시리즈, 영웅 등의 독창적이면서 순수한 열정의 작품세계를 통해 미술계에 수묵화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 이승찬, 군상(性), 한지에 수묵, 72×120㎝ (2)
작가는 수묵화가 가지는 고정된 형식을 탈피하고 좀 더 현대적으로 해석을 하고 싶은 욕구가 늘 있었다. 가야산(해인사)에 입산 수양과 연마를 통해 그림에 몰두하였지만 먹을 쓰는데 있어 자유롭고 독창적이지 못한, 같은 수준이 반복됨에 따라 깊은 고뇌에 빠져들곤 하였다. 작가의 군상시리즈는 먹과 한지로 정해진 틀을 깨고 무겁지 않으면서도 경쾌하고 천진스럽게 작품을 표현하고 먹의 농담과 선의 형상으로 특징을 잡았다.
사진: 이승찬, 군상(性), 한지에 수묵, 72×120㎝ (3)
이 화백은 정신적 가치를 놓지 않고 갖고 있었기에 과감하게 예술을 할 수 있었다. 그가 생각하는 진정한 화가는 “정진하다가 마주치게 될 틀 즉 철벽을 깨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지만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시대성을 가미한 새로운 도전정신을 토대로 과감하게 그 틀을 깨는 것”이 중요하다며 소신을 밝혔다.
또 ‘평담천진(平淡天眞)이라는 글처럼 “평범하고 담백하며 자연스럽고 진실하다는 개념을 통해 욕망도 사라지고 천진스러운 행위가 좋은 그림과 좋은 삶이 됨을 긴 침묵과 고뇌의 방황을 통해 깨달게 되었다.” 화이부동(和而不同)이라는 공자의 말처럼 “섞이되 마음은 흔들리지 않는 작가로서의 신념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덧붙여 강조하였다. 아울러 방법과 기법에 고민하던 그 고뇌의 긴 여정 속에서도 아무리 경제적으로 힘들고 어려워도 절대 놓지 않았던 것은 바로 작가만의 정신적 가치를 놓지 않고 갖고 있었기에 과감하게 예술을 할 수 있었다.
사진: 이승찬, 닭(合), 한지에 수묵, 120×72㎝
생명은 변하지 않는 순수한 열정을 토대로 하나의 패턴에 고착화 되지 않는 어린아이와 같은 자유로운 독창성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정해진 틀에 얽매이는 것이 작가가 가지는 고뇌의 가장 큰 이유인 동시에 작가가 경계해야 할 요소이다.
이 작가의 수묵화에서는 소재는 따뜻함을, 또 먹을 운영하는 속성인 농담과 선 맛의 오묘함과 여백의 단순미를 느끼는 동시에 자유로운 붓놀림에 의한 획들이 이룬 조형미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 허방 이승찬의 다다름 - 무심한 붓질 속에서 만나는 ‘平淡天眞(평담천진)’ 세계
허방 이승찬! 이순이 넘도록 멈추지 않고 걸어온 그의 길은 한결같이 궁극을 찾는 과정이었다. 다시 말하자면, 결코 짧지 않은 그간의 시간은 세상의 근원과 아울러 그림의 본래 모습이 무엇인가에 대해 답을 구하던 자문의 과정이었다. 마치 구도승과 같이, 그는 이 화두를 걸머지고, 허허한 창작의 길을 쉼 없이 걸어왔다.
그동안 그가 견지해 온 창작의 길이 어떠한 것이었는지를 우리는 근년에 그가 우리 앞에 제시한 일련의 작품들을 통해서 읽어낼 수 있다. 그것들은 하나같이 일회적이고 즉자적이며 비정형적인데, 모두 부차적인 수사들의 집요한 유혹을 뿌리치고 취득한 ‘생명 현현’과 맞닿아 있는 것이다.
그런 그의 작업 태도는 옛 임들이 명기하였던 '불성숙'의 개념과 맞닿아 있다. 이 말은 '성숙되었다고 생각되었을 때 예술이 시들어버림'을 에둘러 이른 것이며, 안주하지 않고 쉼 없이 정진하려는 작가적 태도와 깊이 관련되어 있다. 그의 작품들을 한 번 보라! 그것들은 하나같이 밑그림이 없고, 또 억지스럽게 다듬은 흔적도 없다. 그 가 척척 휘갈긴 붓질 속에는 못 사람들이 짐작조차 하지 못한 신비로운 언어들이 감추어져 있다. 그 언어들을 화가 이승찬 말고는 어느 누구도 읽어 낼 수 없고, 그러므로 그 이외의 누구도 그것을 생명이 깃든 새로운 조형예술로 번역해 낼 수 없다.
그의 작품들을 대하면서, 엉뚱하게도 시원 미술 속의 ‘마카로니’ 와 알타미라 동굴벽화 속 들소, 앙리 브뢰 이의 ‘형상석’, 미켈란젤로의 대리석, 그리고 E. 곰브리치의 ‘투사’ 등의 개념을 동시에 떠올렸다. 또 한「삼국유사,「감동」편 속 ‘진신수공’이나 경주 남산 여기저기의 석불과 산신당, 그리고 안동 제비원의 돌부처(마애여래입상) 등도 같은 연장선에서 떠올렸다. 그러면서 역시 작가는 심안을 넘어 '영안을 지닌 사람임을 다시 한 번 확신하게 되었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물성 속에 깃들어 있는 영성을 읽고 이끌어내는 사람이 바로 작가라는 믿을 때문이다.
작가 이승찬은 이전에 거친 호흡을 꾹꾹 누르고 고요로 깊숙이 나를 내리며, '물 흐르듯 구름 가득한 붓질로 그 근원으로 돌아가고자 한다.'는 독백을 한 바 있다. 그가 남긴 붓질 속에는 검정과 하양이 서로 얽혀 있고, 마치 알타미라의 화가가 그랬듯이 그 차이와 어우러짐 속에 숨어 있던 이미지를 적당한 신과 먹물로 화면 바깥으로 이끌어 낸다. 그가 그어 남긴 붓질과 그 위에 더해진 선들이 묘한 조화를 이루며 사람이 되고 또 닭이 되는데. 이때 그는 껄껄껄 웃으며 혹은 깊은 깨달음의 마음을 담아 '스님, 속, 합, 피에타, 그리고 베드로 등의 이름을 붙인다.
그가 딸꾹질처럼 해댄 붓질은 오늘 그가 다다른 세계에 대한 단상이다. 그가 휘갈긴 먹물 자국과 그 속에서 이끌어 낸 형상들은 이전의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는 허방 이승찬 만의 조형세계를 이룬다. 고맙게도 우리는 여태껏 본 적이 없는 또 하나의 세상과 만날 수 있다. 늘 그랬던 것처럼, 근원을 찾아 나서는 그의 길이 또 얼마나 외로울지 우리들은 모른다. -장석호 (문학박사, 미술사)
사진: 이승찬, 영웅(含), 한지에 수묵, 72×120㎝
경북대학교, 동방불교대학 강사를 역임한 이승찬 (Lee Seoung-Chan, b.1957)화백은 경북대학교 동양화과와 홍익대학교 대학원 동양화과를 졸업했다. 개인전 16회와 단체전 및 그룹전에 다수 참여했다.
관련기사
태그#전시#6월전시#이승찬화백#이승찬작가#이승찬한국화전#평담천진平淡天眞의미학#수묵화#허방이승찬의다다름#대백프라자갤러리#열여섯번째개인전#장석호미술사#미술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