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조흥 등 BC카드사 제휴카드를 발급 중인 은행들이 자사 카드에서 ‘BC카드 떼어내기’에 속속 나설 태세다. 현재 BC카드사와 제휴 카드를 발급 중인 은행은 이 두 곳을 포함해 기업·하나·한미·제일·우리 등 모두 8개 은행이다.
지난해 10월 국민카드를 흡수 합병한 국민은행은 BC카드와의 결별을 이미 공식화한 상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국민은행으로서는 기존 국민카드사가 구축해 놓은 자체 가맹점망이 있기 때문에 굳이 BC카드사의 가맹점망을 이용할 필요가 없다”며 “아직 합병된 지 3개월 밖에 지나지 않아 당장 BC품을 떠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조만간 정비과정을 거쳐 제휴관계를 정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통합 예정인 신한카드와 조흥은행 BC카드에서도 BC카드와의 결별을 고려하고 있다. 국민은행과 마찬가지로 신한카드가 자체 카드시스템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조흥은행의 BC카드 회원수가 330만명에 달하기 때문에 당장 관계를 정리할 수는 없지만 시스템 중복 및 수수료 지출 등을 고려할 때 궁극적으로는 BC카드와의 관계 재설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흥은행 관계자도 “어차피 2002년 초 GE캐피탈에 카드사업 부문을 매각하려다 무산된 적이 있고,지난해에는 신한금융지주회사에 합병키로 결정되는 등 조흥은행으로서는 BC카드 사업을 접게 되는 수순”이라며 “최종 결정은 신한금융쪽의 방침에 따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카드를 올 3월 합병할 우리은행도 BC카드와의 ‘새로운 관계 조성’을 오래 전부터 검토해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카드의 전체 회원 중 BC카드를 사용하는 회원이 80%나 되지만 대기업 카드사들과의 경쟁 여건 조성 및 막대한 BC카드 수수료 지출 등을 고려할 때 자체 카드시스템을 확고히 구축한 후 새로운 카드 발급체계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나은행과 한미은행도 BC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그러나 고객들 사이에선 ‘하나,한미은행의 카드’ 하면 ‘하나 비자’와 ‘한미 비자’를 떠올릴 정도로 비자카드의 이미지가 강하다는 게 이들 은행측의 설명. 이들 은행 내 BC카드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BC카드는 국내용일 뿐 해외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는 태생적 한계를 갖고 있다”며 “우량고객을 많이 확보해야 하는 카드사들로서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대중적인 이미지가 너무 강한 BC카드와 협력관계를 줄여나가는 것이 대세”라고 말했다.
BC카드는 각 은행이 공동 출자해 만든 회사로 은행계 카드사들의 가맹점 관리,공동 카드상품 개발,전산시스템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은행들이 공동으로 만든 카드를 스스로 버리려 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