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 녀석이 독서에 재미를 들였는지
학교에서 돌아오면 그날 읽고 온 책에
대해 얘기한다.
이제 1학년인데 벌써?
아니다 요즘 아이들은 한글을 다 깨쳐
학교에 가니까 가능하지 싶기도
몇 년을 어린이집에서 그림책이나
보다가 학교 도서관에서 여러 책을
보니 제 딴엔 호기심이 마구 발동하는 데로
들고 읽나 싶다
아이가 그림을 그리거나
책을 보거나 말을 조리 있게 잘하면
제 엄마 아빠는
“외할머니 닮아서 그런가 봐요
라고 해서 나를 기쁘게 한다
녀석을 키워준 나를 기쁘게 하려는
마음임을 내 모를까 마는
덩달아 으쓱해지는 것도 어쩔 수 없다
그제는 빈센트 반 고흐 책을 읽었다면서
그림에 대해 말하기에
빈센트 일생에 대해 간략하게 얘기해줬다
끝없이 이어온 가난과 정신적 질환
자해와 권총 자살로 끝나버린 비참한 마지막
그가 죽고 나서야 유명해진 그림의 설명과 함께
내 얘기를 듣는 내내 얼굴이 흐려지던
아이의 표정
빈센트 사후 유명해졌다는 대목에선
밝게 웃으며 하는 말
”그래도 다행히 유명해졌군요,
이제 제법 할미와 대화 그것도 문화적인
예술적인? 의견을 나눌 수 있다는 것에
나 또한 큰 희열을 맛보기도
아이는 하루가 다르게 자랄 것이고
더 많은 것을 알 것이고 알고자 할 것이다
그의 사유는 내가 짐작도 못 할 먼 곳으로
종횡무진 넘나들며 어느새 나의 대답은 고사하고
의견을 묻는 거조차 잊으리라 아니 지나치리라
나는 저 나이 때 이미 노동의 고단함을
배고픔의 절실함에 사로잡혀 오직 많이 먹고
따뜻한 곳에 잠 들어 보고 싶은 소원밖에 없었지
겨우 8살?
그 나이가 그렇게 어린 나이라고는
인지하지 못한 채 자랐는데
아니 살았는데
일상에 치여 늙은 여자아이로
자랐겠지
손자를 보며 그 나이의 나를 보고
손자를 보며 내 자식의 그 나이 적 성장을
유추해 보고
언제나 녀석만 쳐다보면 버릇처럼
그렇게 과거와 현재를 곱씹어 보게 된다.
작년까지 우쭈쭈 하는 마음으로 대했던 녀석과
제법 어른답게 마주 앉아 대화라는 걸 해보니
나도 이제 아이 보는 시각에 맞춰 어른 답게
처신해야지 하는 마음이 급히 들기도 하는
요즘이다
어제 화창 무더운 날씨에 이어 오늘
하늘은 무겁습니다
삶방 식구 여러분~ 중복인 오늘
무더위 속 건강 알뜰히 챙기시고
오늘을 즐겁게 마감합시다~
카페 게시글
삶의 이야기
7월 21일 중복 출석부~ 알차고 가볍게 갑시다~
운선
추천 2
조회 288
23.07.21 07:19
댓글 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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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요 손주 앞에 두고 앉으면 영락없은 할미지요 케케묵은 ㅎㅎ 그래도 좋다고 입귀가 걸렸지요 이번 장마로 피해 입으신 분들 안타깝지요 종이 꽃님은 괘안겠지요 중복인데 뭘 좀 맛있게 드셔요 ㅎㅎ
공감합니다.
내 나이 때와 아들녀석의 시간을 비교하면 그저 한숨만 나옵니다.
라떼는 ~하고 말하는 것은 꼰대라고하니 이해 못하는 젊은이들에게는 그저 잔소리겠죠.
긴 한숨 다시한번 쉬어 보며 오늘 사라질 수많은 견들의 명복을 빌어봅니다.
수많은 견들 🐕 ㅠㅠ 아직도 식용으로 드시는 분들 계신가요
그럼 안되는데 이렇게 단백질 먹거리 천지삐까리인 세상에
김포인님은 삼빡한 걸로다 드시길 바랍니다 ㅎㅎ
네 고마워요. 출석합니다.
저도 고마워요~
떡 잎 부터 알아 본다고 대단한 손주 나라의 기둥이 되었으면 합니다.
찜톤더위의 연속입니다. 내일부터 비가 온다니 폭우 조심해야 겠습니다.
그냥 우선 보기에 이뻐서 그렇지 장래 뭐가 될지는 뉘라서 가늠 할까요 말씀만이라도 고맙습니다 이제 장마도 걷힐 때 되었겠지요 주말을 끝으로 비는 그만 왔으면 싶습니다
이 또한 우리 운선 작가님이 열심히 살아온
홍복(洪福)이라 할 만큼 작가님에겐 귀하디 귀한
손주녀석의 재롱이 할머니 삶을 기쁘게 하는가 봅니다.
작가님, 덥습니다.
아무쪼록 시원하게 지내시고요.
전 작가님 염려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2번타자로 추천 눌러 보면서리...
고맙습니다, 운선작가님., ^&^ 😄😄😄
늘 사람 마음 행복하게 해주는 삼족오님의 말씀 돈 보다 귀합니다 그저
건강하셔서 오래 봅시다 ㅎㅎ 감사합니다.
많이 늦은 출석을 합니다 ^^
퇴근하고 이것저것......
늦게 출석 했다고 혼내지 않으실거지요 ? ^^
어려서 책을 많이 본다면 틀림없이 바르고 뛰어난 인재가 될겁니다
제 큰외손녀 서너살 때부터 책을 좋아 하더니 그렇 더라구요~~~ ^^
혼내다니요 수고하신 분한테 ㅎㅎ 더운데 일하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어서 푹 쉬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