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라님의 퀴즈를 보고 문득 제 경우를 생각해봤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20년을 넘게 살아오면서 그다지 많은 영화나 드라마를 보지는 못했습니다.
워낙 성격이 구들장귀신인지라 영화관가는 걸 그리 즐기지도 않구,
TV드라마의 경우도 '다 그 얘기가 그 얘기이다','한 두편만 보면 전체 줄거리랑 결말을 다 알겠다'
그런 편견에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본 경우는 거의 손가락에 꼽을 정도 입니다.
이런 저 이지만, 그래도 제게도 보고 난 후, 그 여운과 공허함에 어쩔 줄을 몰라해매게 만들었던, 그리고 하루종일 그 작품 속 영상이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아 그 중독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던 작품들이 몇몇 있답니다.
시기별로 적어보겠습니다.
1. 플란다스의 개
제가 기억하는 한, 제가 TV를 보며 최초로 눈물을 흘렸던 작품이었지 싶습니다.
마지막 루벤스의 작품이었나요? 그 토록 화가가 되고 싶어 했던 네로가 파트라슈와 함께 성모 대성당안에서 달빛 에 비춰진 '루벤스'의 그림을 보며 행복한 미소와 함께 하늘로 떠나던 그 모습.. 네로의 곁에서 같이 세상을 떠났던 파트라슈.. 그 모습을 보던 제 눈에 눈물이 고였던 기억.. 정말 아주아주 오래전 아마 15년도 더 되었던 기억인것 같은데, 결코 잊혀지지가 않는답니다.
2.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아마 중학교때였던가? 초등학교5~6학년 때였던가 싶습니다. 이 오래된 명작이 TV로 방영된 적이 있었죠. 흑백이었던 영화가 컬러로 둔갑(?)해서.. 당시 아마 시청률도 굉장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저는 이 영화를 비디오로 녹화해서, 다시보고 또 보고, 그러고도 또 한번 더 봤던.. 그렇게 너무도 빠져버렸던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그걸로도 모자라 소설로 된 원작을 찾아서도 읽어봤었구요. 지금 생각해도 비비안 리의 연기력은 정말 대단했어요. 그리고 언제나 잊혀지지 않는 그녀의 마지막 대사 '내일은 또 다시 내일의 해가 뜬다' 아참 또 하나 더 있죠? 비비안 리의 허리사이즈, 19인치라죠?^^
3. 베르사유의 장미
제가 생각하는 최고의 명작으로 이 작품을 꼽습니다. 베르사유의 장미..
특별히 만화를 좋아하거나, 만화에 대해 많이 아는 것은 없지만, 이 작품은 뒤에 적게 될 '네 멋대로 해라'와 더불어 어떤 작품에 중독된다는 것이 어떤 느낌이다란 것을 알려주었던 작품이었죠. 중학교 2학년때로 기억하는데, TV에서 했어요. 당시 만화를 챙겨볼 나이도 아니구해서, 또 학교수업시간상 보기 힘들었는데, 당시 친한 친구가 꼭 봐라구, 자기는 책으로 봤는데 정말 볼만하다구, 그래서 한 두편 보게 되었던 것이 결국 마지막회에서 오스칼이 죽을 때 제 눈에 눈물을 흐르게까지 이르렀습니다. 이 만화를 보고 전 개인적으로 프랑스혁명에 관한 역사책이란 역사책은 다 읽어봤던 기억도 나구, '오스칼이 실존인물일까?'라는 궁금증에 잠 못 이루었던 적도 생각납니다. 아직도 기억합니다. 마지막회, 프랑스의 한 바닷가에 언덕에 피어난 백장미한송이..
4. 유 콜 잇 러브(You call it love)
소피마르소란 프랑스 여배우를 아세요? 한 때 우리나라 화장품인 '드봉'광고에도 출연했던.. 아마 중학교 시절, 집에서 혼자 있던 일요일때 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날은 가랑비가 왔었구요. 집에 다른 식구는 없이 저 혼자 있었는데 심심해서 TV를 켰었죠. 그 때 낮에 영화를 하나 하더라구요. 그 때 만났던 영화가 바로 유콜잇러브. 나중에야 주인공이 바로 소피마르소였다는 걸 알았어요. 하긴 영화를 보면서도 '야 정말 이쁘다'며 감탄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아 참 이 영화 주제곡이 참 유명하죠? 지금 들어도 참 좋은 곡..
5. 비룡검객, 신검마도
비룡검객은 초등학교 6학년 여름방학 때, 신검마도는 고등학교 1학년 겨울방학 때 접했는데 그 때가 제 인생에서 무협물에 빠져들었던 딱 두번의 시기였었습니다. 특히 신검마도를 접했던 고등학교 시절 당시엔 친구들 사이에서 김용 원작의 '영웅문', '의천도룡기'같은 장편의 무협소설이 대 유행을 했던 시기였죠. 비룡검객은 하도 어릴 때 본거라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유선방송해서 해주던 걸 봤었는데, 어릴 때였지만, 남녀 주인공의 애절했던 러브스토리에 넋이 빠져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고, 신검마도 역시 다 보고 난 뒤, 그 공허함에 공부도 안되고.. 그랬던 기억이 납니다.
