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저녁 퇴근무렵 늦을새랴 동주민센터로
달려가서 태극기 하나를 새로 구입하였다.
중국하얼빈 빙설축제의 눈조각 대표팀으로
참가했던 둘째가 소지하고 갔었던 태극기를
돌려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광복70주년에 대문에 내걸 태극기가
없기에 걱정했던 그 동안의 근심이 해결됐다.
6.25한국전쟁때에 둘째 아들을 조국에 바치신
울 할머니는 광목으로 만든 낡은 태극기를 아주
소중히 간직하셨다.
국경일이 다가오면 장롱속 깊숙히 간직했던
태극기를 꺼내어 정성껏 다리미로 다려 빳빳한
태극기를 싸릿문에 내걸고 자랑스러워 하시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 날의 낡은 태극기를 대하면
바람이 불어 싸릿문을 흔드는 소리가 들려와도
적과의 전투중 이름모를 산야에서 총.포탄에 의해
유골도 없이 산화한 둘째 아들의 혼백이
돌아오지 않았을까 하는 기다림속에 엄동설한
추위에도 여닫이 문을 열고서 마당밖을 내다보곤
하시던 할머니의 진한 아픔이 전해져 왔다.
할머니가 그토록 소중히 여기셨던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계승할 태극기가 없어서
전전긍긍했던 속내가 이제서야 해결이 되니
마음이 평안하고 떳떳해 졌다.
광복70주년인 내일은 울할머니가 하셨던 것
처럼, 아침 일찍이 대문기둥에 깨끗한 새 태극기를
걸어 놓아야 하겠다.


첫댓글 국가에 아드님을 송두리채 바치신 할머님....자식을 가슴에 묻고 사셨을 할머님의 나라 사랑이 그대로 보이는것 같습니다. 우리의 국기 태극기가 우리에게 그만큼 소중한 것인데.......
저도 오늘 아침에 집앞에 태극기를 달았습니다. 사흘은 이렇개 펄럭거리겠지요.
가슴 짠한 얘기를 마음에 새기면서 물러 납니다~~~
저는 현충일외 다른 국경일에는 태극기를 내걸지 않읍니다.왜냐구요.6.25전쟁 유자녀들은 이땅의 국민이 아니기 때문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