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예술, 더 나아가 서민예술은 기본적으로 통속성을 지니고 있어서 작품 하나하나가 지닌 참신성과 독창성의 정도가 그다지 크지 않으며, 따라서 작가의식의 투여 정도
역시 낮다. 한 시기 한 사회에서 널리 향유되는 서민적인 예술작품들은 매우 비슷한
모습을 지니고 있어, 흔히 처음을 보면 끝이 다 보인다고 할 정도다.
낯설지도 않으며 모호성도 거의 없으며 따라서 난해하지도 않다. 그것은 형식에서뿐
아니라 소재나 다루는 재료 등에서도 그러하다. 그래서 대중가요는 한번만 들어도 금방 이해되며 쉽게 따라할 수 있다. 이는 비단 대중가요와 같은 근대 이후 대중예술뿐
아니라 민요나 민담을 포함한 모든 서민예술이 지닌 보편적인 특성이기도 하다.
이렇게 수백편을 모아놓아도 큰 얼개가 거의 비슷비슷한 서민예술 작품들의 경우는
한 작품 한 작품을 분석하는 것이 그다지 의미가 없다. 그래서 이런 작품은 '낯설게 하기'를 통해 미적 인식적 각성을 유도해야 한다는 고급예술의 형식주의적 평가원칙에서 보자면 그야말로 예술적 가치가 없으며 통속적인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 그러나
가치평가의 문제를 제쳐놓고 본다면, 사실 서민예술을 만들고 향유는 데에 있어서 이러한 '낯설게 하기'라는 원리가 거의 의미가 없어 보인다. 서민예술의 재미는 낯설음에서 오는 게 아니라 익숙함에서 오기 때문이다.
- 이영미 '한국대중가요사'(시공사) 22쪽에서
'처음을 보면 끝이 보인다'와 '낯설게 하기'란 말이 눈에 띄네요. '대중성', '통속성',
'독창성' 뭐 그런 생각을 하게 하는군요. 제목처럼 대중가요사를 정리한 책인데요. 한편 진지하고 한편 재미있군요. '대중적인(통속적인) 글쓰기'에 도움이 되시길
오늘 스포츠신문에 '아나운서하는 임성민이 벗었다'가 대서특필입디다. 어떤 식으로든 남들이 안하는 '낯선' 짓을 해서, 튀어야만 살 수 있는 세상입니다. 남들 안하는 것만 찾다가 본전도 못찾는 인생들도 많지요 / 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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