6. 첫사랑
이 작품은 고등학교 때 우연히 접했는데, 처음부터 보지는 못했고 한 중반쯤 부터 봤었습니다. 현재 최고시청률기록을 갖고 있다죠? 60%가 넘는 시청률.. 말이 쉬워 60%지.. 참 엄청난 인기였었죠? 아직도 제 머리 속에 기억나는 장면은 죽은 줄로만 알았던 최수종이 살아있는 걸 알고, 최수종을 찾아간 이승연씨가 강가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최수종씨를 발견하고는, 먼발치서 울음을 짓던 모습.. 그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웠던지.. 그리고 마지막 장면, 결국 최수종씨랑 이승연씨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수종씨가 승연씨에게 전화기를 통해 울면서 마지막 작별인사를 건네는 모습.. 아 다시 보고 싶어 지네요.
7. 남자 셋 여자 셋
제가 재수할 때 기숙사학원에 있었는데, 일주일 마다 집에 올 때 꼭 챙겨보았던 것이 일요일에 했던 앙코르 '남자 셋 여자 셋' 이었답니다. 얼마나 좋아했었는지 당시 집에서 받아보던 조선일보에 일주일에 한번씩 금주의 TV시청률 순위라는게 나왔는데, '남셋여셋'시청률 순위가 올라가면 너무나 좋아했고, 또 행여나 내려가게 되면 내 일인 것마냥 아쉬워했을 정도였답니다. 이의정씨의 번개머리, 홍경인씨의 립싱크송, 신동엽씨의 술을 마시기만 하면 아무 머리나 때리는 주벽... 등등.. 제 인생에서 처음 접한 시트콤이었는데.. 첨 접했던 시트콤치곤 너무 중독성이 심한 수작을 만났던거였죠.^^
8. 뉴 논스톱
제 군시절의 청량제^^. 참.. 이 뉴논스톱 없었으면 어떻게 그 힘든 졸병시절을 보냈을까 싶네요. 나동커플에 빠져서 7시만되면 TV앞에 앉아있던 때가 엊그저께 같은데.. 벌써 제대한지 3개월이 다 되어갑니다. 저 보다 1달 느린 후임병하나랑 엄청 친하게 지냈는데, 어찌된게 뉴논 좋아하는 것 마저 둘이 똑 같았답니다. 매일같이 PX에서 군것질거리를 사들고, 휴게실내 TV앞에 앉아 같이 봤었는데, 당시 둘이 얼마나 장나라씨를 좋아했었는지..어휴 말도 마십시오. 당시 근무했던 사무실 내, 제 개인컴퓨터 배경화면 속에는 늘 장나라씨가 웃고 계셨다는...^^ 뭐 군인이 다 그렇죠... 헤헤^^
9. 네 멋대로 해라
뭐 이 작품에 대해선 긴말 안 할렵니다.
드라마는 '다 그 얘기가 그 얘기다'라는 제 편견을 무참히 짓밟아버렸던 작품이라는, DVD를 사기전 CD로 구워서 그 앞에 '내 인생 최고의 수작'이라는 제목을 과감히 붙였다는 정도만 얘기하죠.
요즘도 가끔 힘들 때면 그 대사를 생각합답니다.
'과거 돌이키며 후회하지도 말고, 미래 생각하며 불안해하지도 말고, 지금 사는 것처럼 지금을 살아요'
이 외에도 소나기, 로미오와 줄리엣(원작), 글루미 선데이, 벤허, 진용,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는가.. 등등 다른 작품들도 많이 생각나지만 중독증세나 그 여운이 위 10개작품만은 아니었나 싶네요...
첫댓글전 '플란다스의 개'를 어릴때 보면서 무슨 만화가 저래 그렇게 생각했어요. 어릴때는 이 세상에는 해피엔딩밖에 없다고 생각한지라 네로와 파트라슈가 죽었다는게 저에게는 상당한 충격이었거든요. 전 가급적이면 결말이 슬픈건 잘 안보는 편이예요. 요즘은 조금 나아져서 괜찮은 작품은 볼려고 생각만 하고 있네요.
첫댓글 전 '플란다스의 개'를 어릴때 보면서 무슨 만화가 저래 그렇게 생각했어요. 어릴때는 이 세상에는 해피엔딩밖에 없다고 생각한지라 네로와 파트라슈가 죽었다는게 저에게는 상당한 충격이었거든요. 전 가급적이면 결말이 슬픈건 잘 안보는 편이예요. 요즘은 조금 나아져서 괜찮은 작품은 볼려고 생각만 하고 있네요.
바람과함께..,첫사랑(이거 제가 초등학교때 유일하게 좋아하던 드라마입니다...아직두 그 강가에서의 마지막 장면이 생각나요..최수종 누나 이야기두 재밋었는데..)그 뒤에건 역시 다 좋아하는것들..ㅋ~>_<
일요일 아침에 하는 디즈니 만화동산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